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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피카츄 Jul 31. 2020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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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베토벤바이러스> (2007, MBC)     

각자의 삶에 짓눌려 음악이라는 꿈을 덮고 살았던 아마추어 연주가들이 우연한 기회에 모집되어 오케스트라를 결성하게 되고, 이를 이끌게 된 독설 지휘자 강마에가 이끌어 나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전체적으론 엉성한 오케스트라가 역경을 헤쳐 나가는 이야기를, 지휘자를 포함한 각 단원들의 인간적인 드라마와 함께 그려낸 작품으로 07년도 트렌드를 캐치하고, 이를 주도해 결국 07년도 트렌드를 이끌었다고 볼 수 있는 드라마다.

          

1> 07년도 트렌드를 성공적으로 캐치하고 완성한 드라마     

(1) 보이지 않는 잉크에 대한 관심을 캐치한 드라마.      

김난도 교수에 따르면 07년도엔 대중의 생활수준이 고급화되고 문화적 감각이 향상됨에 따라, 고전적(classical)인 고급 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또한 부유층을 중심으로, '보이지 않는 잉크(invisible ink·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지위를 드러낼 수 있는 취향과 지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기업의 문화 마케팅, 예술 지원 활동이 활발해짐에 따라, 고급문화의 수요 기반이 두터워졌다. 이런 가운데 드라마 소재로서는 무거웠던 클래식 음악을 소재로 기획되어 시청자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던 '베토벤 바이러스'는 한국 소비자들도 고급문화에 대한 관심에 불을 지폈다.      


(2) 노년층 대두에 발맞춘 드라마.

07년 이전까지만 해도 중·노년층은 항상 뒷전이었다. 드라마에서도 서사(敍事)를 이끄는 것은 항상 젊은이의 몫이었고, 중·노년층은 아무런 욕망 없는 병풍 같은 존재였다. 그러나 07년도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이하 엄뿔)'가 이런 현실에 뚜렷한 전환점을 찍었다. 82세 할아버지 충복(이순재 분)이 키스를 하고, 62세 어머니 한자(김혜자 분)는 자아를 찾겠다며 집을 나갔다. '엄뿔'의 인기는 고령화하는 미래 사회의 소비 트렌드 형성에 중·노년층이 어떤 역할을 하게 될 것인가에 대해 심상치 않은 시사점을 던진다. 고령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사실은 모든 심대한 변화의 시작에 불과하다. 수적인 비중의 증가에 못지않게 중·노년층의 소비 욕망도 질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지점에서 베토벤 바이러스 역시 이순재를 비롯한 여러 노인들이 주인공 못지않은 활약을 하며 스토리를 이끌어 갔으며, 이는 시청자의 소구점을 자극했다고 볼 수 있다.     

 

(3) 일본 문화 트렌드 ‘츤데레’를 한국에 성공적으로 이식하다.

강마에 신드롬을 몰고 왔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끈 강마에 캐릭터는 실력은 마에스트로 그 자체, 철저한 실력지상주의자에 차가운 외면과 태도로 일관하지만 내면은 자기 사람을 챙기기 위해 노력하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리더다. 그런 리더를 갈구하는 '강마에 신드롬'이 불었을 정도로 당시 김명민의 강마에 연기는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사실상 베토벤 바이러스 인기의 알파이자 오메가였다고 평할 수 있다. 이처럼 매정하게 상대를 대하지만 속마음은 따뜻한 ‘츤데레’는 02년부터 일본 최대 커뮤니티 2ch를 시작으로 인기를 끌었으며, 이러한 캐릭터를 성공적으로 이식한 결과 츤데레는 10년대 한국 사회 문화 트렌드로 떠올랐다. 즉, 일본의 캐릭터 문화를 성공적으로 한국 트렌드에 맞게 이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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