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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Code Pink 1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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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ligitis Feb 10. 2017

헬로 로봇

인간과 기계를 잇는 디자인

Vitra Design Museum, Frank Gehry, 1989©Vitra Design Museum, photo: Bettina Matthiessen

Vitra Design Museum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자인 뮤지엄들이 있습니다. 작년 개관한 런던의 디자인 뮤지엄 (Design Museum), 싱가포르의 레드닷 디자인 뮤지엄 (Red Dot Design Museum Singapore)을 비롯해서 이스라엘의 홀론 디자인 뮤지엄 (Design Museum Holon), 독일의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 (Vitra Design Museum), 자하 하디드 (Zaha Hadid, 1950-2016)가 설계한 서울의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Dongdaemun Design Plaza)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헬로 로봇> 전시가 열리고 있는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은 독일 남서부의 웨일 암 라인 (Weil am Rhein)에 위치해, 프랑스 셍루이 지방과 스위스 바젤과도 인접해 3개국을 훌쩍 돌아보기에 편리한 교통 요지이기도 합니다. 이번 전시에는 실제 움직이는 로봇과 디자인 로봇들이 현장에 전시되어 아이들부터 어른까지 이성과 감성을 자극하는 유익한 전시였습니다. 

Sander Burger, <Alice Cares>, 2015, Film still© KeyDocs/Alice Cares

사라지는 직업군

디자인 전시임에도 4차 산업혁명과 인문학에 대한 통찰이 두드러졌습니다. 머지않아 우리가 마주하게 될 기계와 인간이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단면을 보여주었는데 아카이브적이면서도 미적 감각이 돋보였습니다. 젖먹이를 돌보는 로봇, 어르신을 위한 도우미 로봇, 인간의 애정과 교감을 대신할 로봇, 직장에서 함께 근무하는 동료 로봇까지 강 건너 불구경할 일이 아닙니다. 참! 저희 회사는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회계사 대신 AI 시스템으로 세금 업무를 일괄 처리합니다. 로봇 저널리즘의 발달로 기자라는 직업도 점차 사라지는 추세이고, 증권과 금융시장에서는 이미 70% 정도가 자동화 알고리즘으로 대체되었습니다. 링크드인 (Linkedin), 앤젤리스트 (AngelList) 등 인공지능을 활용한 구인구직 시스템으로 헤드헌터가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으며, MIT, 하버드, 소르본느, 콜롬비아 등 세계적인 명문대학 온라인 강의로 교수라는 전통적인 직업마저 위협받고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니지요. 로봇 반려동물은 일본, 미국, 유럽에서 상용화되어 팔리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장착된 로봇청소기, 세탁기, 전기밥솥, 컴퓨터까지는 좋았는데 과연 인간의 영역이 존재할까 두려워집니다.

Reem B #5 [Pal], Barcelona, Spain, from: <The Man Machine>, 2010 © Vincent Fournier

<Human Version 2.07 Nexi>,2009 © Yves Gellie


2만 불의 덫

한 인간이 일생동안 벌 수 있는 부의 한계가 있을까요. 하지만 인간의 가치는 얼마를 버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쓰느냐로 규정됩니다. 비슷한 연봉을 받지만 자신과 가족들을 위해서만 돈을 쓰는 사람도 있고, 소외받는 이웃을 위해, 질병 없는 세상을 위해, 멸종 위기의 동물을 위해 고생스럽게 번 돈을 투척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몇 년 전 디아스포라와 세계 선교에 대한 교육을 받으면서 '2만 불의 덫'의 이론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먹고살기 힘들 때에는 신앙이 불타오르지만, GDP 2만 불을 넘어서 살만해지면 종교를 고수하기보다는 와인, 시가, 명품 등에 눈을 돌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노동의 종말'을 고하면서 자본이 잠식해버린 세상을 바라보며 재산을 얼마나 물려받고 돈을 잘 버는 사람을 부러워하지 말고, 신이 인간에게 부여한 고귀한 가치 창조 (정신노동)로 번 돈을 어떻게 쓰는가로 평가받는 세상이어야지 않을까 잠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미래에서 온 백남준

DDP에서 만난 <간송과 백남준의 만남>에서 백남준의 작품은 언제나 신박한 영감을 주기에 새로운 조합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나는 클래식한 미술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조선시대 회화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지만 백남준의 컬래버레이션은 언제나 옳았고 동서고금의 그 어느 예술가와도 잘 어울립니다. 1950년대 독일에서 시작된 플럭서스 시기부터 1960년대 기념비적 퍼포먼스 [머리를 위한 선]을 보고 있노라면, 인간이 붓으로 치환되는 유머러스한 장면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마치 태블릿 위를 펜이 움직이듯 화선지 위에 머리털에 잉크를 적셔 캘리그래피를 하고 있었습니다. 1970년대 대표작인 [TV 부처]와 [TV 첼로]는 단아하면서도 아름다웠고, 1980년대 이후 설치 작품인 [비디오 샹들리에 1번], [코끼리 마차], [달에 사는 토끼], [TV 시계]는 놓칠 수 없는 명작임에 분명했습니다. 백남준은 어찌 미래에서 온 사람처럼 생각하고 행동하였을까요.

기본소득 어떻게 보장할까

포브스와 맥킨지가 선정한 최고의 비즈니스 서적으로 선정된 마틴 포드 (Martin Ford)의 2015년 저서 '로봇의 부상 (Rise of the Robots: Technology and the Threat of a Jobless Future)'에서는 기술 발전과 소득불평등의 심화에 대해서 심도 있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로봇의 보편화로 일자리는 줄어들고 상품은 넘쳐 나는데, 최상위 1%가 소득을 독점하면서 대중들의 구매력은 하락합니다. 전반적으로 소비가 줄어들면 기업의 수익도 하락하게 되는데, 여기서 제기되는 저자의 주장이 '기본소득 보장제도'입니다. 정부가 기업으로부터 세금을 걷어 국민들에게 '기초 생활비'를 나눠주면 소비가 되살아나면 기업의 생산활동도 지속됩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불균형이 발생하게 되는데, 세금을 내는 계층의 정치적 영향력이 커지면서 1인 1 표제의 정당성에 문제를 제기하면 결국 민주주의는 위협받게 된다는 논리입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진리를 상기시키듯 수혜를 받는 사람은 좋을 수 있겠지만 베푸는 사람은 순수하지 않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 벌어진 매표 행위라든가 스위스 국민에게 월 2500 스위스 프랑 (약 300만 원) 기본소득 지급 안이 부결된 것은 시사하는 바가 많습니다.

Vintage Toy Robots, 1956 – 1980 Courtesy private collection Photo: Andreas Sütterlin, 2016

세포 마켓의 등장

로봇은 인류의 오랜 꿈이자 희망이었습니다. "모든 미디어는 감각기관의 확장이다."라고 말했던 마셜 맥루한 (Marshall McLuhan, 1911-1980)의 명제는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여전히 유효합니다. 인간의 신체적인 한계와 감각을 확장하는 모든 도구와 기술이 미디어이고 숫자, 화폐, 전화, 자동차, 컴퓨터, 로봇 등 인간이 만들어낸 문명이 바로 미디어입니다. 미디어를 활용하지 못한다면 21세기에 살지만 19세기나 20세기 다름없는 삶을 영위할 것이고 희망이나 미래는 없을 것입니다. 이제 핫 미디어 (신문이나 잡지, 라디오 등 전통적인 매체)의 시대는 가고 쿨 미디어 (만화, 인터넷, SNS, 게임 등 신생 매체)가 지배하는 세상이 왔습니다. 가벼워 보일 수 있지만, 풀뿌리 민주주의를 닮은 SNS를 통한 대중문화가 이 시대를 대표하는 미디어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서 권위주의를 내려놓을 준비가 되었나요. 머리, 어깨, 무릎, 발, Swag! © Lisay 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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