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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Code Pink 0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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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ligitis Jul 11. 2017

게임잼: MIND ‹RE› SET

이주와 통합에 대한 디지털적 접근

북한의 천재 엔지니어들

 오늘 타임라인을 보는데 1년 전 오늘 포스팅이 보입니다. 교회에서 주최하는 탈북자 사역의 일환으로 김일성 종합대학과 김책공대 출신의 북한 최고의 두뇌라 불리는 그들을 만나서 생생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놀랐습니다. 한국에서는 접속할 수 없지만 해외에서는 북한 사이트 접속이 가능한데, 인터넷은 상당히 개방적이라 대부분 5개 국어 (한국어, 영어, 중국어, 러시아어, 일본어) 버전으로 준비된 것을 보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운 좋게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태어나 당연하게 여겼던 언론의 자유, 종교의 자유, 정치의 자유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그들의 간증을 들으며 안일한 삶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북한에서는 어떻게 인터넷을 할지 궁금했는데, 중국 휴대폰이나 유선 랜으로 라즈베리파이 (Raspberry Pi)를 이용한 소형 wifi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스테가노그라피 (Steganography)와 두 마리의 뱀 등 암호화 기술 소개를 들으면서, 통일이 되어 해커톤이 열리면 북한이 압도적으로 우세하겠다며 멋쩍게 웃으면서 위기감을 느꼈습니다.

해커톤을 하는 사람들

"와이파이가 없으면 숨조차 쉬기 어려운 세상이 올 것"이라는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의 말처럼 한국이나 일본은 통신망이 좋은 편입니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빠르지 못한 인터넷 환경 때문인지 모바일 게임보다는 콘솔게임 (console game)을 즐긴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공공 와이파이의 편리함보다 프라이버시와 보안을 우선시하는 유럽의 문화도 백분 이해할 수 있습니다. SNS에 사진을 공유하기 전에 상대방의 동의를 얻는다거나, 아이의 인격을 존중해 자녀들의 사진을 함부로 올리지 않는 것은 합리적입니다. 해커톤에 참여하면서 인디 개발이라는 특수성으로 '사람이 그리워서' 참가했다는 분들을 만나서 놀라고, 독일과 프랑스에서 온 참가자들과 인터뷰하면서 게임과 디지털 기술을 대하는 태도에 차이를 발견했습니다. 현실에서의 더 나은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 철학의 도구이자 교육 매체로 활용하는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살아가면서 모든 사람들에게 잘 보이고 억지로 관계 맺을 필요는 없기에 자발적인 네트워킹을 이어갈 확률은 제로로 수렴합니다. 서로 공통점이 없어서 그럴 수도 있고 말 걸기 싫은 타입의 사람일 수도 있으니까요. 반면 이상형에 가까워 긴장되어서 말을 걸어보기 힘든 경우도 있지만, 살다 보니 인연이 닿으면 어쨌든 다시 만나게 되니 맘 상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GAME JAM – Mind Re Set

2박 3일의 결과물

출품작 중 기억에 남는 게임을 몇 개 꼽아본다면, 외계인과 소통을 한다면 어떤 기분이 들지 표현한 <Alphasia>가 있습니다. 영어권이나 중국어권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렵지만 모국어가 통하지 않는 국가에서 느끼는 소외감을 외계인으로 코믹하게 표현한 것에서 20대의 발랄함이 묻어났습니다. 주인이 떠나고 남겨진 반려동물의 시점에서 그린 작품 <Maya- the cat>은 안정적인 그래픽으로 혼이 깃든 그림체가 돋보였습니다. 그리고 우리 팀이 만든 플레이어가 서로의 차이점을 알아가는 O2O 게임 <Love Reset>도 관객들에게 공감을 얻었습니다. 외국의 게임문화가 카드게임이나 보드게임 등 여전히 보수적인 점을 감안한다면, 지나친 몰입으로 피로감을 주는 모바일 게임보다는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상대방과 교감할 수 있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에서 기획한 게임입니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Men are from Mars Women are from Venus)>라는 책에서 보듯 남녀는 너무나도 다릅니다. 그들이 만나 사랑에 빠지고 삶을 공유하면서 누구나 한 번씩 겪는 문제를 게임으로 풀었습니다.

O2O게임의 시작, Love re-set

이방인으로 산다는 것

스티븐 카슬과 마크 J. 밀러는 저서 ‘이주의 시대 (the age of migration)를 통해서 국제 이주는 전(全) 지구적 현상이 될 것이라고 예견하였습니다. 한 곳에서 태어나서 자란 토박이는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이 있는데, '이방인'이라는 정서입니다. 우리는 그 누구라도 자신이 사는 문화권 밖에서는 이방인입니다. 아무리 해외에서 성공한 사람이라도 완벽하게 현지인으로 동화하기 힘듭니다. 오랜 해외생활을 정리하고 귀국을 하더라도 국내에 잘 적응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한 목사님은 청소년기에 미국으로 이민을 간 한국인으로 현지에서 공부하면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으면서 장성해 귀국했습니다. 하지만 10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도 TV 뉴스나 방송,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고 하시더군요. 어쩌면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이방인'의 삶이 디아스포라 (diaspora)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숙명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독일은 우리보다 먼저 통일을 경험한 국가로서 한국과 여러 가지로 닮아있습니다. 사업가로서 해외 진출이나 통일 한국의 미래를 예측한다면 먼저 그 나라의 사회 역사적 맥락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유럽의 게임 시장

브렉시트 이후 글로벌 게임업체들의 유럽 본토 이전 움직임으로 프랑스가 유럽 게임산업의 새로운 중심지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앰플리튜드 (Amplitude)사를 인수한 일본의 세가 (SEGA), 아소보 (Asobo)사와 프로젝트를 하는 마이크로소프트 (Microsoft)  글로벌 업체들의 투자도 증가하였습니다. 프랑스 정부에서 시행하는 개발자를 위한 세액공제제도는 벌써 10 차로, 작년에만 23개의 자국 프로젝트가 수혜를 받았습니다. 흥미롭게도 유럽에서는 PC 게임이 전체 게임 매출의 30% 차지하고 있고, E-Sports 인기로 고사양 PC 게임 주변기기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파리 시내의 고질적 문제  하나인 지하철 통신 단절로 모바일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이하이지만, 오프라인으로 즐길  있는 퍼즐이나 미니게임은 꾸준한 수요가 있기에 현지 진출도 고려해 볼만합니. 독일은 유럽 국가  가장  게임 시장을 보유하고 있는데 게임문화와 시장에서 독특한 양상을 띕니다. 작년 기준 게임 하드웨어 보유가 7000 명에 달할 정도로 잠재성이 높습니다. 장르별로는 현실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비행 게임이나 주행 게임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리고 독일은 게임 외에도 다양한 산업분야에 VR 접목했습니다. 물류·미디어·엔터테인먼트  VR 기술을 활용한 400  분야가 있는데, 특히 기업 생산성 향상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3차원 시각화를 이용한 내시경은 의료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독일에서는 수술  VR 활용한 시뮬레이션은 의무 사항이기도 합니다.


팀빌딩의 미학

베를린에서 온 두 명의 참가자, 한국 게임회사에서 3D 아트를 하는 친구와 한 팀으로 뭉쳤습니다. 사람의 능력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기에 네트워킹을 하고 팀빌딩 하는데 공을 들였지만 한국은 적극적으로 자신을 PR 하는 문화가 아니기에, 한정된 시간에 적재적소에 필요한 사람을 찾는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이주와 통합에 대한 주제이기에 동일문화권보다는 해외에서 온 참가자들과 시간을 할애한 결과 청년 2명과 중년 2명으로 드림팀을 꾸릴 수 있었습니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기 십상이고, 공동작업을 위해 2박 3일 한 포지션만 맡아 남의 분야에 간섭하지 않고 민주적으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태블릿으로 생산적인 작업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사운드에 포지션을 잡고 완성도를 위해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채워주면서 팀원들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주는 깍두기 역할을 하기로 했습니다. 장마로 후텁지근 비가 내리고 한정된 공간에서 함께 하려면 포용과 양보라는 미덕이 필요합니다. 프로그래머나 아티스트를 섭외하지 못해서 게임을 구현하는데 어려움을 겪은 팀도 있었고, 언어와 문화적 장벽으로 동일 국적으로만 멤버를 구성한 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게임잼의 묘미는 행사가 끝난 후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노력 여하에 따라 지속적인 소통과 추가 개발로 정식 출시를 할 수도 있고, 뜻이 맞아 가정을 꾸리거나 법인을 설립할 수도 있습니다. 끈질긴 노력으로 투자 유치나 해외 진출이라는 행운을 잡기도 하니 일회성이 아니라 자기 하기 나름이겠지요. © Lisay 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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