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다양성만이 존재할 뿐이죠.
[신간 추천] Thinking with an Accent: Toward a New Object, Method, and Practice
1. 우리는 왜 발음에 그토록 예민할까요? 사실 '예민하다'고 말하지만 발음으로 사람을 차별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요? '빠다발음/김치발음'의 이분법은 다소 누그러졌지만 여전히 '발음 진짜 멋지네요!', '발음 진짜 구려', '살다 왔어요?', '네이티브처럼 발음하는 법 알려드림'과 같은 발화 이면에는 사람들을 발음으로 줄세우고, 이를 사회경제적, 문화적 자본과 연결시켜 판단하려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지 않은가요? 발음은 우월함의 표지가 될 수 없다는 근본적인 원리를 애써 외면하면서 말이죠.
2. "악센트는 우리를 통해, 우리에 의해, 우리 사이에서 발생하지만 악센트가 무엇이며 어떤 역할을 하는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위의 예에서 악센트는 장면을 설정하고 주의를 집중시키며 청중을 환호하게 합니다. 악센트는 처음에는 언어적 흔적이나 차이의 증거로 나타나지만, 이후에는 수신자의 지식과 신념을 업데이트(registration)하면서 지속됩니다. 신자유주의 자본의 시대 언어의 핵심 특징인 억양은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이 들리고, 보이고, 지각됩니다. 바로 그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촘촘히 단속되고 있습니다. 악센트에 기반한 차별은 위에서 든 예시가 등장한 미국 안팎에서 만연하며 잘 기록되어 있습니다. 악센트 감소 프로그램은 악센트가 있는 목소리를 결핍된 것으로 규정함으로써 인종차별을 암묵적으로 수용하고 강화합니다. 악센트가 있는 화자는 법에 따라 동등하게 또는 일관되게 보호받지 못합니다. TV와 영화 화면에서 악센트는 유머러스한 펀치라인으로 바뀌고, 의미를 전달하는 주체가 아닌 소음 유발자로 전락합니다. 문학적 표현의 수준에서 악센트는 활자로 표시되어 화자를 인종화하고 언어를 "눈으로 지각하는 방언"으로 바꾸는 역할을 합니다." (아래 책, p. 2)
3. 각자의 영역에서 학술적 작업을 열심히 함으로써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가자는 취지로 상생의 생태계를 말하는 이들이 있지만, 어떻게든 '표준 발음'을 만들기 위해 애쓰는 이들과 '소위 '표준'이라고 불리는 것은 정상성과 인종언어 이데올로기의 권력이 만들어 낸 허상일 뿐'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4. 그런 면에서 비판적으로 '표준발음'의 권력을 해부하고 다양한 액센트의 풍경을 그려낸 <악센트로 생각하기: 새로운 대상, 방법, 실천을 향해(Thinking with an Accent: Toward a New Object, Method, and Practice)>의 출판을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책의 소개를 옮겨 봅니다.
"'악센트로 생각하기'는 강력하게 코드화되어 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글로벌 문화 경제를 형성하는 인식 방식으로서의 악센트를 조명합니다. 이 책은 악센트를 매개된 대상, 학제 간 방법, 구체화된 실천으로 이론화하여 독자들에게 악센트로 생각하기, 즉 지식, 행동, 돌봄의 변혁적 양식을 산출할 수 있는 대화적이고 다감각적인 탐구를 실천하도록 초대합니다."
5. 감사하게도 책은 오픈 액세스로 출판되었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여러 포맷으로 다운로드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luminosoa.org/site/books/e/10.1525/luminos.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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