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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델리 May 09. 2019

키토제닉 다이어트 3개월 차

두 펭귄의 ‘지방을 태우는 몸’ 실험 (4/1 ~ 4/30)


키토제닉 다이어트

3개월 차 실험보고서



상태 보고서


체중변화

이번 달에도 체중변화는 미미했다. 처음에 아델리펭귄 80kg, 황제펭귄 70kg 정도에서 시작했으니까 초반 1달 동안 3-4kg 정도 감량 후 그대로 유지가 되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여전히 갈 길은 멀지만 체중이 더 올라가지 않는 것에 감사하고 있다.


왼쪽이 아델리펭귄 / 오른쪽이 황제펭귄


기분변화

이번 달은 올해 들어 가장 힘든 한 달이었다. 아델리펭귄은 매일 야근의 연속이었고, 황제펭귄은 갑작스러운 이직 제의를 받아 고민에 빠졌다. 스트레스로 가득한 한 달이었고, 매일 아침 회사에 가기 싫을 정도고 기분이 최저였다.


신체변화

아델리펭귄은 아침에 일어나기가 너무 싫어서 계속 침대에서 밍기적 거리다가 지각한계선(이 시간을 넘기면 뭘 타든 확실히 지각이다!)에 부딪혔을 때서야 무거운 몸을 일으켜 간신히 택시에 밀어 넣고 출근을 했다. 피로도의 증가는 두 펭귄 모두 뚜렷하게 느꼈다.


운동

야근은 몸과 영혼의 탈곡기이지만, 안타깝게도 운동의 범주에는 속하지 않는다. 이번 달엔 기존의 모든 생활 패턴을 모두 놓아버렸다. 운동이고 학원이고 모든 건 야근의 쓰나미에 휩쓸려 사라졌다.


측정 결과

두 펭귄 모두 측정은 거의 하지 않았다. 아델리펭귄이 경우 가끔 오전에 측정을 하면 케톤 수치가 0.2 mmol/L로 미미한 정도. 마지막 주에 간청소한다고 토요일 오전에 베지밀 하나 먹고 24시간 정도 단식을 했는데 그때도 수치는 0.3 mmol/L, 0.4 mmol/L 정도였다.


 

식단 보고서


정말 스트레스 앞에 장사 없다

이번 달에는 온통 스트레스받을 만한 일들 뿐이었고 이상하게 탄수화물이 당겼다. 재미있는 점은 탄수화물 베이스인 식생활에서는 고기를 먹는 게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었는데, 반대로 육류와 지방이 베이스인 식생활을 하게 되니 고기를 먹는 건 그다지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케이크나 빵 같은 탄수화물이 엄청나게 당겼다. 왜 인간은 먹어선 안된다고 선을 그은 음식에 더 허기짐을 느끼는가. 어휴.


더 이상 치팅에 주말도 평일도 없다

하여 더 이상 치팅에 주말도 평일도 없어졌다. 야근이 이어지다 보니 저녁은 회사 근처에서 때울 수밖에 없었고, 주말에 꼼짝도 하기 싫어서 더 이상 도시락을 준비하지 않았다. 그리고 나니 점심에도 되는대로 먹게 됐다. 이제 치팅이 더 이상 치팅이 아니고, 일상이 되었다. 스트레스가 머릿속을 휘저을 때마다 "내가 이렇게 식이조절을 해서 뭐하나"라고 중얼거리며 늦은 퇴근길에 편의점에 들러 맥주를 사서 귀가했다. 어휴.



총평


다이어트의 적은 스트레스라는 말이 정말 꼭 맞다. 생활패턴이 모두 쓰레기통으로 직행하는 상황에서, "Mindful Eating"이 될 리가 없다. 내 몸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가 없다. 극도의 스트레스 상황에서 어떻게 스스로를 다독이며 식이조절을 이어갈 것인가. 오직 소수의 독한 사람들만 성공할 수 있는 식이조절이라면 키토제닉 다이어트가 다른 다이어트와 다른 점이 무엇인가. 고지방 저탄수로 먹으면 저지방 저탄수나, 저지방 고단백 등으로 먹었을 때보다 포만감이 들고 기분이 좋아지긴 한다. 몸 상태도 확실히 좋아지긴 한다. 그런데 더 이상 고지방 저탄수 음식에 손이 안 가면 어떻게 할까.


이것도 그냥 다 스트레스가 하는 말이었으면 좋겠다. 다음 달엔 다 좋아졌으면 좋겠다. 하지만 스스로를 돌아보고 다독이지 않으면 변화는 오지 않을거야. 머리로는 아는 것들을 실제로 행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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