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왜 이렇게 안 벌리지, 안 모아지지,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많이 빨리 벌 수 있지,
다른 사람들은 돈을 쉽게 잘 버는 것 같은데 나는 왜 능력이 없지,
고작 자격증 하나 있는 걸로 어떻게 먹고 살지,
이래가지고 어떻게 결혼하고 애를 키우지,
며칠째 돈돈 돈 고민만 하느라
머리가 터질 것처럼 아파왔다.
머리가 아플 지경에 이르고 나니, 어디에라도 말을 하고 싶었는지
친한 교회 언니들에게 원래 돈 모으는 게 이렇게 힘든걸까-하고
말을 꺼내어 보았다.
언니들은 원래 사는 게 그런 것일 뿐더러,
멀쩡한 직장 다니고 운동하고 머리도 하고 여름 휴가도 갈 수 있으면
충분히 감사한거 아니냐고, 이미 가진 게 많으니 남과 비교하지 말라며
당차게 조언을 해주었다.
너무 맞는 말이어서일까, 원래 너무 맞는 말을 들으면 괜히 반발심이 들지 않나
(나만 그런가?)
유튜브에 돈을 쉽게 빠르게 번다고 하는 사람들은,
정말 돈을 쉽게 빠르게 벌었으면 그런 영상을 올릴 이유가 없었을 것이고,
정말 남들과 달리 돈이 많게 태어난 사람들은,
어차피 태생부터 시작이 다른 것이니 그저 내 삶이 아니다-하고 받아들이라고 한다.
그래 다 너무 맞는 말인데, 왜 나는 그게 안 될까?
왜 저 언니들은 저렇게 건강하고 만족하는 삶을 사는데 나는 안 될까?
를 계속하여 곱씹고 생각하다보니,
나에게 없는 건 돈 버는 능력이 아니라, 만족하는 능력이라는 걸 깨달았다.
내가 못하는 건 돈 벌고 돈 모으는 게 아니라, 만족하는 것이었다.
만족이 어렵다. 감사와 행복이 어렵다.
나보다 잘난 사람들, 쉽게 사는 것 같이 보이는 사람들을 보면
너무도 부러워서 나도 너무나 그렇게 되고 싶다.
내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거, 그게 나는 어려운 것 같다.
왜인지 나에게는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 미래가 있을 것만 같고,
나는 반드시 그걸 쟁취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데
지금 그 목표까지 너무 멀게 느껴지니 점점 더 조급해지고 답답해진다.
일을 하다 답답한 일이 생기면, 더더욱 내 조급함은 심해진다.
내가 지금 여기서 이러고 있을 게 아닌데,
나는 훌쩍 떠나야 하는데,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해야 하는데,
하는 판타지가 나를 가득 채우고 있는 것 같다.
어디에만 가면, 어디에 살면, 뭐를 하면,
내 마음이 천국이 될까?
여기라서, 이 일을 해서, 지금이라서,
내 마음이 지옥인 걸까?
하나님은 분명 마음 속에 천국을 두라고 하셨는데,
내 믿음이 나를 살릴 것이고, 예수님의 이름으로 소망을 품고 사는
그 자리가 곧 교회고 천국이라는 걸 알아야 하는데,
나는 하나님 마음에서 너무 멀어져온 게 아닌가 싶다..
그동안 내가 좋은 것들을 추구한다고 생각했던 것이,
더 큰 꿈과 세상을 바란다고 생각했던 것이,
어쩌면 철저히 마음 속 천국을 부숴버리고
예수님을 내 마음에, 일상에 모시지 않고 교회에 방치해두는
죄 그 자체가 아니었나.
내가 못하는 건 감사하는 것이었다.
내가 못하는 건 만족하는 것이었다.
내가 못하는 건 기뻐하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