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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내가 열심히 살아왔다는 게 비난처럼 들릴 때가 있다. 나는 종종 당황스러운 말을 듣곤 한다. 정확히 똑같은 문장은 아니지만 대충 이런 뉘앙스다.
“너처럼 인생을 쉽게 사는 애가 어딨니?”
왜 내가 그런 소리를 들어야 하는지 난 정말 이해할 수가 없었다.
초등학생 때부터 나는 상위권을 독차지하며 동네 친구가 놀자할 때도 문제집을 넘기던 아이였다. “이거 다 풀고 나갈게.”하며 한 권을 다 풀면 그제야 밖으로 나가 아이들과 뛰어놀았다. 물론, 학원은 피아노 학원밖에 다니지 않아서 시간은 많았다.
중학생 땐 친했던 친구에게 지독한 따돌림을 당했다. 그땐 학급이 붕괴되어서 선생님들이 여러 번 바뀌고 체벌이 심해서 정말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고등학생 땐 장거리통학생으로 어느 고등학생처럼 새벽같이 나갔다가 새벽같이 돌아왔다. 옆학교 남학생들과 연애를 하는 친구들도 종종 있었지만, 그 시절 나는 담임선생님을 짝사랑하는 평범한 여고생이었을 뿐이다. 나는 언제나 ‘쉬운 길’을 걸은 적이 없었다.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는 말처럼, 왜 남의 인생은 쉬워 보이고 하찮게 보이는지 그 사람들을 이해할 수도 없었고 상처도 많이 받았지만, 어느 순간, 애잔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그들은 결국 자신의 인생조차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런 얄팍한 마음이 나처럼 순하고 잘 웃는 사람들에게 비꼬거나 공격적인 말로 터져 나오곤 하는 것 같았다.
태생을 바꾸기 힘들어서 여전히 무례한 사람들로 인해 상처 입고 다칠 때가 많지만, 그래도 나를 단단하게 하는 방법은 점차적으로 터득해가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 방법 중 하나는 타인의 평가나 견해에 좌지우지되지 않는 것이다.
나로서 주체적으로 단단하게 서 있을 때 주변에 흔들리지 않고 나만의 인생을 똑바로 살아갈 수 있다.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메리다와 마법의 숲>에서 메리다는 왕국의 공주로서 부모가 정해주는 이웃나라 왕자 중에 배필을 정하도록 강요받는다. 하지만 그녀는 여자다움을 강요하는 어머니, 왕비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활쏘기와 말타기를 즐기며 가문에 의해 맺어지는 결혼을 거부한다. 그리고 진짜 나다움과 사랑을 찾아가는 여정 위에서 단단한 자신을 만들어간다.
예전엔 이 고비만 넘기면, 장소만 바꾸면, 나이가 들면, 더 이상 나를 괴롭히는 사람이 없어지길 기대했다. 그런데 살아보니 그게 아니었다. 살아가는 매 순간마다 내 인생의 빌런들은 늘 다가온다. 그러므로 중요한 건, 그들의 영향에 무너지거나 일희일비하는 게 아니라, 내가 주체적으로 그들에게 대항할 수 있어야 한다. 나를 힘들게 하는 학생, 동료, 가족들 모두 게임에서 퀘스트를 깨듯 그때그때 유연하게 넘길 수 있어야 한다.
그 길에 믿을만한 친구, 진리가 담긴 성경 한 구절은 큰 힘이 된다. 토빗은 하느님을 믿음에도 불구하고 힘든 고난과 시련을 겪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믿음과 신앙으로 결국 많은 은총을 받았다. 사람들이 넌 왜 이렇게 인생을 쉽게 사냐 폄하할 때조차 그런 무의미한 소리는 음소거처리를 하고 우리는 우리가 믿는 분을 향해 나아가면 된다. 세상이 적대적일 때조차 나를 지지하고 힘이 되어주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된다. 우리 가족, 친구, 의사 선생님, 하느님, 예수님, 성경말씀, 그리고 낭만적인 예술과 음악, 책 등이 힘든 인생을 이겨나가는 큰 힘이 되어줄 것이다.
세상이 나를 오해할 때, 나는 믿음으로 나를 지킨다. 그것이면 충분하다.
https://youtu.be/6Yy4s2sujWQ?si=aYnHRfa-CDI-bGl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