랄프 웬저는 1970년에 에이콘 펀드를 시작해 투자자들에게 33년간 130배의 수익률을 올려주고 2003년 은퇴한 전설적인 펀드매니저다.(버핏 옹만큼 유명하신 분) 다음 소개할 글은 랄프 웬저가 고객들에게 보낸 연례보고서에 실었던 글이다.
투자기관에서 일하는 나 같은 포트폴리오 매니저와 얼룩말은 똑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
우선 둘 다 아주 특별한, 하지만 성취하기 어려운 목표를 갖고 있다.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은 시장평균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리려 하고, 얼룩말은 신선한 풀을 먹으려 한다.
두 번째로, 둘 다 리스크를 싫어한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잘못하면 "잘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고, 얼룩말은 사자에게 잡아 먹히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 둘 다 무리를 지어 움직인다. 이들은 생긴 것도 비슷하고, 생각하는 것도 비슷하며, 서로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만약 당신이 무리를 지어 이동하는 얼룩말 가운데 하나라고 하자. 그러면 당신은 얼룩말 무리 속에서 어느 곳에 자리를 잡을지 결정해야 한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선택이다. 주변 환경이 안전하다고 생각한다면 최상의 자리는 무리의 맨 바깥쪽이다. 신선한 풀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무리의 중간쯤에 자리를 잡으면 남들이 반쯤 먹다 만 풀이나 말발굽에 짓이겨진 풀을 뜯어먹어야 한다. 따라서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얼룩말이라면 과감히 무리의 맨 바깥쪽으로 나가 신선한 풀을 배불리 먹을 것이다.
그러나 시각을 달리 해보면 사자가 달려들 때도 생각해야 할 것이다. 무리의 맨 바깥쪽에서 신선한 풀을 배불리 먹던 얼룩말은 이럴 때 사자의 먹이감이 될 수 있다. 반면 무리의 중간쯤에서 제대로 풀도 뜯어먹지 못했던 얼룩말은 안전하게 도망칠 수 있다.
은행의 투자신탁부서나 보험회사, 혹은 뮤추얼펀드 같은 기관에서 일하는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절대 맨 바깥쪽에서 신선한 풀을 배불리 먹는 얼룩말이 될 수 없다. 이들에게 최적의 전략은 아주 간단하다: 언제든 무리의 중간쯤에서 머무르는 것이다. 대중들에게 인기가 높은 주식만 사들이면 결코 질책 받을 이유가 없다. 오히려 높은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 잘 알려지지 않은 주식을 매수했다가 예상과 달리 수익률이 저조할 경우 해당 펀드매니저는 숱한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나는 장기 투자자로서 이런 중간쯤에 자리 잡는 얼룩말 철학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랄프 웬저가 은퇴를 한 지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이 이야기는 통용되는 듯하다. 개인투자자인 우리에게도 말이다.
그렇다면 당신은 어떤 얼룩말인가?
떼를 지어 움직이는 무리 한가운데의 얼룩말?
무리들보다 더 앞서나가는 무리 바깥의 얼룩말?
#주식투자 #랄프웬저 #사자나라의얼룩말
<참고문헌>
「작지만 강한 기업에 투자하라」- 랄프 웬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