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4시간만 일한다> 서평
하루 4시간만 일하면서 시간과 돈에서 자유롭게 사는 것이 가능할까? <나는 4시간만 일한다>의 저자인 팀 페리스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한다. 이를 위한 방법으로 그는 DEAL 4단계를 제시한다.
D단계(Definition): 뉴리치가 되기 위해, 기존의 통념을 깨는 사고방식과 개념을 정의하고 설명한다.
E단계(Elimination): '제거'를 통해 시간당 성취도를 몇 배로 올려주는 방법에 대해 알려준다.
A단계(Automation): 자동화를 통해 수입을 얻는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준다.
L단계(Liberation): 회사나 상사에게 재택근무를 허락받는 방법과 미니 은퇴의 개념을 알려준다.
그럼 각 단계별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자.
먼저 이 책의 목표인 뉴리치의 개념부터 살펴보자.
뉴리치는 은퇴 후로 삶을 집행 유예하는 걸 그만두고, 뉴치리만의 화폐인 시간과 기동성을 이용해 현시점에서 풍요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창조하는 사람들이다.
뉴리치는 제거와 자동화를 통해 시간에서 자유롭다. 공간의 제약, 심지어는 선택의 자유에서도 자유롭다. 그렇다면 뉴리치는 어떻게 하면 되는 것인가? 저자는 일단 기존에 가지고 있던 규칙부터 바꾸라고 한다.
만약 모든 사람이 무엇이 문제인지 밝히고 해결하는 데 한 가지 방식을 사용하였는데, 그 결과가 표준 이하로 나온다면 이때가 바로 '만약 내가 반대로 한다면 어떻게 될까?'라고 질문할 순간이다. 결과를 제대로 내지 못하는 모델은 따라서는 안 된다.
지금의 생활방식을 계속 유지한다면, 10년, 20년 뒤의 나의 모습은 어떻게 될까? 멀리서 찾지 말고, 일단 나보다 경력이 10년, 20년 더 많은 선배들을 바라보자. 어떤가? 자신이 원하는 모습인가? 나의 경우에는 내가 바라는 모습과 지금 선배들의 모습은 너무나 달랐다. 더 이상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 살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뉴리치가 되기 위한 새로운 10가지 규칙들을 제안한다.
1. 은퇴는 최악의 인생 시나리오에 대한 보험이다.
-> 우리의 목표는 은퇴가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며 인생을 다채롭게 즐기는 데 있다.
2. 흥미와 에너지는 주기적으로 온다.
-> 각 주기마다 효과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구간이 있다. 은퇴를 위해 현재 즐거운 생활을 하는 것을 미루는 대신, 인생 전체에 걸쳐 미니 은퇴를 고르게 배분하자.
3. '덜'이라는 단어는 게으름을 뜻하는 말이 아니다.
-> 의미 없는 일을 덜 함으로써 당신이 개인적으로 훨씬 더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다면, 일을 덜 하는 것은 게으름이 아니다. 저자는 '게으름'이라는 단어를 나의 인생을 환경이나 주변 사람들이 결정하게 내버려 두는 생활방식을 감내하는 것이라고 새롭게 정의한다.
4. 적당한 타이밍이란 없다.
-> '언젠가'라는 말을 당신이 꿈만 꾸다가 생을 마감하게 할 병이다. 당신에게 어떤 일이 중요하고, '결국'에는 그 일을 원한다면 지금 바로 시작하라.
5. 허락이 아닌 용서를 구하라.
-> 사람들은 실제로 그 일이 일어난 후에는 받아들일 수 있는 것도 일어나기 전에는 거절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일단 저지르고 나중에 용서를 구하라.
6. 강점을 강조하되 약점을 고치지도 마라.
7. 지나친 것은 모자람만 못하다.
8. 돈 하나만으로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
-> '내가 돈만 더 많았어도...'라고 탓하는 것은 미래가 아니라 지금 즐거운 인생을 위해 꼭 필요한 진지한 자기 성찰과 결정을 미루는 가장 하기 쉬운 변명이다.
9. 상대적 소득이 절대적 소득보다 더 중요하다.
-> 절대적 소득을 계산하지 말고, 시간당 내가 얼마를 버는지 계산해 보자. 그리고 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도 돈을 쓸 시간이 없다면 벌 이유가 없다.
10. 부정적 스트레스(Distress)는 나쁘지만 긍정적 스트레스(Eustress)는 좋다.
-> 스트레스라고 다 나쁜 것은 아니다. 우리를 긍정적으로 변하게 하고 성장하게 하는 단기간의 스트레스는 오히려 우리 몸과 정신에 유익하다.
두려움을 떨쳐 내기 전에 먼저 두려움을 규정해야 한다.
<스타워즈:제국의 역습>에서 요다
저자는 본격적으로 계획을 실행하기 이전에 먼저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 보기를 권한다. 나의 경우 막상 막연했던 두려움들을 밖으로 꺼내보니, 별거 아니었다. 학부모님들의 민원을 받거나, 경력에 약간 공백이 생기는 정도랄까? 크게 타격이 가지 않는 수준이었다. 기억하자. 두려움을 규정하면 두려움이 줄어든다. 두려움이 줄어들면, 실행하기가 좀 더 용이해진다.
현실적인 일보다 비현실적인 일이 더 쉽다. '현실적인' 목표의 경우, 경쟁이 가장 피 터지게 되기 때문에 역설적이게도 가장 시간도 많이 들고 에너지 소모도 많다. (중략) 당신이 자신감이 없다면 알아두라. 세상의 다른 사람들도 거의 다 그렇다는 것을. 경쟁에 대해 너무 과대평가하지 말고 당신을 과소평가하지도 마라. 당신은 생각보다 훨씬 더 나은 사람이니까. (중략) 유별나게 큰 목표를 세우면 아드레날린이 생성된다. 이 아드레날린은 목표를 이루는 데 동반되는 피할 수 없는 고난이나 시련을 인내하고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준다.
저자는 뉴리치의 삶을 실현하는데 추진력을 얻기 위해 '꿈 시간표'를 작성하길 권한다. 이때 꿈은 '이걸 내가 이룰 수 있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크게 잡으라고 한다. 또한 나를 흥분시키는 것들을 꿈으로 정하라고 말한다.
E단계에서는 불필요한 것들의 제거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을 알려준다. 먼저 효과와 효율의 개념을 알아보자. 효과는 목표에 가까워지는 것을 말하고 효율은 경제적인 방식(적은 시간, 적은 비용, 빠르게)으로 해당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보자. 올림픽에서 양궁 선수가 10점에 활을 쐈다. 10점이라는 목표를 달성했으므로, 효과적이다. 그렇다면 만약 빠르고 정확하게 계속 7점에 활을 쏜 선수가 있다고 하자. 이 선수의 경우 목표와 멀어졌기에 효과적이라 할 수는 없지만, 경제적이었기에 효율적이라고는 할 수 있다.
팀페리스는 일단 효율을 추구하기 이전에, 효과적인지부터 따져보자고 제안한다. 아무리 내가 어떤 업무를 누구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추진한다 한들 그게 내 목표와 전혀 관련이 없다면 시간 낭비에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파레토의 법칙, 일명 80대 20법칙의 개념을 알아야 한다. "부와 소득의 80퍼센트는 전체 인구의 20퍼센트에 의해서 생산되고 소유된다."라는 80대 20법칙은 원래 경제용어였다. 하지만 경제학 외의 분야에도 많이 적용되었다. 심지어 우리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
1. 내 문제와 불행의 80퍼센트를 일으키는 20퍼센트의 원인은 무엇인가?
2. 내가 원하는 수입과 행복의 80퍼센트를 창출하는 20퍼센트의 원인은 무엇인가?
1번의 경우 불행을 일으키는 20퍼센트의 원인을 제거하면 80퍼센트의 불행이 사라진다. 사업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수입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지만 불평불만이 많은 고객들을 거부하는 것이 하나의 예시가 될 수 있겠다.
2번의 경우 20퍼센트의 원인에 내 시간을 좀 더 할애를 하면 나의 수입과 행복은 더 늘어날 것이다. 나의 경우 여행과 독서, 글쓰기라고 생각한다.
이제 무엇이 중요한 지를 알았으니, 집중력을 높일 차례다. 저자는 파킨슨의 법칙이라는 용어를 제시한다.
파킨슨의 법칙에 따르면, 어떤 일을 완수하도록 주어진 시간에 비례하여 그 업무의 중요성과 복잡성은 점점 더 크게 인식된다.
맞는 말이다. 다들 대학생 때 기억을 떠올려보자. 교수님이 리포트 기한을 1달, 2달 주더라도 대부분의 학생들은 하루, 이틀 전에 과제를 시작해서 후다닥 끝낸다. 이 현상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주어진 시간이 많기에 학생들에게는 과제가 너무 복잡하고 어려워 보인다. 따라서 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미루게 된다. 하지만 마감시간이 다가오면 달라진다. 학고를 받지 않기 위해, 제한 시간 안에 어떻게든 열심히 해낸다. 교수님이 준 한 달짜리 과제를 하루, 이틀 만에 끝낸 경험 다들 있지 않은가?
따라서 팀페리스는 파킨슨의 법칙을 활용하여 항상 마감시간을 두라고 제안한다. 이때 최대한 도전의식을 느끼게끔 도전적으로 목표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 나 또한 저자의 조언을 받아들여, 매 번 스톱워치를 들고 다니며 마감시한을 설정하고 있다. 지금 이 글 또한 2시간이라는 마감시한을 두고 쓰고 있다.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80대 20 법칙으로 중요한 일들만 남기고, 파킨슨의 법칙으로 중요한 일들에 최대한 집중해서 업무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보자.
저자는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들을 제안한다.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먼저 과도한 정보를 끊는다. '인스타브레인'에 따르면 작업기억용량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일정 이상의 정보가 들어오면 과부하가 걸려, 단기기억이 장기기억으로 전환되기가 힘들다고 한다. 내가 본 것들이 장기기억으로 전환이 되지 않는다면, 굳이 많은 정보를 볼 이유가 없다.
또 다른 이유도 있다. 한 번 접한 정보를 오랫동안 머릿속에 잔상으로 남는다. 잔상으로 남은 정보는 내 주의력을 앗아간다. 예를 들어보자. 인터넷 뉴스 기사 몇 개를 접한다고 치자. 대부분 부정적이고 자극적이기에 보자마자 도파민이 뿜뿜 한다. 도파민은 동기부여 호르몬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다른 할 일을 하더라도 우리 뇌는 도파민을 얻기 위해, 계속 그 뉴스 기사를 떠올린다. 우리는 그것을 떠올리지 않기 위해 또 주의력을 사용한다. 이런 식으로 과도한 정보를 접하면 집중력과 에너지가 사라진다.
둘째, 중요하지 않은 회의, 토론, 전화 통화 등 시간을 낭비하는 일을 피한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로 너무나 쓸데없는 회의들이 너무 많다. 특히나 회의 안건도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이 와서 회의를 할 때에는 미칠 노릇이다. 이때는 미리 회의 안건과 방향성에 대해서 생각해 오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회의는 문제점이 무엇인지 정의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미 분명해진 상황에 대해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만 열려야 한다. 저자는 되도록이면 사람들에게 이메일, 전화, 직접 회의의 순으로 의사소통을 할 것을 권한다.
셋째, 시간을 잡아먹는 일은 한꺼번에 몰아서 처리한다. 규모가 크든 작든 모든 업무에는 어쩔 수 없는 준비 기간이란 게 있다. 또한 우리 뇌 또한 심리적인 전환이 필요하다. 주요 업무를 방해받은 후 다시 시작하려면 심리적인 전환을 하기까지 많게는 45분 정도가 필요하다고 한다. 시간과 집중력 낭비를 줄이기 위해,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는 일들은 한꺼번에 처리하자. 나의 경우, 이 책을 읽은 후 휴대폰 확인하는 시간을 하루에 4번으로 딱 정했다. 정해진 시간 동안 휴대폰으로 처리할 수 있는 일들을 전부 하는 것이다. 혹여나 중간에 휴대폰 보는 시간이 아닐까 고민하느라 집중력이 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아예 정해진 시간에 알람이 울리도록 설정했다. 그 결과 하루에 4시간 이상 사용하던 휴대폰 사용시간을 1시간으로 줄일 수 있게 되었다.
A단계는 자동화 단계이다. 시간을 많이 들이지 않고도 자동화된 돈벌이 수단을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다. 저자는 이를 뮤즈라고 부른다. 이때 중요한 것은 없앨 수 있는 것은 자동화하지 말아야 하며, 자동화할 수 있거나 간소화될 수 있는 일까지 위임해서는 안 된다.
공무원은 겸직 불가이기에 나에게는 머나먼 이야기에 가깝다. 훗날 아내나 내가 교사를 그만두게 된다면 실행해 보려고 한다.
L단계는 공간적 자유를 제공해 주는 원격근무를 상사에게 허락받는 방법과 미니 은퇴의 개념에 대해서 다룬다. A단계와 마찬가지로 이 단계 또한 나와 잘 맞지 않았다. 하루 종일 아이들 곁에 있어야 하는 초등 교사 특성상 원격근무를 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다만 미니 은퇴의 개념은 획기적이었다.
찍고 떠나기 식 여행의 대안이라 할 수 있는 미니 은퇴는 집에 돌아가기 전, 또는 다른 곳으로 가기 전에 한 곳에서 1개월에서 6개월 정도는 머무라는 의미이다. 이것은 궁극적인 의미에서 휴가와 반대되는 개념이다. 미니 은퇴는 비록 쉬는 것이기는 하지만, 당신을 무엇으로부터 도피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인생을 되돌아보게 해서 백지상태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중략) 하지만 미니 은퇴는 반복적이라는 게 특징이다. 다시 말해 미니 은퇴는 라이프스타일 같은 것이다.
현재 중국에 6개월째 살아보니 충분히 공감이 가는 내용이다. 중국은 같은 동양 문화권이긴 하지만, 중국은 우리나라와는 다른 점이 너무나 많았고, 그 안에서 나의 사고방식과 편견들을 인식할 수 있었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많은 상식들이 깨졌고, 세상에는 다양한 가치관과 생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중국 말고도 기회가 되면 다른 나라에서도 살아 보려고 한다. 현재 아내와 함께 방학 말고도 자율연수휴직, 유학 휴직을 해서 해외에 일정 기간 이상 거주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여가 시간이 너무 많으면 자신에 대한 회의와 여러 가지 잡다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날 뿐이다. 나쁜 것을 없애 버린다고 해서 좋은 것이 생기지는 않는다. 없어진 자리는 빈 공간으로 남는다. 돈 때문에 억지로 해야 하는 일을 줄이는 것이 최종 목표는 아닌 것이다. 더 잘 사는 것, 그리고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다.
맞는 말이다. 시간이 많아지면 쓸데없는 생각들이 많아진다. 나는 왜 살까? 어차피 죽을 건데 굳이 이렇게 열심히 살아야 하나? 이런 식으로 허무주의로 귀결되는 경우도 많다.
행복의 반대는 지루함이라고 한다. 지루함에서 빠져나와 즐거운 삶을 살아보자. 마지막으로 저자는 '봉사'와 '배움'을 통해,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끝까지 배움을 멈추지 않으면서 삶을 풍요로움으로 채워나갈 것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