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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희 소장 Apr 03. 2023

그녀가 돌아왔다

94세인 친구 엄마 이야기


지난번 엄마가 급성치매가 온 이후에 친구랑 통화를 했다. 우리는 둘다 작년부터 친정어머니를 모시게 되었다. 나와 달리 친구는 근거리에서 어머니를 돌봐드리고 있다.


어머님을 모신 후부턴 둘 다 마음이 분주해져서 자주 만나지 못한다. 대신 전화를 자주 다. 그날도 그렇게 통화를 했다. 서로의 안부를 묻고 다음엔 친정엄마들의 안부를 서로 묻는다.


어떠신지를 묻는 나의 말에 친구는  웃으며 "그녀가 돌아왔다"라고 한다. 적극적이고 활발하고 약간 시끄러운(?) 본래의 엄마가 돌아왔다는 것이다.  


친구의 엄마는 그동안 치아가 안 좋아서 식사를 하시는 게 많이 어려웠다. 1년여를 고생하시더니 몸도 쇠약해지고 말수가 많이 줄었다고 했다. 산책도 심드렁하고 모든 것들에 흥미도 떨어졌더랬다.


그런데 얼마 전 틀니를 하신 후부터 식사도 잘하시고 혼자서 산책도 하시밝고 건강해지셨다고 한다. 하물며 운전을 하고 있는데 자기에게도  본인다리 근육 좀 만져보라고 보채신다.  예전처럼 활발한 그녀가 돌아온 것이다.


그러나 나는 상황이 반대다.  "우리 그녀는 집을 살짝 나갔어... " 가슴 아려하며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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