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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로 산 신혼집 올수리 3년 후 달라진 점

경매로 산 구옥 빌라 올수리 그 이후

구옥 빌라 올수리가 끝난지 3년이 다 되었는데 여러가지 핑계로 글 업로드가 늦어졌다. 그래서 결국 어떻게 되었냐고?


처음 모습은 생각도 나지 않을 정도로 (사실 첫 인상이 워낙 강해서 잊을 수 없지만) 달라졌다. 아래 사진은 시공 직후와 3년 이후 사진이 섞여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거실
인테리어 이후 3년이 지난 거실


전부 화이트로 할지 고민이신 분이 있다면 3가지 사항을 고려해 보시면 어떨까?


1. 평소 정리정돈을 잘하고 음식물 등을 잘 안 흘리는 타입인가

2. 음식물을 잘 흘려도 바로바로 치우는 타입인가 

3. 자녀가 있는가


정리정돈을 잘 하는 타입이라면 올 화이트를 해도 무난하게 잘 유지해 나가실 수 있을 것이다. 흰 바탕에 티끌을 보기 어려운 성향들이 알아서 잘 닦고 치우기 때문에 머리카락 한 올도 용납하지 않으려 한다. 

우리 집에선 이런 사람이 남편...이고 나는 흘리기를 담당하고 있다..


주방 하부장에는 그레이를 섞을지 고민했지만 결국 화장실 손잡이와 같은 디테일한 것까지 모두 올 화이트로 했다. 한 번 화이트에 꽂히니 그 다음에는 고민할 것도 없이 화이트로 선택해서 별 어려움이 없었다. 

3년간 살고 있지만 더러워진 곳이 없는데 얼마나 잘 관리하는 지에 따라 유지가 된다. 필자도 올 화이트를 해도 될지 고민했기 때문에 같은 고민 중이신 분이 있다면 성향에 따라 결정하시면 될 것 같다. 


인테리어로 고생을 해서인지, 첫 집이라는 애정이 있어서인지 가급적 인테리어한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타공도 피했다. 벽에 타공을 하고 싶지 않아 커튼걸이를 간단하게 설치할 수 있는 제품으로 샀다. 단, 커튼이 무거워질수록 봉이 쉬는 경향이 있어서 커튼 무게는 가벼운 것과 무거운 암막의 중간 단계로 하였다.


주방
인테리어 직후 주방

주방과 베란다도 굉장히 깔끔해졌다. 주방은 아무래도 김칫국물 등 음식물이 잘 튈 수 있는 곳이라 더 고민했다. 후회하더라도 한 번 해보자 해서 상판도 화이트로 했는데 별로 오염된 부분이 없다. 흘려도 바로바로 닦아주면 얼룩이 남지 않았다. 

시공 직후 주방, 폴딩도어, 베란다
3년이 지난 현재 주방

기름이 벽면에 튀면 그것도 바로바로 닦아주었다. 타일이라 잘 닦이고 닦아도 얼룩이 남지 않았다. 마룻바닥도 살짝 노란끼가 있는 걸로 할까 했으나 화이트와 어울리는 쿨톤 장판으로 깔았다. 요새는 장판 잘 안하고 강마루 시공을 더 자주 한다고 하지만 찍힘이 더 잘 생긴다 해서 일반 장판보다 2~3mm 더 두꺼운 걸로 깔았다. 


안방
3년 지난 안방
화장실
시공 직후 화장실

거울 수납장, 샤워부스, 세면대인데 화장실 바닥과 베란다 타일은 회색으로 시공했다. 화장실 벽면도 살짝 아이보리톤으로 선택했다. 

작은방
3년이 지난 작은방 (짐 정리 후)

현관문 바로 옆에 있는 작은방이다. 옷이 많아서 좀 치웠더니 방이 평소보다 넓어보인다. 현관과 가장 가까운 방이라 계단 올라오는 사람이 있으면 소음이 직접적으로 들리는 방이기도 하다. 확실히 샤시는 보온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이중창 샤시를 새로 하니 알게 모르게 바깥 소음이나 차가운 공기가 차단되어 훨씬 따뜻했다. 


신혼집, 빌라 매매에 대한 나의 생각


결혼 전 필자는 부동산의 '부'도 모르는 사람이었다. 지금도 부동산에 해박한 건 아니지만 아무 것도 모르던 시절보다는 방향성을 갖춘 상태다. 


빚 지는 것이 무서워 대출 하나 없이 가진 돈을 전부 털어 경매로 산 빌라였다. 경매로 들어왔으니 모든 근저당은 말소됐고 빚 없이 들어왔으니 그야말로 등기부등본이 깨끗한 빌라다. 우리가 모든 정리를 마치고 들어왔으니 등기부등본이 쌔삥이란 뜻이다.


빌라에 살면서 부동산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고 임장을 다니며 다음에 아파트로 간다면 어느 아파트로 갈 수 있을지 청사진도 그려봤다. 원래는 내 집을 마련하는 게 목표였지만 공부를 할수록 내 집 마련 그 너머의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확실한 건 매도가 쉽지 않다. 2020년 상승세를 타고 서울 아파트는 물론, 빌라 거래도 상승한 적이 있으나 빌라는 서울권역이 오르고 수도권 외곽이 오르고 그 이후에나 움직일까 말까하다. 가격 상승도 여의치 않고 거래도 잘 되지 않는다.


지금은 전세사기 이슈로 인해 빌라 전세는 물론 매매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우리 부부 역시 새로운 도약을 위해 빌라를 팔려고 부동산에 내놓았으나 몇 번 집을 보러 오시는 손님은 있어도 매매로까지 이어지지 않고 있다.


다음 스텝은 빌라를 매도한 자금으로 부동산 투자를 해보는 것이었는데 계획대로 되고 있지 않으니 지금까지 모은 자산으로 부동산 투자를 시작하는 것이다. 눈여겨 보는 지역 시세도 계속 보고 있는데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라 망설여진다.


청약을 위해 혼인신고도 하지 않고 계획적으로 내 집 마련을 준비하던 사람들에 비해 뒤쳐졌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빌라는 사는 게 아니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다 맞는 말이지만 나는 이미 빌라를 살고 그 이후 3년이 지났다.


이미 끝난 선택에서 문제점을 찾고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이전의 일을 후회하며 자책하며 끝나는 것보다 건설적이라 생각한다. 원하던 타이밍에 집을 사지 못해서, 영끌해서 등 여러 집 문제로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은 시기다. 경험하지 않고도 아는 자는 현명하다고 했지만 경험을 통해 배우는 게 사람이 아닐까.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에게 지금의 근심, 걱정이 더 나은 삶을 향한 첫 걸음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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