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그림이란 무엇일까.
답은 없지만 그린 사람의 확신이 담긴 그림을 보면 좋다고 느끼는데, 내 그림엔 늘 확신하지 못한다. 건식 재료로 드로잉을 할 때면 더 조심스럽다. 입시 때부터 내가 그리는 선에 자신이 없었다. 지금도 누군가 내가 그린 선을 보고 내 어설픔을 알아챌까 봐 겁이 난다. (그 두려움의 시작은 명확한 답이 있는 그림을 그려야 했던 입시 때문이기도 하다.) 그림에 생각을 담는 일도 그렇다. 늘 자신이 없기에 소극적이다. 많이 드러내기보다는 표현하지 않게 되니 그림에는 이야기가 줄어든다.
어떤 그림을 그리고 싶은가에 대해 생각해본다. 벽에 걸어두기 좋은 그림, 작은 그림이지만 공간에 조금이나마 안락함을 줄 수 있는 그림이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