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매니저의 주요 업무와 업무 환경에 대하여
'커뮤니티 매니저'라고 하면, 어떤 사람이 떠오르나요? 그들은 무슨 일을 하고, 현재 어떻게 일하고 있을까요?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가장 먼저 던진 질문은 현재 하고 있는 업무와 업무 환경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인터뷰에 참여한 7명의 '커뮤니티 매니저'들은 한편으로는 그 공간 규모와 특성, 운영 형태 등에 따라 업무 내용과 환경에서 조금씩 차이가 있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 차이에도 불구하고 공통된 부분이 많았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커뮤니티 매니저의 주요 업무와 업무 환경에 대해서 보다 집중적으로 다루어보려 합니다.
물론 각 공간의 성격과 특성에 따라 '커뮤니티 매니저'가 하는 일은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민간위탁으로 운영되는 커뮤니티 공간의 경우 담당 행정 기관에 제출하는 각종 행정 문서 작성과 관리가 업무량과 중요도에 있어서 핵심을 차지하는 반면, 민간 비즈니스형 코워킹 스페이스의 경우 '커뮤니티 매니저'의 세일즈와 고객 관리가 업무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기도 합니다.
입주자 관리, 시설 관리, 세일즈와 마케팅, 프로그램 기획운영 등 광범위한 일을 다루고 있어요. 그중에서도 특히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건 시설 관리, 고객관리 및 세일즈 관련 업무이고, 커뮤니티 빌더로서의 역할은 약한 편이에요.
- 인터뷰이 A (민간 비즈니스형 코워킹 스페이스 운영, 경력 3년 차)
기본적으로 공간 운영 및 관리와 함께, 공간을 기반으로 다양한 행사, 축제, 프로그램 기획과 운영, 그리고 대외 협력 등을 담당하고 있어요. 공공에서 조성한 공간을 위탁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각종 행정 업무, 문서 작업 등도 상당한 편이죠.
- 인터뷰이 D (민간위탁형 서울시 문화 공간 운영, 경력 4년 차)
공간에 방치된 쓰레기를 치우는 일부터,
완성도 있는 공간을 위한 시스템과 정책을 만드는 일까지
하지만 여러 세부적인 차이에도 불구하고 인터뷰에 참여한 대다수의 '커뮤니티 매니저'들은 공통적으로 매우 광범위한 업무들을 동시다발적으로 처리하고 있었습니다. 물리적인 공간을 유지 관리하는 일에서부터 커뮤니티 빌딩과 그를 위한 각종 프로그램 기획 및 제작까지, 다양한 차원을 넘나드는 일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는 거죠.
공간 컨디션 관리, 대관이나 입주 관리, 프로그램 운영 관리, 판매 상품 매출 관리 등 공간에 관련된 전반적인 업무를 모두 담당하고 있어요. 기기가 고장이 나면 해결하는 일부터 공간 이용자들의 특성이나 패턴을 분석하는 일까지, 전부 제가 하는 일이죠.
- 인터뷰이 F (민간 복합 문화공간 운영, 경력 1년 차)
공간 기획과 운영과 관련된 모든 일을 하고 있어요. 멤버십제로 운영되는 공간이라 새로 멤버로 가입하고 싶다는 분들을 인터뷰하기도 하고, 공간 인테리어, 홍보, 청소 등도 제 업무예요.
- 인터뷰이 G (1인 기업형 민간 코워킹 스페이스 운영, 경력 3년 차)
내가 해야 하는 혹은 할 수 있는 업무가 다양하고 많다는 것. 그건 일하는 사람에게 때론 즐거움과 활력이 되기도 하지만, 때론 업무상 어려움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특히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커뮤니티 매니저'는 광범위한 업무로 인한 정체성 혼란과 전문성에 대한 고민을 공통적으로 안고 있었습니다.
제 성향상 집중력이 좋지 않은 편이에요. 그래서 오히려 '커뮤니티 매니저'로서 다양한 일을 하는 게 저한테는 재미있더라고요. 하다가 집중력이 떨어지면 다른 일을 하는 식이죠. 물론 단점도 있어요. 워낙 다양한 일들 하다 보니, 제가 하는 일이 어떤 건지, 전문성이 있다면 어떤 건지 가늠하기가 어려워요.
- 인터뷰이 C (민간 위탁형 서울시 청년 공간 운영, 경력 3년 차)
업무가 굉장히 다양하고 많아요. 이용객들을 응대하고, 각종 행정사무 문서를 만들고, 축제나 프로그램도 운영해야 해요. 네트워킹 파티 준비를 위해 풍선을 불다가, 공간 임대정책을 만들려고 부동산에 시세를 수소문하고 다니기도 해요. 일이 이리저리 널뛰는 거죠. 그렇게 이것저것 일을 닥치는 대로 하다 보면 ‘내가 대체 뭘 하고 있는 거지?’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아요.
- 인터뷰이 D (민간 위탁형 서울시 문화 공간 운영, 경력 4년 차)
이러한 어려움은 각 공간마다 소수의 인력만이 배치된다는 점에서 더욱 가중되곤 합니다. 인터뷰에 참여한 '커뮤니티 매니저'들이 운영 관리하는 공간은 면적 측면에서는 작게는 약 40평에서 크게는 약 200평에 이르렀고, 이용자 규모에서는 적게는 20명의 고정적인 입주자 관리에서부터 많게는 하루 이용객이 약 2,000명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세부적인 공간의 특성 차이에도 불구하고, 현장에 배치된 인력 규모는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공간이 크든 작든, 공간의 이용자 수가 많든 적든, 인터뷰에 참여한 '커뮤니티 매니저'들은 주로 혼자 혹은 둘이서 일하는 경우가 대다수였습니다.
저희는 각 지점별로 2명씩 상주 인력이 배치되어 있어요. 예전에 일하던 공간에서는 주로 혼자 모든 걸 담당했었는데, 일을 하다 보니 최소한 2명씩은 한 공간에 배치되어야 하는 것 같아요. 규모가 크든 작든, 동시에 해야 하는 일들이 많거든요.
- 인터뷰이 A (약 200평 규모 공간 운영, 약 130여 명의 입주자 관리)
주로 커뮤니티 매니저로 역할을 하는 건, 저와 다른 팀원, 이렇게 2명이에요. 회사에서 지금 운영하고 있는 공간이 2곳이에요. 그래서 저와 다른 팀원이 출근하는 지점을 일주일에 2-3일씩 번갈아가면서 관리하는 형태죠.
- 인터뷰이 B (각각 약 100평, 130평 규모의 2개 공간 운영, 약 35여 명의 입주자 관리)
공간에 주로 상주하고 있는 인력은 세 명이예요. 카페 운영을 담당하는 2명의 바리스타와, 공간 운영을 기획 총괄하는 저, 이렇게요.
- 인터뷰이 F (약 180평 규모의 공간 운영, 일 이용객수 약 300명~500명)
'커뮤니티 매니저'로 하는 일은 매우 반복적이면서도 불규칙적이에요.
'커뮤니티 매니저'가 일하는 방식과 특성을 이야기함에 있어서는, 물리적인 공간을 다룬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계속해서 사람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공간을 운영 관리한다는 건, 공간과 사람이 뒤섞이며 만들어내는 각종 소음과 움직임, 그리고 언제 어떻게 발생할지 모르는 각종 위기 상황을 대비해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온 신경을 곤두세운 채 일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어떤 일을 하는 와중에도 말이죠.
'커뮤니티 매니저'로 하는 일은 매우 반복적이면서도 불규칙적이에요. 매일 손님들이 약 100명~200명 가까이 찾아오는데, 매번 다양한 이슈들이 발생하고 그걸 수시로 해결해나가야 해요. 시간과 몸을 써가면서, 여러 변수에 대응해야 하죠.
- 인터뷰이 F (민간 복합 문화공간 운영, 경력 1년 차)
물론 각 공간에 얼마나 물리적으로 종속되어 있는지, 그로 인하여 업무상 자유도 및 집중도가 얼마나 제약되는지 등은 '커뮤니티 매니저'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운영하는 공간을 잠깐 비우는 일 하나도 어려운가 하면, 누군가는 마냥 그렇지만은 않다고 했습니다.
운영하는 공간과 사무실이 분리되어 있어요. 도보로 10분 정도 거리에 떨어져 있죠. 아무래도 코리빙 하우스는 입주자들의 사적인 공간이기 때문에, 필요할 경우에 공간에 방문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에요. 그렇지 않은 대부분은 사무실에서 보내고요. 그래도 보통 1주일에 1번 이상은 코리빙 하우스에 직접 방문하는 것 같아요. 물론 처음에 공간을 새로 만들고 운영을 막 시작했을 때는, 지금의 업무환경과는 정말 달랐어요. 처음에 약 3개월 동안은 저도 사람들과 함께 살았거든요. 그래야 어떻게 커뮤니티가 만들어지고 움직이는지 알 수 있으니까요.
- 인터뷰이 E (코리빙하우스 운영, 경력 5년 차)
월요일을 제외하곤 멤버십에 가입한 누구나 지문인식으로 24시간 공간을 이용할 수 있는 형태예요. 그래서 굳이 제가 출퇴근을 할 필요가 없고, 늘 공간을 지키고 있지도 않아요. 실제로 제가 공간에 체류하는 건 길어봤자 하루에 1시간 정도예요.
- 인터뷰이 G (1인 기업형 코워킹 스페이스 운영, 경력 3년 차)
하지만 대부분은 공간에 상주하면서, 계절과 날씨에 따라 수시로 영향을 받는 공간의 컨디션을 일정하게 유지하면서도, 끊임없이 오가는 사람들을 응대하고, 그 속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이슈들을 대응하면서도, 주어진 다른 업무들(이를테면 어떤 사업과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관련 콘텐츠를 제작한다던지, 비용을 결산한다던지, 대외 협력 관계자와 미팅을 한다던지 등 수많은 일들)을 집중해서 처리해야 하는 환경에 놓여 있었습니다.
프론 데스크(Front desk)에 앉아 있으면, 불쑥불쑥 치고 들어오는 일이 많아요. 그런 일들을 하나씩 처리하다 보면, 일의 흐름도 끊기고, 한 가지 일에 깊게 집중하기도 어려워요.
- 인터뷰이 A (민간 비즈니스형 코워킹 스페이스 운영, 경력 3년 차)
저는 이 일이 마치 마라톤 같아요.
시간과 에너지를 잘 안배해서 써야 해요.
그런 가운데 인터뷰에 참여한 '커뮤니티 매니저'들은 각자 가능한 선에서 조금이라도 집중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나름대로 자조적인 대안을 강구하고, 시도하고 있었습니다.
요즘은 일주일에 1번씩은 다른 커뮤니티 공간에 출장을 가서 일을 하는 편이에요. 다른 공간들을 둘러보거나 직접 인터뷰를 하며 참고를 하거나, 미뤄둔 업무나 커뮤니티에 대한 고민을 하곤 해요. 그렇게 온전히 혼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 인터뷰이 A (민간 비즈니스형 코워킹 스페이스 운영, 경력 3년 차)
저는 이 일이 마치 마라톤 같아요. 시간과 에너지를 잘 안배해서 써야 해요. 초반의 시행착오들을 거치다 보니, 이제는 공간 운영 스케줄과 다르게 제 근무 스케줄을 잡아서 일하고 있어요. 공간은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월요일 휴무) 운영되지만, 그와 별도로 저는 월요일~금요일로 근무요일을 바꿨고요. 공간 오픈 시간은 12시지만, 저는 9시에 출근해서 조용히 제가 할 일들을 집중해서 처리하고 6시에 퇴근하곤 해요. 공간 마감 자체는 바리스타가 대신 담당을 해주고요.
- 인터뷰이 F (민간 복합 문화공간 운영, 경력 1년 차)
그렇다면 현장에서 이렇게나 다양한 업무들을 복합적으로 다루고 있는 '커뮤니티 매니저'들은 어떻게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을까요? 7명의 현직자들과 함께한 릴레이 심층 인터뷰에서 함께 나눈 두 번째 주제는 '커리어 유입 경로'입니다. 다음 편을 기대해주세요!
다음 편 소개
3. 커리어 유입 경로에 대하여
BY 나무 CCO & Co-Founder
다양한 삶의 방식과 공존 사례를 연구하고, 실험합니다. 루시드폴의 노랫말을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