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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케이션 마켓 Oct 20. 2016

영화 <걷기왕> 촬영지

뛰지 않아도 괜찮아

                

<출처 : 영화 걷기왕>
[영화 걷기왕] 뛰지 않아도 괜찮아


영화 <걷기왕>은 인천 강화도에서 태어나 어린 나이에 선천적 멀미증후군을 얻어 세상의 모든 교통 수단을 이용하지 못하는 만복(심은경)이 왕복 4시간의 멀고 먼 등교를 하며 시작된다.

<출처 : 영화 걷기왕>

고등학생인 만복(심은경)은 진로에 대해 고민은커녕 뭘 해야 할지도, 하고 싶지도 않아 보이는 상황에서 담임 선생님(김새벽)의 추천으로 ‘경보’를 시작하며 난생 처음 '꿈'에 첫 발을 내딛는다.

<출처 : 영화 걷기왕>
<출처 : 영화 걷기왕>

대부분의 촬영이 인천 강화도에서 이뤄졌지만 실제 촬영된 학교는 문산에 위치한 수억고등학교에서 진행됐다. 


‘경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끌어가기에 깔끔한 운동장과 트랙이 필요했고 주변이 논밭으로 이뤄져 도심처럼은 보이지 않은 로케이션으로 적합한 곳을 찾은 것이다.


하지만 만약 실제 강화군에 위치한 학교에서 촬영했다면 어땠을까?

<인천 강화군 소재 학교>

실제 촬영된 고등학교와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 트랙이 없는 운동장과 비교적 작은 규모의 학교로 만약 <걷기왕>을 이곳에서 촬영했다면 '꿈'에 대한 노력을 위해 달리는 학생들의 모습이 다소 소박하게 스크린에 비춰졌을 것이다.


그렇기에 '전국 체전'을 목표로 목숨을 걸고 운동하는 수지(박주희)나 육상부 친구들의 눈에 뚜렷한 목표보단 공부는 하기 싫어서 육상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만복(심은경)에게 차가운 눈빛을 보내는 장면 등 '땀과 열정의 공간'으로는 더욱 크고 좋은 외관의 학교가 필요했던 것이다. 

<출처 : 영화 걷기왕>

주 로케이션으로 ‘학교’를 택한 이유는 뚜렷하다. ‘꿈과 진로’ 앞에서 고민하고 방황하며 ‘노력’을 강요받던 환경은 누구나 공감하는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걷기왕>에는 ‘꿈’을 가진 여러 명의 캐릭터를 보여주는데 그 중 만복(심은경)과 절친인 지현(윤지원)은 만복(심은경)과는 전혀 다른 또렷한 꿈을 가지고 있다. 바로 ‘공무원’이다.

<출처 : 영화 걷기왕>

‘공무원’이란 꿈을 가진 지현(윤지원)에게 담임 선생님(김새벽)은 더 큰 꿈을 갖고 노력해야한다며 다그치는데 이런 장면들에서 ‘더 빠르게’, ‘더 열심히’를 외치는 사회에 ‘그래야 하는 이유’를 되묻듯 대답한다.


“왜 힘든데 버텨야 돼요? 힘들면 쉬어야죠.”
“저는 그냥 칼퇴하고, 집에서 맥주나 한 잔 때리면서 살거에요.”


강화도를 천천히 거닐다.


<걷기왕>은 강화도의 친숙하고 아름다운 시골 전경을 만복(심은경)의 발걸음을 통해 맘껏 보여준다.

<출처 : 영화 걷기왕>
<출처 : 영화 걷기왕>

왕복 4시간이라는 등교 시간을 걸으며 산과 바다는 물론 전봇대가 깔린 도로마저 예쁘게 비춰진다.

<인천 강화군, 배경이 된 도로>

<걷기왕>을 연출한 백승화 감독에겐 로케이션을 강화도로 선정한 중요한 이유가 있었다. 서울까지 걸어서 하루 이틀 안에 갈 수 있는 거리라는 점과 옛스러운 시골 모습과 현대적인 도시의 모습이 모두 담겨있다는 점이다.

<출처 : 영화 걷기왕>
<출처 : 영화 걷기왕>

만복(심은경)이 짝사랑하는 효길(이재진)과 버스 정류장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도 강화군 오두리의 실제 버스 정류장에 미술 세팅을 추가해 촬영됐다.


또한 <걷기왕>에는 나오지 않지만 강화도에 가면 꼭 들러야 하는 숨겨진 명소가 한 군데 있다. 바로 망월돈대 앞에 있는 바닷가다.

<인천 강화군, 망월돈대 앞 바닷가>

망월돈대는 인천시의 문화재이자 유명한 관광지이지만, 그 앞에 있는 바닷가는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자연이 만든 바닷가와 갈대밭이 멋진 조화를 이뤄 몽환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이다.


뛰어야 하는 이유


<출처 : 영화 걷기왕>

영화 <걷기왕>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왜 그렇게 열심히 뛰고 있나요?”


혹시 자신을 희생해가며 세상의 기준에 맞추기 위해서는 아닌지. 스스로 노력을 강요하며 진정 소중한 나 자신은 잃어가는 건 아닌지 말이다. 다시 한 번 <걷기왕>은 이야기 한다.


조금 천천히 가도 괜찮아요. 라고.


사람과 공간을 잇다. LOMA

로케이션 마켓

by. 로케이션 매니저 방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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