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 국가 기간산업, 단기 주가에 의사결정 흔들리는 지금 구조 안 돼
※본 콘텐츠의 원문의 전체 버전은 로지브릿지 웹진(바로가기)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유통 물류 최신 트렌드 받기 : 클릭(방문)
●지난 트렌드 콘텐츠 읽기 : 클릭(방문)
요즘 들어 세계 주요 국가들이 해운 산업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은 ‘존스 액트’(Jones Act)라는 법을 통해 자국 해운사를 철저히 보호하고 있고, 중국은 국영 선사인 COSCO를 앞세워 주요 항만의 지배권을 확보하며 해상 패권을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독일의 DHL은 현재는 민영화된 기업이지만, 한때 정부가 전략적으로 지분을 보유하며 운영했고, 지금도 글로벌 물류 역량 자체를 자국의 국가 경쟁력 자산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전 세계 무역의 90% 이상이 해상운송을 통해 이뤄진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공급망이 흔들릴 때, 해운이 멈춘다면 국가 경제도 함께 멈출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세계는 해운을 단순한 산업이 아니라, 국가 경제의 ‘방어선’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그에 반해, 대한민국은 최근까지 HMM의 민간 매각을 추진해 왔습니다. 하림과 독일의 글로벌 선사 하파그로이드가 인수 후보로 거론되었고, 실사까지 진행된 바 있죠. 하림은 과거 팬오션을 회생시킨 경험이 있지만, 글로벌 선사를 장기적으로 이끌 수 있는 전문성이나 전략적 안목 측면에서는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하파그로이드는 세계 5위 선사로 확실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외국계 기업에게 한국의 전략 선복이 넘어가는 것은 곧 해운 주권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있었습니다. 결국 HMM 매각은 단순한 지분 이전을 넘어, 국가 물류의 근간을 뒤흔드는 사안이었습니다. 당시 저희도 LX판토스를 포함한 후보들의 적합성에 대해 논의한 바 있지만, 지금 돌아보면 민영화가 무산된 것이 결과적으로 다행스러운 결정이었다는 판단이 듭니다.
HMM은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인 2만4천 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운영하는, 대한민국의 유일한 국적선사입니다. 2020년 이후 투입된 이들 선박은 한국의 수출입 물류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는 한편, 전시나 위기 시에는 전략 물자의 수송 능력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팬데믹 기간 중 전 세계적으로 선복이 부족하던 시기, HMM은 정부 요청에 따라 마스크와 반도체 장비 등 주요 품목의 긴급 수송에 기여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는 단기 수익을 추구하는 민간 소유 체제에서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HMM은 단기 이익에 좌우되지 않고, 국가 전략 아래에서 안정적으로 운영되어야 할 자산입니다.
이미 현대그룹과의 자본 관계가 끊어진 지 오래인데도, 여전히 ‘현대상선(HMM, Hyundai Merchant Marine)’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HMM은 더 이상 한 기업집단의 자회사가 아닙니다. 국가 전략 산업의 핵심을 담당하는 공공적 성격의 조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정체성과 역할에 걸맞은 새로운 이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안하는 명칭이 KMM(Korea Marine & Mobility)입니다. COSCO나 NYK처럼 자국 정체성을 전면에 내세운 해운 브랜드들이 이미 국제적으로 강한 위상을 갖고 있듯이, KMM이라는 이름은 해운뿐만 아니라 내륙운송, 항공, 철도를 아우르는 통합 모빌리티 전략 자산으로의 확장을 의미합니다.
여기에 더해, K-브랜드가 갖는 신뢰와 국가적 상징성까지 결합된다면, 대한민국의 해운과 물류는 세계 시장에서도 한층 더 명확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 고유의 문화와 언어를 반영하면서도 국제적으로 통용 가능한 브랜드 명칭, 그것은 단순한 이름이 아니라, 국가 물류 전략의 정체성을 담은 하나의 상징이 될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yAjbb37tm68
‘상장폐지’라는 단어에 막연한 불안을 느끼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하지만 반드시 나쁜 선택은 아닙니다.
예컨대 커넥트웨이브는 2023년 상장을 자진 폐지한 뒤, 지배구조를 유연화하고 경영 전략을 재정비해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사례입니다.
사실 이런 구조는 세계적으로도 낯선 일이 아닙니다. 싱가포르의 PSA는 세계 1위 항만운영사이며, 이는 싱가포르 정부 산하 투자청(GIC)과 국부펀드 Temasek(테마섹)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습니다. Temasek은 정부가 100% 지분을 갖고 있지만, 내부는 민간 방식의 경영 시스템으로 운영되며, 투자 포트폴리오에는 전략 자산부터 민간기업까지 폭넓게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모델은 정부가 소유권을 유지하되, 시장의 논리와 책임경영을 병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사우디 아람코도 유사한 구조로, 정부가 과반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면서 일부 지분을 민간에 공개하고, 국제 자본시장과 연결된 형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결국 상장을 유지하지 않더라도, 또는 완전히 국유화하지 않더라도, 국가가 해운을 기간산업으로 인식하고 전략적으로 통제하면서도 민간과의 협력을 통해 자율성을 부여하는 방식은 충분히 실현 가능합니다. 국민연금, 산업은행, 전략 민간 파트너가 공동으로 지분을 분산 보유하고, 공정한 가치 평가를 기반으로 자발적 구조조정이 이뤄진다면, 국가적 전략성과 시장 자율성이 동시에 담보된, 새로운 형태의 운영 모델이 가능할 것입니다.
●계속 읽기: https://www.logibridge.kr/product/daily465
#HMM #해운산업 #KMM #국적선사 #해운주권 #한국물류 #공급망보호 #초대형컨테이너선 #글로벌물류 #전략자산 #공공물류 #국가해운 #국가전략산업 #민영화논란 #국부펀드 #Temasek #PSA #해상운송 #DHL #COSCO #NYK #JonesAct #LX판토스 #브랜드전략 #국가경제방어선 #상장폐지 #책임경영 #국가기간산업 #모빌리티전략 #해운리더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