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Q(Minimum Order Quantity). 생각해 보셨나요?
열심히 개발한 우리의 제품.
이제 세상에 나갈 준비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아직 시장의 반응을 알 수가 없어 소량만 만들고 싶습니다.
생산업체에 찾아가 이런저런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업체가 이 단어를 이야기하기 시작하자 입이 막혔습니다.
바로 MoQ(Minimum Order Quantity)입니다.
벌써 5번째 글이네요. 이번 글부터 생산성 관련 글을 하나씩 써 나가려고 합니다.
회사일이 정신이 없다 보니 글을 길게 쓰기가 어려워 글이 좀 짧네요 ㅎ
MoQ 그게 뭐지?
MoQ는 Minimum Order Quantity약자, 우리말로는 최소 주문 수량이라고 합니다. 도대체 이게 뭔데 막판에 나타나 우리를 괴롭히는 걸까요?
MoQ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잠시 내 상황을 접어 두고 논리적으로 생각해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생산 Line이 있다고 합시다. 그 생산 라인이 돌기 위해서는 장비가 투입되고, 공정별로 필요한 인원이 투입이 되어야 합니다. 생산라인을 가동하는 데는 전기도 들어가고요.
이러한 생산라인이 효율적으로 돌아가려면 최소한의 작업 시간이나 생산물량 등이 답보되어야 합니다. 생산 업체는 이러한 생산과정에서 손해 보지 않는 물량을 주문자에게 요구하게 됩니다. 바로 MoQ입니다.
MoQ의 다양한 압박
MoQ는 단지 제품 생산 시에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MoQ는 부품을 구입할 때부터 문제로 나타나게 됩니다. 거의 대부분의 부품 업체들은 자신들의 부품에 대한 최소 주문 수량을 지정해 놓고 있습니다.
이 최소 주문 수량은 손해를 보지 않는 최소한의 숫자인 경우도 있고, 원재료 수급 때문인 경우도 있으며, 패키지 문제 때문인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원재료를 구매했는데 그 재료가 모두 소진되려면 특정한 수량을 만들어야 하는 경우 그 수량을 MoQ로 정하기도 합니다.
반도체의 경우 대부분 위에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이 릴로 공급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 저 1개의 릴에 작게는 몇백 개에서 2~3천 개까지 부품이 담기게 되죠. 보드에 부품을 심는 SMT 공정의 경우 저 릴 자체가 걸리게 되기 때문에 부품을 잘라서 공급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경우 반도체 업체는 저 릴 단위로 부품을 가져가라고 하죠. 다른 부품의 경우도 패키지에 담기는 부품의 수를 MoQ로 지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MoQ를 설정하는 데 있어 이런 경우들 말고도 다양한 조건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즉, 남의 MoQ 가지고 왈가왈부하기 어렵다는 거죠.
문제의 또 하나는 이 부품들마다 MoQ가 다르다는 겁니다. 만일 부품이 시중에 흔한 부품이라면 소량으로 구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습니다.(대부분 소량으로 구할 때는 MoQ로 구입할 때 보다 비쌉니다.) 하지만 많은 부품들이 MoQ 단위로 사야 하는데 이 숫자가 생산업체의 MoQ과 맞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나는 3000대의 제품을 만들려고 하는데 제품 1대에 1개 들어가는 어떤 부품의 MoQ가 2000개인 경우에 별수 없이 4000개 분의 부품을 사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는 것이죠.
만일 그 부품이 싼 부품이라면 크게 문제가 없겠지만 비싼 부품의 경우에는 이어서 계속 제품을 생산하지 않는다면 이런 상황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사실 지속적으로 생산하는 업체는 이런 부분이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이 초기에 유통채널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소량생산을 하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고, 제품 자체도 쌓아둘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이 부분이 문제로 이야기되는 것이죠.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많은 경우 몇 개 업체가 연합해서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부품을 구입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물량도 확보하여 가격을 줄이는데도 도움이 되고 남은 부품을 같이 사용할 수도 있겠죠.
사업을 위해 우리는 몇 대나 만들어야 하는가
그렇다면 이런 MoQ로 인한 위험부담을 최소화하려면 어떤 부분을 생각해야 할까요?
일단 지금 진행하고 있는 사업을 위해 얼마나 많은 제품을 쥐고 있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합니다.
가장 좋은 경우는 초도 물량에 대해서 소화해 줄 수 있는 구매처가 있는 경우입니다. 이렇게 되면 지속적인 생산을 고려할 수 있겠죠. 이러한 경우가 아니라면 제품을 시장에 얼마나 깔지, 얼마만큼의 시간에 팔 수 있을지 예상해 보아야 합니다.
만일 제품을 오프라인에 유통할 수 있다면 좋은 게 기본적으로 매장에 깔리는 물량이 있다는 것입니다. 각 매장별로 전시하거나 재고를 가지고 있을 숫자가 나오겠지요. 그리고 실제 판매될 예상 숫자와 재고로 가지고 있을 숫자도 검토해야 합니다. 이런 숫자 모두를 생산업체가 만들 제품 수량으로 대응해야 하니까요.
그리고 실질적인 제품과 부품의 MoQ를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만일 MoQ가 과잉한 부품이 있다면 추가 생산 때 소진하거나, 소량만 구할 수 없는지도 검토해 봐야 할 것입니다. 이 부분을 살펴볼 때는 다음 편에 이야기할 Lead time도 함께 고민해야 하죠.
물론 앞에서 말한 것처럼 같이 부품을 소진해줄 회사가 있다면 공동구매를 통해 이런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 업체가 얼마나 소진해 버릴지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는 거죠.
오늘은 최소 주문 수량, MoQ에 대해서 떠들어 보았습니다. MoQ는 제품을 생산하거나 부품을 사오거나 할 때 꽤나 귀찮게 하는 문제입니다. 예상치 못한 손실을 일으키기도 하고, 별 수없는 재고를 안도록 만들기도 합니다. 지속적으로 생산하지 않는다면 이 부분을 한 번에 해결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마케팅, 영업, 구매 등 여러 측면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고 해법을 찾아간다면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다음 편에서 생각나는 또 다른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