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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이스 Dec 24. 2021

포르테 디 콰트로 '그땐 그랬지'

포르테디콰트로 토크 콘서트, 블루스퀘어, 2021. 11. 14.

그땐 그랬지!


  이런 시작은 처음이었다. 무대 상수 쪽에 펍 분위기의 바가 있고 하수 쪽엔 피아노와 건반, 드럼이 놓여있다. 모던한 재즈 바 같은 무대가 너무 예뻐서 감탄하고 있는데, 포근하면서도 발랄해 보이는 카디건을 입은 네 남자가 불쑥 무대로 나왔다. 훈정이 형, 현수 군, 태진 군, 벼리 군은 다짜고짜 이 콘서트는 지금 녹화되어 스트리밍 중이라고 하더니 각자 따로 논다. 그러더니 어느새 모여서 컵 차기를 한다. 공연 전 무대 오르기 전에 하는 몸 풀기라며 평소 하던 대로 컵 하나를 갖고 넷이 모여 재기처럼 차고 논다. 공기의 저항을 덜 받기 위해 컵 바닥에 구멍을 뚫어야 한다는 벼리 군의 디테일한 설명까지 곁들여졌다. 이들은 컵 차기에 매우 진심인 편인데, 이런 식으로 평소에 100개까지 찬다는 말과 달리 10개를 넘기지 못한다. 관객 앞이라 긴장되어 그렇다는데, 몇 번을 시도한 끝에 (이걸로 시간을 허비할 수 없으니) 깔끔하게 포기했다. (후에 드림 콘서트 준비 동영상을 보니 진짜 이들은 제법 컵 차기를 잘한다. 아주 땀을 뻘뻘 흘려가면서. ㅎㅎ)  


  평소 말끔한 정장 슈트 차림이었던 것과 달리, 오늘 네 남자는 깜찍한(?) 카디건을 장착하고 나왔다. 특히 훈정이 형과 벼리 군은 깐부답게 무늬가 흡사한 카디건을 입었다. (아주 깜찍함!! ㅋㅋ)


♪ ODISSEA

  오래간만에 들어서 살짝 울컥했다. 포디콰 하면 오디세아고 오디세아 하면 포디콰다. 포르테 디 콰트로의 탄생과 함께 한, 말이 필요 없는 곡이다.


  그들은 노래 한 곡을 끝내더니 또 각자 흩어진다. 피아노를 치는 훈정이 형, 드럼 치는 태진 군, 벼리 군은 난데없이 플루트를 들었고, 현수 군은 건반 악기 앞에 섰다. 사실 그들은 능숙하게 악기를 연주하진 않았다. (ㅋㅋ) 저렇게 더듬더듬 뭘 하나 싶었는데, 결국 귀에 박힐 정도로 익숙한 '오징어 게임’ 멜로디를 잠깐 들려주고 끝낸다. 이 토크 콘서트의 콘셉트는 ‘자유분방과 두서없음’인가. (ㅋㅋㅋㅋ)


  오늘 토크 콘서트는 이제 다섯 살이 된 포르테 디 콰트로의 지난날을 추억하며 이야기하는 일종의 재롱잔치다. 각자 소장하고 있던 미공개 자료들(사진들과 동영상)을 많이 방출할 거라고 한다. 이 깜찍한 잔치는 제주 펍디콰에서 시작된 토크 콘서트를 회상하며 본격적으로 포문을 열었다.    


  1집 수록 곡 중 하나의 데모 테이프를 들려줄 텐데 누구 목소리인지 맞춰 보라고 한다. 듣자마자 첫 음에 알겠다. 윤종신 프로듀서가 직접 가이드한 오늘 그대. 포디콰에겐 정말 미안하지만, 난 포디콰 노래 중 유일하게 이 노래를 종종 스킵한다. 멜로디와 화음은 너무 좋은데 가사가 닭살스럽다. 어쩔 땐 소름까지 돋는다. 다른 노래 가사 중에서도 더 노골적이고 달달한 게 있지만, 이 노래는 가끔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닭살스럽다. 이 노래에 얽힌 얘기가 한창인데 갑자기 무대 위 경고등에서 사이렌이 울린다. 토크가 길어지니 그만하고 노래하는 신호인 것 같다. 이런 요상한 장치까지 해놓다니. (ㅋㅋ)


♪ 오늘 그대

  가사가 소름 끼치게 닭살스럽지만 모처럼 무대에서 들으니 너무 좋다.


  포디콰가 홍콩 갔을 때 찍은 사진에 이어, 「걱정 말아요 그대」 출연 당시의 회상으로 넘어갔다. 마지막 순간을 부를 때 우는 훈정이 형을 다시 보니 새삼 울컥한다. 훈정이 형은 (저런 적이) ‘어디 한 두 번인가~’ 하면서 멋쩍어하는데, 이 형은 노래하면서 자주 눈시울을 붉힌다. 은근히 여린 형이다.


  ✰ Can’t take eyes off you 안무 연습 사진에 살짝 터졌다. 훈정이 형과 현수 군과 태진 군의 간절한 몸부림(?)이 사진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건 직접 봐야만 한다. 말로는 설명 불가. (ㅋㅋㅋ)


  취중 토크 인터뷰를 끝내고 넷이 롯데월드 간 얘기는 언제 들어도 웃긴다. 이 롯데월드 영상은 너무 재밌어서 나도 몇 번이나 봤는데, 형은 아틀란티스 타며 (성대 다칠까 봐) 큰 소리도 못 내고 신음소리만 냈다고 한다. 끝나고 내리면서 영혼까지 두고 온 듯한 훈정이 형의 얼굴은 잊을 수가 없다. 이것의 그의 인생의 마지막 롤러코스터가 됐다고 한다. (푸하하하~)          


  SSG닷컴 광고를 패러디한 프로모션 영상이 줄줄이 방출되는데.. 진짜 빵 터졌다. 예전에 몇 번이나 봤는데도 새삼 너무 웃긴다. 포디콰는 정말 정색하고 관객들을 웃기는 재주가 있다. ‘미쳤나 봐~’ 프로모션 영상을 본 훈정이 형의 한마디에 또 빵 터졌다. 다시 보니 어이없나 보다. 이들에겐 삭제하고 싶은 흑역사 일지 모르겠지만 나에겐 평생 소장하며 울적할 때마다 꺼내보고 싶은 보석(?) 같은 영상이다.


  쿠르즈의 추억은 그동안 콘서트에서 종종 들었는데, 이번엔 작정한 듯 멤버들의 디테일한 증언이 이어졌다. 일단 늘 유쾌하고 밝은 현수 군은 쿠르즈 선장님과 탁구 쳤는데 이겼다며 좋아한다. 역시 현수군답다! (그의 해맑음 인정!) 벼리 군은 배에서 멀미에 시달리던 메이크업 실장님이 형들을 다 끝내고 자기 얼굴에 손을 대는 순간 욱~ 오바이트해서 좀 상처 받았다고 한다. 단지 타이밍이 기가 막혔을 뿐인데.. (ㅎㅎ) 기상 악화로 인해 모두 심하게 뱃멀미를 했다고 한다. 쿠르즈에서 내렸을 땐 또 육지 멀미에 고달팠다고 하니, 이 쿠르즈 에피소드는 앞으로도 종종 회자될 것 같다.


♪ STELLA LONTANA

  크루즈에서 배 멀미를 하며 불렀던 노래라고 한다. 무대 정면 스크린엔 파도에 흔들리는 배 영상이 출렁거렸다.


  뒤이어 ✰클래시카 음반을 녹음한 프라하 녹음실 사진과 태어나서 처음 돈 주고 사용한 화장실이라 현수 군이 기념으로 찍었다는 화장실 사진이 나왔다. 포디콰의 동영상과 사진들은 많이 봤지만, 이런 개인 소장 사진들은 처음이다. 내기에 져서 68만 원어치 식사를 산 태진 군의 모습도 보인다. 5년째 억울해하는 중이라고.. (ㅎㅎ)


  드디어 일본 영상이 방출됐다. 사실 일본 공연보다는 공연 전후 그들의 사적인 모습이 궁금한데, 일본에서 찍은 영상도 꽤 많이 봤다. 특히 막내라인(태진+벼리)의 쇼핑 영상을 몇 번 본 거 같은데, 이번에 방출된 건 처음 보는 동영상이다. 멤버들이 일본 시내를 걸어가는데, 현수 군이 뒤뚱거리며 걷는다. 시부야에서 신주쿠까지 세 시간 정도 걸어가는데.. (에휴~ 그냥 차를 타지, 왜 그런 무모한 짓을..) 현수 군이 헬스장에서 데드리프트 하다 다쳐서 몹시 아팠다고 한다. 처음엔 어딜 다쳤는데 몰랐는데, 그의 디테일한 설명이 이어지는 동안 자꾸 경고등이 울리는 걸로 봐서 부위가 짐작됐다. (ㅋㅋ 경고등은 토크 수위가 위험할 때를 대비해 중간에 끊으라고 장치해 놓은 것 같은데 현수 군 얘기 중에 계속 울렸다.) 현수 군은 너무 고통스러워서 엄마한테 전화해 혹시 유전이냐고 묻기까지 했다는데(ㅎㅎ), 약을 사서 뿌린(?) 후 거짓말처럼 통증이 사라졌다고 한다. 현수 군의 부상투혼과 고통에 대한 간증의 시간(훈정이 형 피셜)이 끝나고 노래가 이어졌다.


♪ DESTINO

  마스크를 쓴 관객들이 이 신나는 노래에 추임새를 넣을 수 없자, 멤버들이 알아서 셀프로 추임새를 넣었다.


  우유빛깔 고훈정!

  귀염둥이 김현수!

  트라스빠 손태진!

  영혼충전 이벼리!


  춤에 대한 부심은 전혀 없는 팀이기에 흥겨운 멜로디에도 그들은 비교적 점잖은 무대 매너를 고수한다. 대신 관객들이 들썩였는데, 이번엔 그럴 수 없어서 아쉽다.


  버스킹 했던 추억담에 이어, ✰테스형 을 연습하는 동영상이 이어졌다. 트로트 DNA를 지닌 태진 군 때문에 심수봉 선생님(태진 군 이모할머니) 콘서트에 특별 게스트로 섰던 포디콰다. 그동안 공개되었던, 혹은 공개되지 않았던 추억과 뒷얘기를 그들은 아낌없어 끄집어내어 관객들과 나누었다. 굵직한 야외 공연을 할 때마다 폭우가 쏟아져 ‘폭우디콰’라는 별명도 얻었다는 건 오늘 처음 알았다.


♪ 달빛 - 고훈정

  솔로 무대의 스타트는 훈정이 형이 끊었다. 작년 가을에 공연한 뮤지컬 「아킬레스」의 넘버 ✰달빛. 두 번 본 작품인데, 형 노래를 들으니 또 보고 싶다. 형의 음성은 달빛 그 자체다!


*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팬들이 궁금해하는 걸 대답해주는 시간이다. 이런 깨알 같은 코너도 준비했다니.. (ㅎㅎ)


Q 개인적으로 힘든 곡은?

- 훈정이 형: ‘도시의 오페라’와 ‘길’

  형은  언플러그드 피날레 콘서트에서 ‘길’을 부르다 음이탈 한 사건(?)을 얘기하며 살짝 격앙됐다. 아직도 그때 일을 생각하면 분한가 보다. (ㅎㅎ)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그 부분을 부르는데 음 이탈이 났다고 한다. 그동안 형의 뮤지컬과 포디콰 콘서트를 수십 번 직관했는데, 형이 음 이탈한 적은 한 번도 없어서 의외이긴 하다. 물론 내가 눈치 못 챈 것일 수도 있지만. 아무튼, 형은 아무렇지 않은 척 노래를 이어가는데 옆에서 (애써 참는 듯했지만) 웃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 모습에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나서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다음 곡 ‘이름에게’를 부를 때의 심정은 ‘분노’ 그 자체였다고.


  언플러그드 앙코르 콘서트까지 가고 마지막 피날레 콘서트는 못 갔는데, 그 공연에서 일어난 참사(?)였던 모양이다. 좀처럼 보기 힘든 훈정이 형의 음 이탈 영상을 보고 싶긴 하지만, 그가 그토록 분노했다고 하니 이 영상은 굳이 찾아보지 않을 것이다. 형에 대한 의리로.(ㅋㅋ)


Q 손태진 인상이 바뀐 것 같은데..

  치아 교정 중이라고 한다. 전혀 몰랐는데 1년이 넘었다고 한다. 자세히 보니 정말 앞니가 예전에 비해 가지런해졌다. (ㅋㅋ) 난 포디콰에 무한한 애정을 갖고 있지만 의외로 그들의 외모 변화엔 둔감하다. 그냥 머리색이 바뀌었네, 갈수록 젊어지고 멋있어지네 정도로만 생각할 뿐. 감쪽같이 몰랐는데 벼리 군도 치아 교정 중이라고 한다. 멤버 중 자연 미남은 현수 군뿐이라니. (ㅎㅎㅎㅎㅎㅎㅎ)


♪ 깊어지네 - 손태진

  태진 군이 이번에 솔로 미니 앨범을 냈다. 솔로로도 부르고 또 웬디(레드벨벳)와 듀엣으로도 부른 ✰깊어지네를 들려줬다. 훈정이 형 말처럼 디즈니 애니메이션 OST 같은 느낌의 노래다. 가사도 너무 아름답고, 태진 군의 부드럽고 포근한 음색과 잘 어울리는 멜로디다.



Q 김현수에게 안경이란?

  얼굴의 심장! 안경은 현수 군의 제2의 심장이라고 한다. 시력교정술을 한지 꽤 됐는데 알이 없는 안경을 쓰고 다닌다고 한다. TV예술무대에 안경 벗은 모습으로 출연한 적이 있는데, 그걸 보고 본인이 충격(?) 받아 계속 쓰기로 했다고. 그래서 ‘안경 안면 이식 설’이 떠도는 중이라고 한다. (ㅋㅋ)


  3년 전 현수 군이 토크 콘서트에서 얘기했던 ‘어쩌라고 털맨’의 후일담을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은가 보다. 현수 군은 그 후 그 분과 연락을 한 적은 없지만 가끔 생각난다면 아무쪼록 잘 지내셨으면 한다는 말을 남겼다. (ㅎㅎ)  


♪ 내가 그린 나의 나라 - 김현수

  현수 군은 공연 중인 뮤지컬 「창업」의 넘버 내가 그린 나의 나라를 열창했다. 이성계 역을 하다가 정도전으로 역을 바꿔 공연 중이라고 한다. 이성계를 연기하기엔 너무 어려서라는데, 뮤지컬 배우인 훈정이 형은 한 작품에서 중간에 배역을 바꾸는 건 흔치 않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했다. 이성계를 연기하는 김현수는 두 번 봤는데 정도전을 연기하는 김현수는 어떨지 궁금하다.


Q 이벼리는 공연 중 세 멤버의 아무 말을 관망하면서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 벼리 군: 다음에 부를 노래를 생각합니다!

  벼리 군다운 대답이다. 벼리 군은 팀에서 랩과 비트박스를 담당하고 있다는데, 포디콰 공연에 랩과 비트박스가 나올 일은 거의 없다는 게 문제. 참, 곧 벼리 군 단독 콘서트를 한다고 한다. 단독 공연에선 랩과 비트박스를 원 없이 하려나. 이왕이면 벼리 군이 단독 앨범을 내고 콘서트를 했으면 좋겠다.


♪ (장미 여관의) 당신의 입장 – 이벼리

  벼리 군은 곳곳에 숨어 있는 좋은 노래를 찾아내는 재주가 있다. 이 노래도 벼리 군 음성으로 들으니 담백하면서도 힘찬 게 너무 좋다. 혹시 벼리 군이 단독 앨범을 내게 된다면, 꼭 이 노래를 커버했으면 한다.


Q 새 앨범은 언제 나오나?

  포르테 디 콰트로의 다음 앨범을 궁금해하는 관객들에게, 멤버들은 새 앨범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며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완성도 높은 앨범을 만들려 노력하는 중이라고 한다. (태진 군 피셜) 거대한 것이 오고 있다는 말에 객석이 술렁거렸다. 도대체 ‘거대한 것’이란 무엇일까. 그동안 하지 않았던 포디콰만이 할 수 있는 음악을 보여줄 거라는데 대체 그 ‘포디콰만이 할 수 있고 한 번도 하지 않았던 거대한 것’이 무엇인지 궁금해 미칠 것 같다. 이번 앨범은 몇 개나 사재기해야 하나, 벌써부터 고민 중이다. 콘서트 기다리는 것보다 더 설렌다.    


Q 멤버들만 있는 단톡방이 있겠죠?

  물론 그들만의 단톡방이 있다고 한다. 그냥 사건 같은 거 터지면 확인하는 용도라는데..(ㅎㅎ) 대체로 무미건조하다고 한다. 누가 사진을 올려도 시큰둥한 반응이고. 남고생들의 톡방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하니.. (ㅋㅋㅋㅋㅋ)


Q 포디콰의 공식 컬러?

  골드? 공식 컬러 그런 게 있었나? 몰랐다! 오늘 포디콰에 대해 자잘한 것들을 많이 알게 됐다. (ㅎㅎ)


Q 내 마음을 도대체 어떻게 가져간 거죠?

  이 질문을 읽는 훈정의 형의 얼굴은 혼자 보기 아까울 정도다. 애써 감정을 자제하지만 어쩔 수 없이 삐져나오는 웃음과 민망함을 감추는 복잡 미묘한 표정.  ‘노래 아닐까요?'라는 멤버들의 대답에 훈정이 형은 진지하게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포디콰의) 아무 말에 빠졌을 수도 있다고... (푸하하하하~~~ 근데 신빙성 있다! 묘한 중독성으로 나도 모르게 빠져드는 그들의 아무 말 대잔치!)


  이어지는 눈 코 입을 따로 모자이크 한 사진을 보고 누구인지 맞추는 *눈코입 퀴즈가 이어졌다. *가사 듣고 노래 제목 맞추기는, 포디콰 노래 가사를 다양한 사람들이 낭독하는 걸 듣고 제목을 맞추는 게임이다. 중간에 거짓말 탐지기도 등장했지만 시간 관계상 벼리 군만 두 번 하고 흐지부지 됐다. 관객들의 즐거움과 웃음을 위해 멤버들은 최선을 다해 역대급 추억담과 아무 말을 마구마구 방출했다. 객석에서 큰 웃음소리와 함성이 터져 나오자 벼리 군은 (시국이 시국인 만큼) 조금만 자제를 부탁드린다고 정중히 얘기했다. 바이러스만 아니라면, 마스크만 아니라면 마음껏 즐길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마지막으로 그들은 한 번 더 앞날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4집 준비를 잘해서 완성도 있는 앨범을 내놓겠다고 했다. 지금 시대에 맞게, 기대가 되는 곡들로 채울 것이라고 한다. 현수 군과 벼리 군이 살짝 스포 한 바에 의하면, 포디콰는 단 한 번도 같은 시도를 한 적이 없었던 만큼 4집은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새로운 도전일 것이라고 한다.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로 설레었는데, 현수 군이 ‘포디콰의 세계화로~’하는 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앉을 것 같았다. 혹시 이들은 해외 활동을 준비하는 것인가. 그들이 승승장구하며 넓은 세상으로 뻗어나가는 것은 좋지만, 그러면 네 남자를 더욱더 보기 힘들게 되는 것 아닌가. K크로스오버 열풍을 기대하지만, 포르테 디 콰트로를 내 발로 찾아갈 수 있는 무대에서 자주 볼 수 없는 건 슬프다.


  정장과 맞바꾼 발랄함으로, 5년의 시간이 만들어 낸 추억과 깨알 TMI를 방출한 포디콰의 두 번째 토크 콘서트가 끝났다. 한동안 콘서트에서 듣기 힘들었던 노래를 마지막 앙코르까지 선곡해 들려주며 그들은 다음을 기약했다. 5년 동안 쌓인 포르테 디 콰트로의 추억 후일담은 ‘그때 그랬지’하며 마무리됐다. 언제 또 이런 콘서트를 볼 수 있을까. 노래에 압사당할 것 같은 콘서트도 황홀하지만 오랜만에 분출한 그들의 아무 말과 아무 몸짓에 많이 웃고 즐거웠다. 4집과 함께 하루빨리 콘서트장에서 다시 보고 싶다. 포디콰..


♪ PANIS ANGELICUS

♪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노래가 끝나고  남자가 무대 뒤로 사라져도 한동안 일어날  없었다. 시네마 파라디소 노래와 함께 무대  스크린에 그들의 지난 시간이 베어있는 사진들이 계속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인터넷에서 검색해도   없는, 멤버들과 스태프 소장 사진들인  같다. 왠지 울컥했다. 그들에게 스며들었던 지난 시간이 새삼스러웠고, 포르테  콰트로에 대한 마음이 더욱 깊어지는 느낌이다.


   마음이 깊어지네~~ 하늘이 높아질수록~

  세상 모든 꽃이 하늘 바라보듯~

   그대만 향해있네~~


  얼른 태진 군 노래를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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