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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구치로 떠나는
일본 소도시 여행

by 온더로드

에어서울이 일본 우베 노선을 운항하기 시작했다. 인천에서 1시간 20분. 한적한 시골에서 온천을 즐기고, 100년 역사를 지닌 마을을 거닐며, 복어 요리를 맛보자. 48시간이면 충분하다.


DAY1

Morning 우베(宇部)

402b31c2-3219-40d5-b31c-1ab815150987.jpg 도키와공원 동물원에서 만난 원숭이 가족. ⓒ 김잔듸

도키와 공원(常磐公園)

우베국제공항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 도키와 호수(常磐湖) 중심으로 조성된 약 1제곱킬로미터 면적의 유원지가 있다. 공원 내 식물 박물관, 야외 조각 전시, 동물원 등을 둘러보는 일정은 우베 시 여행의 필수 코스. 도키와 조각 공원은 2년마다 열리는 일본 최대 규모의 현대 조각전 ‘우베 비엔날레’의 주무대로 유명하다. 탁 트인 호숫가에는 비엔날레 입상 작품을 비롯해 약 100여 점의 설치 작품이 펼쳐져 있다. 조각품 위에 걸터앉아 망중한을 보내거나 산책로를 걸으며 사색에 빠져보자. 공원 옆엔 자연친화적인 도키와 동물원도 자리한다. 야생 환경 그대로를 재현하기 위해 철망 대신 호수를 사이에 두고 동물과 사람이 교감하도록 설계했다.

공원 무료(동물원 입장료 500엔), 9:30am~5pm, 화요일 휴무, tokiwapark.jp



Afternoon 나가토(長門)


모토노스미이나리 신사(元乃隅稲成神社)

7eda4322-1159-418b-8fec-7e3010023044.jpg 붉은 도리이를 통과하면서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전해온다. ⓒ 김잔듸

푸른 바다와 초목 사이에 나란히 세운 123개의 붉은 도리이(鳥居, 신사 입구를 장식하는 빨간 기둥)는 모토노스미이나리 신사의 상징이다. 이곳의 매력은 해안 언덕으로 이어지는 123개의 도리이를 통과할 때 알게 된다. 바다 절벽에 자리한 신사의 비경은 2015년 CNN이 꼽은 ‘일본 최고의 아름다운 풍경 31선’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여우 신을 모시는 신사에는 소원을 비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눈여겨볼 곳은 참배길 출구에 5미터의 기둥(최근 더 높아졌다) 오오도리이(大鳥居). 기둥 꼭대기에 달린 보전함에 동전을 던져 들어가면 원하는 바가 이루어진다고.

長門市油谷津黄498.


오미지마(青海島)

638e581b-e621-48c1-b6be-5bdb65ef7044.jpg 해식 동굴과 절벽, 기암이 장관을 이루는 오미지마 섬. ⓒ 김잔듸

나가토 시 북부 센자키(仙崎) 만 해상에는 16나한이 우뚝 서있다. 약 40킬로미터 둘레의 오미지마는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자연이 빚은 해식 동굴과 절벽, 나한을 닮은 16개 기암으로 독특한 풍경을 자아낸다. 현지인은 대부분 스쿠버다이빙을 즐기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한겨울에도 수온이 높아 잠수가 가능하며 진귀한 산호초를 발견할 수 있다고. 아기자기한 방갈로가 늘어선 섬 중앙 시즈가우라 포구를 지나 자연연구로를 따라가면 섬 전체를 한눈에 내려다보는 전망대가 나온다. 숲속 전망대에 서서 변화무쌍한 해안 경관을 하염없이 바라보다가 섬을 일주하는 유람선을 타고 해식 동굴에 좀 더 가까이 접근해보자.

海上アルプス.


나가토 유모토온천(長門湯本温泉)

233657e4-fd34-41de-adff-5517c539445a.jpg 유모토온천 마을은 1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 김잔듸

잔잔하게 흐르는 오토즈레(音信) 강을 중심으로 고즈넉한 료칸이 양쪽에 늘어서 있고, 좁게 난 골목으로 유카타를 입은 여인이 종종걸음으로 등장한다. 전차가 지나갈 때마다 건널목에서 아득한 종소리가 들린다. 나가토 유모토온천 마을은 일본 영화 속에 등장하는 소소한 전원 풍경과 닮아 있다. 짧은 여정 안에서 현지인의 료칸 문화를 온전히 심취하기엔 이만한 동네가 없다는 얘기다. 부드러운 온천물에 몸을 담그고 정갈하게 차린 가이세키 요리를 맛본 뒤, 전통 다다미 방에서 하루를 마무리하자.

나가토 유모토 야마무라 별관(ゆとりの宿 山村別館) 1만7,580엔부터, y-bekkan.jp



DAY2

Morning 미네(美祢)


아키요시다이(秋吉臺) & 아키요시도(秋芳洞)

e4a477ac-d7e2-4c8f-9631-684795fcb223.jpg 아키요시 동굴을 빠져나오면 천혜의 비경이 드러난다. ⓒ 김잔듸

드넓은 고원에 크고 작은 석회암 기둥이 점점이 구릉을 메운다. 일본 최대 규모의 카르스트 대지 아키요시다이는 대지 깊숙이 약 3억5,000만 년의 역사를 품고 있다. 고생대 산호초가 지각변동으로 지상에 밀려나와 표면의 일부가 지상에 드러나게 된 것. 오랜 세월 빗물에 침식되어 제멋대로 깎인 모습은 대지에 작품을 남긴 듯하다. 아키요시다이 지하 약 100미터에는 8.9킬로미터에 이르는 동양 최대의 석회 동굴 아키요시도가 숨어있다. 석회암이 지하수에 녹아 형성된 종유석과 석순이 ‘황금 기둥’, ‘백만 장의 접시’ 등 예술품처럼 자리하며, 기이한 동굴 박물관 을 탐험하듯 둘러볼 수 있다.

동굴 입장료 1,200엔, 8:30am~4:30pm, korean.karusuto.com


LOCAL’S TASTE 갓파소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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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요시도 출구에서 이어지는 수공예 상점 거리에는 미네 시의 명물인 갓파소바가 있다. 뜨겁게 달군 기왓장에 올린 녹차면을 쯔유 소스에 적셔 먹는데, 면의 쫄깃함과 바삭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독특한 식감을 자랑한다. 야스토미아(安富屋), 갓파소바 1,000엔, 秋芳町秋吉344



Afternoon 시모노세키(下關)


쵸후 성하마을(城下町 長府)

70044c96-0210-4a86-983a-a2f287e432dc.jpg 사계절 꽃이 만발하는 쵸후 모리 저택의 정원은 관람객이 쉬어갈 수 있도록 개방한다. ⓒ 김잔듸

에도시대 무사의 거주지였던 쵸후 마을은 고대 문헌에 등장할 정도로 유서가 깊다. 토담과 기와를 정갈하게 올린 옛 주택 골목에는 여전히 고즈넉한 분위기가 흐른다. 수많은 사무라이가 오갔던 돌길을 천천히 걷고 오리가 유영하는 물길을 내다보며 산책하는 것이 쵸후 마을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이다. 쵸후는 이 지역을 다스렸던 무사 가문의 이름. 가문은 흥망을 거듭하다 1903년 14대 쵸후 모리(長府毛利)가 돌아와 이곳에 집을 짓고 정착했다고 전해온다. 쵸후 모리 저택은 현재 정통 무가 양식을 엿볼 수 있는 박물관처럼 운영한다. 조용히 집안을 둘러보다가 사계절 꽃이 만발하는 정원을 바라보며 말차 1잔을 마시자.

입장료 200엔, 말차 400엔, 9am~5pm, 長府惣社町4-10


가라토 시장(唐戶市場)

f2513ebd-91e7-4b17-8f22-82d81fb1d188.jpg 가라토 시장 1층에는 각종 해산물이 먹음직스럽게 올라간 초밥이 펼쳐져 있다. ⓒ 김잔듸

야마구치 현 최서단에 위치한 시모노세키는 간몬 해협을 두고 규슈와 마주보고 있다. 시모노세키 가라토 부두에서 연락선을 타고 후쿠오카 현 기타큐슈까지는 단 5분. 엘레베이터를 타고 지하 55미터 정도 내려가 바닷속 터널을 통과해 현을 넘나들 수도 있다. 덕분에 항구 주변은 두 현을 오가는 여행객과 바다에서 막 끌어올린 수산물을 실어 나르는 일꾼으로 늘 붐빈다. 가라토 시장이 열리는 날이면 분위기는 안팎으로 더욱 어수선하다. 각종 해산물과 수산가공품을 유통·판매하는 수산시장인데, 야마구치 현의 명물인 복어도 대부분 이곳을 거쳐 간다고. 여행객에게 인기는 단연 1층에 늘어선 초밥 가게의 행렬이다. 손바닥 절반 크기의 두툼한 생선이 툭 올라가 있는 초밥 1점에 100엔~300엔. 일회용 접시를 받아 원하는 만큼 담은 후, 바다를 배경 삼아 어디에서든 앉아 먹을 수 있다.

금~일 8am~3pm, 唐戸町5-50, karatoichiba.com


카이쿄칸(海響館)

1b4399a1-add1-41a2-96b1-c19e6e6e644f.jpg 펭귄이 헤엄치는 모습을 구경하는 카이쿄칸 해중터널. ⓒ 김잔듸

카이쿄칸은 간몬 해협에 사는 바다 생물과 가까이 만날 수 있는 장소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4층에 올라가면, 관람객 눈높이(3번째 계단)에 맞춰 수조 배경 전면에 간몬 해협이 펼쳐지는데, 마치 실제 바닷속을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수조 안에는 간몬 해협에서 건져와 일본 식탁에 오르는 고등어, 전어, 복어, 돔 등이 쉼 없이 헤엄친다. 2010년 칠레 국립 산티아고 메트로폴리탄 공원과 상호 협력해 수족관 내에 펭귄 구역도 조성했다. 해중터널에서 머리 위로 날아가듯 지나가는 펭귄 무리를 감상하거나 조련사를 따르는 펭귄의 재롱을 구경해보자.

입장료 2,000엔, 9:30am~5:30pm, kaikyokan.com



일본 야마구치 여행 노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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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에서 우베국제공항 직항편은 에어서울(flyairseoul.com)에서 운항 중이다. 우베국제공항에서 가장 가까운 JR열차역은 도보로 10분거리. 공항에서 시내까지 버스, 기차가 운행되고 있지만 배차간격이 긴 편이다. 이동시간 단축을 위해서는 자동차 여행을 추천한다. 공항 옆에 렌터카 업체가 모여있어 편리하다.

에어서울이 인천~우베 노선을 신규 취항했다. 월, 수, 토요일 주3회 운항하며, 1시간 20분 정도 걸린다. 위탁수화물은 23킬로미터까지 가능하다. 에어서울 항공기는 좌석 사이의 간격이 넓고, 개인 모니터를 장착해 동영상 시청을 할 수 있다. 또한 기내 안전 영상을 웹툰 형식으로 제작해 이색적인 재미를 선사한다. 2017년 3월25일까지 운항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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