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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과 속초의 맛집

 권다현 ・ 사진 권다현, 조지영


1. 못밥을 아시나요? 서지초가뜰

© 권다현

지금의 강릉시 난곡동 일대를 일컫는 서지골은 예부터 쥐가 곡식을 모은다고 할 만큼 넉넉하고 풍요로운 마을로 유명했다. 강릉 지역에서 손꼽히는 양반 가문인 창녕 조씨 일가가 조선 중기 임진왜란을 피해 이곳에 자리 잡았는데, 서지초가뜰은 그 종가에서 운영하는 향토 음식점. 식당 이름은 ‘서지골의 작은 초가’란 의미다. 종부의 손으로 재현한 못밥은 과거 모내기 때 일꾼에게 내던 음식으로, 하루 종일 허리를 숙이고 일하는 이들을 위해 소화가 편하고 육체적 피로를 풀어줄 수 있는 식자재로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명태 아가미를 이용해 만든 김치와 깍두기가 함께 나온다. 한마디로 강릉 지역의 독특한 음식 문화가 담겨 있어 단순한 맛 이상의 가치를 지닌 밥상이다. 농한기에 이웃과 나눠 먹던 질상과 예부터 강릉 사람이 특별히 여긴 ‘사위 첫 생일상’ 등 지역 특색과 문화를 두루 만날 수 있는 메뉴가 다양하다.


+ 못밥 1만5,000원, 질상 2만 원

+ 033 646 4430

+ 강릉시 난곡길76번길 43-9.


2. 메밀로 만든 차진 막국수, 본가동해막국수

강릉에는 유독 막국수 맛집이 많다. 그중에서도 연곡면에 자리한 본가동해막국수는 담백한 육수와 묵직한 면발 때문에 시내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도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이 많다. 점심 시간에는 대기표를 받아야 할 정도. 식당은 한적한 시골에 자리한 가정집을 개조한 곳으로, 좁다란 골목과 그 옆으로 펼쳐진 논밭 풍경이 들어서는 길부터 정겹고 푸근한 분위기다. 막국수는 적절히 숙성시킨 메밀 반죽으로 뽑은 면발 덕분에 담백하면서도 차진 식감을 자랑한다. 이 집 주인장은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막국수의 달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고기를 듬뿍 넣어 우려낸 육수는 고소한 맛과 향이 일품. 비빔막국수에는 강릉의 향토 음식 중 하나인 명태식해를 올려 새콤하면서도 알싸한 맛을 완성한다. 국내산 오겹살로 야들야들하게 요리한 수육도 빼놓을 수 없는 인기 메뉴다.

+ 막국수 6,000원

+ 매달 둘째·넷째 화요일 휴무

+ 033 662 2263

+ 강릉시 연곡면 성안길 47-3.


3. 순두부가 짬뽕에 빠진 날, 동화가든

© 권다현

바닷물을 간수로 쓰는 초당순두부는 갓 만든 뜨끈한 두부를 별다른 양념 없이 담백하게 즐길 때 가장 맛있다. 자극적 음식에 길든 젊은 여행자에겐 콩 본연의 맛이 자칫 심심하게만 느껴질 수도 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동화가든에서 개발한 것이 바로 짬뽕순두부. 얼큰한 짬뽕 국물과 부드러운 순두부가 어우러져 색다른 맛이 탄생했다. 오징어와 홍합 등 각종 해산물을 듬뿍 넣은 국물은 머리가 찡할 만큼 매콤하지만 순두부가 부드럽게 뒷맛을 잡아줘 금세 1그릇을 뚝딱 비우게 된다. 특히 비가 오거나 눈이 내리는 날 창밖으로 우거진 솔숲을 바라보며 먹으면 국물 맛은 더욱 끝내준다. 단, 점심 식사 메뉴로만 판매하기 때문에 늦어도 오후 3시까지는 방문해야 맛볼 수 있다. 주인장이 직접 담아내는 청국장도 냄새가 순하고 맛이 깔끔해 단골손님이 즐겨 찾는다.

+ 짬뽕순두부 8,000원, 얼큰순두부 7,000원

+ 033 652 9885

+ 강릉시 초당순두부길77번길 15.


4. 항아리에 나오는 감자옹심이, 미선이네

© 권다현

감자옹심이는 강릉을 대표하는 향토 음식 중 하나로, 감자를 갈아서 걸러낸 건더기에 녹말을 섞어서 먹기 좋게 새알 크기로 빚은 후 육수에 넣고 푹 끓여낸다. 감자의 담백한 맛과 옹심이 특유의 쫀득한 식감 덕분에 강릉 현지인이 즐겨 먹는 별미다. 헌화로 끝자락에 자리한 미선이네는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한결같은 손맛으로 일부러 찾아오는 단골이 많은 옹심이 전문점이다. 작은 항아리에 한 입 크기로 빚어낸 쫄깃한 옹심이와 메밀국수를 곁들여 더욱 푸짐하다. 심곡항 근처에 자리해 신선한 해조류로 만든 밑반찬도 이 집만의 자랑.

+ 감자옹심이 5,000원(2인분부터 주문 가능), 감자부침 3,000원

+ 033 644 5883

+ 강릉시 강동면 헌화로 663-1.


5. 물회와 우럭미역국의 찰떡궁합, 장안회집

© 권다현

강릉 사천항에 자리한 장안회집은 현지인이 손꼽는 물회 맛집으로 여름이면 종일 손님이 북적일 만큼 인기가 좋다. 이곳에선 주로 쫄깃한 오징어와 씹을수록 고소한 물가자미를 횟감으로 쓰는데, 최근 동해안의 오징어 수확량이 줄어들면서 물가자미를 내는 날이 더 많아졌다. 물회를 주문하면 우럭미역국 1그릇이 넉넉하게 딸려 나오는데, 오랜 시간 푹 끓여낸 깊은 맛이 일품이라 물회 못지않게 찾는 사람이 많다. 게다가 물회 양념의 매운맛을 중화시키는 데도 효과 만점. 물회 건더기를 모두 먹은 후 소면을 넣으면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

+ 오징어(혹은 가자미) 물회 1만2,000원 우럭미역국 1만 원

+ 9am~8pm, 월요일 휴무

+ 033 644 1136

+ 강릉시 사천면 진리항구길 51.


6. 명태회를 얹은 속초식 냉면, 낙천회관

© 권다현


예부터 동해안 일대에선 명태가 풍부하게 잡혀 이를 활용한 음식이 다양하게 발달했다. 속초식 회냉면에도 명태회가 들어간다. 속초식 냉면은 주로 고구마 전분을 이용해 면을 뽑기 때문에 쫄깃한 면발이 특징. 여기에 매콤하면서도 씹는 맛이 좋은 명태회를 곁들이면 더욱 풍부한 식감을 즐길 수 있다. 현지인 사이에서 손꼽히는 회냉면 맛집인 낙천회관은 30년에 이르는 오랜 세월 동안 속초 사람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해장 음식으로 회냉면을 찾는 단골도 꽤 있어, 이른 아침부터 식당 안이 북적인다. 이곳 냉면을 맛있게 즐기려면 육수는 조금만 붓고 함께 나온 무채를 먹을 만큼 얹은 후 설탕 2스푼을 넣어서 비빌 것. 다른 곳에서는 맛보기 어려운 꿩 만두와 소고기아롱사태수육도 인기 메뉴다. 냉면에 만두와 수육을 함께 묶은 세트 메뉴를 선택하면 모든 음식을 고루 맛볼 수 있다.

+ 명태회냉면 7,000원

+ 10:30am~9pm

+ 033 632 1567

+ 속초시 중앙로 61.


7. 커피의 명가(名家), 보헤미안

© 조지영

강릉이 커피의 고장으로 명성을 날리기 시작한 데는 보헤미안의 영향이 컸다. 이곳을 지키는 은발의 노신사는 다름 아닌 박이추 선생. 우리나라 핸드드립 커피 역사의 산증인이라 할 수 있는 그는 커피 마니아 사이에서 전설로 통하는 인물이다. 원래 운영하던 안암동 카페를 정리하고 지난 2004년 강릉으로 터전을 옮겼다. 이후 강릉에는 자연스레 커피거리가 생겨났고, 해마다 커피 축제가 열릴만큼 누구보다 커피를 사랑하는 도시가 되었다. 오죽하면 강릉에선 시골 할머니도 핸드 드립 커피를 내려서 마신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까. 박이추 선생은 지금도 직접 원두를 로스팅하고 오랜 세월과 경험이 묻어나는 묵직한 향의 커피를 내린다. 최근엔 사천으로 향하는 길목에 박이추 커피공장이란 이름으로 두 번째 카페를 열었다. 보헤미안의 짧은 영업시간 때문에 아쉽게 발길을 돌리곤 했던 여행자에겐 희소식이다. 이곳 테라스에 앉으면 바다와 해송을 바라보며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바다 내음과 솔 향이 은은하게 어우러져 커피 맛도 더욱 풍부하게 느껴진다.

+ 핸드 드립 커피 5,000원

+ 목요일 8am~5pm, 금·토·일요일 8am~3pm

+ 033 662 5365

+ 강릉시 연곡면 홍질목길 5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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