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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정화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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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shaPark Sep 08. 2021

내 몸의 정화

Day1_비우기

언젠가부터 필터없이 사진을 찍지 않고, 동료와 같이 택시를 타면 엄마와 아들이 아니냐는 소리를 듣고, 밝고 예쁜 옷에는 손이 가지 않고 몸빼 바지와 검은색 옷들만 줄곧 입고, 외로움과 심심함은 배고픔과 상관없이 내 몸에 음식을 넣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여기에 전 세계적인 코로나 또한 한 몫을 더하며 방 안에서 움직이지 않고 몸에게 내 무게를 온전하게 감당하는 시간을 더 많이 주고 있었다. 운동을 좋아하고 날렵하던 내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이제는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인정하고 오랫동안 방치해오던 몸과 마음에 정화의 시간을 선물해주고 싶어졌다. 물론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지금의 모든 일들과 물건들에는 관성이 작용되고 있어서, 마음하고 몸하고는 따로 방향성을 가지기 쉬웠기 때문이다. 우선은 이 폭주기관차에서 내리거나 멈추거나 해야했다. 이 무거운 몸의 관성을 어떻게 멈출 수 있을까?


그냥! 멈추자.

체중계에 올라가서 내 현실을 직시하는 시간을 추가하고, 하루 중 잠깐 멈추는 시간을 시작으로 늘 당연하게 먹고 배고프지 않아도 먹고 심심해도 먹던 무의식적인 습관들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멈추니 선택의 여유가 생겼다. 나에게 도움이 되는 선택으로 더 채워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빈 공간은 언제나 대신 채워넣을 무언가를 필요로 한다. 디톡스에 좋다고 하는 가루를 탄 물을 마시면서, 예전 단식원에서 해본 적 있는 무작정 멈추는 시간, 아무 것도 먹지 않고 물과 소금만으로 몸의 정화를 시작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배가 많이 고프지 않았다. 맛있는 것들을 맛보고 싶은 마음은 들었지만, 지금처럼 소화에 부담이 없고, 가벼운 느낌도 나쁘지 않았다. 그렇게 나의 정화의 시간 1일차를 보냈다. 


물론 갑자기 어제까지 맥주와 칩스를 먹었는데, 모든 것을 정지 시키니 실제로 두통이 찾아왔다. 명현반응이라고 했다. 그리고 저녁에는 조금 견딜만 했다. 몸이 방향을 다시 잡기까지 어찌 편하기만 하겠는가. 결심을 하고 다시 결심을 하고 다시 결연하게 마음을 굳히는데 첫 날이 가장 어려운 것 같다. 그래도 해냈다. 첫 날은 두통 말고는 특별한 일 없이 하지만 대단한 시작점을 찍으면서 마무리 되었다. 


정화의 시작은 그저 한 마음! 

내 마음에 여유와 몸에 가벼움과 건강함을 선물해주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되었다. 

 

몸안의 독소를 흘려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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