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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shaPark Sep 24. 2021

공공서비스통역인들[PSI]의
스트레스 관련 실태 조사

이주민을 위한 공공서비스 통역인들의 스트레스 요인과 대처 방안 실태 조사

이주민을 위한 공공서비스 통역인들의 스트레스 요인과 대처 방안 실태 조사 

by 호모인테르(1) 


이번 조사는 2021.7.10., 7.14~15. 각각 1-day(사단법인 이주민센터 친구), 2-day(사단법인 이주민과 함께)로 진행된 공공서비스 통역인들의 지속적인 활동을 위한 호모인테르의 심리정서적 지원 워크숍을 위한 사전 설문을 바탕으로 이루어졌습니다.


1. 배경     


  유명한 이탈리아의 한 격언 “traduttore, traditore(translator, trator 번역하는 자, 다름아닌 배반하는 자)”처럼 발화자의 메시지를 ‘배반’하지 않고, 다른 언어로 옮기는 행위는 팽팽해지다를 의미하는 Stringer라는 라틴어에서 스트레스의 어원(2)이 비롯되었듯이, 몸과 마음에 힘이 들어가고 팽팽해지며 긴장이 되는 행위이다. 특히나 발화자들이 내 눈앞에서 하나하나를 ‘듣고’ 있고, 의료 진료나 난민 심사와 같이 한 사람의 생명, 운명과도 연결되는 일이라면 그 압박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매 순간순간이 그와 같은 극도의 긴장감으로 가득한 상황은 아니더라도 공공서비스 통역(3)의 현장은 복합적인 요소들(삼자통역, 비대칭성, 역할의 모호성 등)이 얽혀있는 장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한 맥락에서 비롯되는 스트레스 역시 적지 않을 것이다.


유명한 이탈리아의 한 격언 “traduttore, traditore(translator, trator 번역하는 자, 다름아닌 배반하는 자)”처럼 발화자의 메시지를 ‘배반’하지 않고, 다른 언어로 옮기는 행위는 팽팽해지다를 의미하는 Stringer라는 라틴어에서 스트레스의 어원이 비롯되었듯이, 몸과 마음에 힘이 들어가고 팽팽해지며 긴장이 되는 행위이다.

  

  실제로 유럽 6개국 대략 300명의 공공서비스 통역인(Public Service Interpreters: PSI)을 대상으로 한 한 연구(Baistow, 2000)에서 응답자의 반 이상(55%)이 업무와 서비스 이용자의 상황으로부터 ‘중요한 정서적 스트레스’를 경험한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의료세팅 내에서 근무하는 통역인의 업무에 대한 관점과 경험의 연구(McDowell, Messias & Estrada, 2011)’에서 미국의 남동부에 위치한 3개 주의 의료세팅에서 일하는 27명과의 인터뷰 분석을 통해 의료세팅에서 통역의 신체 정서적 부정적 영향을 주요한 테마 중 하나로 확인하였다. 한국과 역사적으로 또 지리적으로도 매우 비슷한 배경을 가진 아일랜드의 지역사회통역인 26명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요인을 분석한 연구(Daiva Guntienė, 2014)의 경우에서도 통역인의 정서적 스트레스에 대해서 주요하게 언급하며 통역의 과정 역시 이러한 스트레스 요인 분석과 감정적 반응을 다루지 않고서는 논의될 수 없다고 강조한다. 


통역인의 정서적 스트레스에 대해서 주요하게 언급하며 통역의 과정 역시 이러한 스트레스 요인 분석과감정적 반응을 다루지 않고서는 논의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이처럼 해외에서는 공공서비스 통역인이 경험할 수 있는 심리정서적인 영향과 그 요인에 대한 문헌들을 찾을 수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이와 관련된 선행 연구가 거의 전무한 상황에서 본 보고서는 공공서비스 통역인들을 대상(18명)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국내 공공서비스 통역인들의 스트레스 경험과 그 요인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2. 설문조사와 결과     

  설문은 크게 3가지 영역, 참여자 정보 및 사전 교육, 업무 시 경험할 수 있는 스트레스 요인과 통역에 미치는 영향, 대처 방법 및 관리로 구성이 되었다(4). 대상은 공공서비스 통역인으로 이번 설문에는 호모인테르의 마음 돌봄 워크숍(5)에 참여한 이들을 중심으로 총 18명이 참여하였다.     


1) 참여자 정보 및 사전 교육

  

  참여자 모두 이주 배경을 가진 통역인들로, 전원이 여성이며, 한국어 외에 베트남어 사용자가 총 참여자의 반(9명)을 차지하였다. 이어 러시아어(러시아어 사용자 중 동시에 우즈베크어 또는 키르기스어를 사용하는 통역인도 있었음), 중국어, 타갈로그어, 캄보디아어, 몽골어 사용자가 있었다.

[표1] 참여자 기본 정보

통역경험 관련해서는 10명이 5년 이상이라 체크하며,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였고, 반대로 단지 2명(1명은 통역경험 없음)만이 통역경험이 1년 미만이라고 응답하였다. 이 에 따라 통역경험이 전무한 1명의 참가자 외에는 모두가 통역 관련 사전 교육을 이수하였고, 사전 교육의 분야로는 의료와 법원 통역이 10명(경찰철 통역 교육 포함)으로 다수를 차지하며, 공공서비스 통역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영역으로 내용의 중요성이나 수요 그리고 기관에서 제공하는 교육에서도 관련 교육의 경험 차원에서도 법정통역과 의료통역에 해당하는 답변이 많다는 점을 이번 설문에서도 재차 확인할 수 있었다.

  사전에 스트레스 관련 교육의 경험 유무에 대한 항목에서는 3명을 제외한 전원이 없다고 답을 하였고, 경험이 있다고 답을 한 경우는 CS강사나 다누리콜센터에서의 교육으로 ‘통역인’에 방점이 찍히기보다는 업무 현장에서 고객 응대의 차원 또는 감정소진예방 프로그램으로 ‘상담원’에 그 초점이 더 맞추어져 있다고 볼 수 있다.     


2) 공공서비스 통역인으로서의 스트레스 요인과 영향


 ‘통역인으로서 활동하며 스트레스를 경험한 적이 있나요?’


  ‘통역인으로서 활동하며 스트레스를 경험한 적이 있나요?’라는 문항에 15명(83.3%)의 응답자가 ‘종종’또는 ‘자주’라 응답하였고, 빈도에 대해서는 12명(67%)가 ‘보통’으로 가장 많은 응답자가 있었다. 2명(11%)의 응답자는 ‘높음’이라고 체크하였다.


  그렇다면 어떠한 요인이 주된 스트레서(Stressor, 스트레스원)(6)로 작용하는지 살펴보면(복수응답), 가장 많은 응답은 바로 ‘어려운 용어와 단어들’(23.1%)(7)로서 언어적인 역량과 관련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밖에도 ‘상황에 따라 바뀌는 언어 스타일(공식/비공식, 방언 등)’ 역시 5명(9.6%)이 체크를 하며 언어적인 측면에서 오는 압박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언어적인 측면 외에 ‘발화자(이야기하는 사람)들의 부정적인 태도’, ‘강도 높은 감정적 상황들(술 취한 사람, 아동, 가정 폭력 피해자 등)에서의 통역’의 경우 총 19.2%(각각 7.7%, 11.5%)가 스트레스 원인이라고 응답하며 공공서비스 통역이 이루어지는 상황이나 내용과 관련된 점 역시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중요한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주된 스트레스 요인이 위와 같을 때, 그러한 상황(통역 업무 관련)에 계속 노출이되거나 하였을 때 통역인들에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확인하는 항목(복수 응답)은 대단히 중요할 것이다. 


  주된 스트레스 요인이 위와 같을 때, 그러한 상황(통역 업무 관련)에 계속 노출이 되거나 하였을 때 통역인들에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확인하는 항목(복수 응답)은 대단히 중요할 것이다. 이 항목에 대하여 단지 16.7%만이 스트레스가 자신의 업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답을 하였다. 또한, 55.6%(8)은 신체화(근육의 긴장, 불면증, 두통)로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보고하였다. 통역 내용이나 상황 관련, 매우 감정적이거나 외상적인 상황에서의 경험과 영향을 묻는 항목(복수 응답)에 대해 참여자들은 ‘공감한다’, ‘짜증 난다’, ‘잊으려고 노력한다’, ‘피로감을 느낀다’라는 응답에 각각 11.8%(피로감을 느낀다는 9.8%)(9)의 응답수를 보이며 정서, 인지, 신체적 측면에서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 공공서비스 통역인으로서의 스트레스 대처 방법(Coping)과 기관의 지원


  우선 현재 사용하고 있는 스트레스 대처 방법으로는 주로 감정적/관계적(음악, 친구들 만나서 이야기 나누기, 함께 여행, 재밌는 예능 보기), 신체적(맛있는 음식, 수면, 신나는 음악에 댄스, 걷기) 측면의 방법을 사용하고 있었다. 반면 “그냥 참는다”, “잊으려고 노력한다”, “별다른 대책이 없다”로 답을 하며 다소 수동적인 대처 방법만을 가지고 있는 응답자도 3명이 있었다(10).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에서 ‘기관으로부터 지원을 받은 경험이 있나’란 항목에 대해서는 아쉽게도 설문 참여자 전원이 ‘없다’라고 답을 적은 반면, 필요성에 대해서는 15명(83.3)이 ‘그렇다’라고 답을 하였다. 통역 수행 능력과 스트레스와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역시 참여자들의 15명(83.3%)이 관계가 있다라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3. 결론 및 제언


  본 설문을 통해 스트레스가 가장 컸던 상황으로 언급된 상황을 몇몇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았다: “부부 상담 통역을 진행할 때, 서로 자기 이야기만 하고 (상담가가) 묻는 질문에는 대답 안 함” / “발화자들간 권력의 비대칭한 상황(의사와 환자 등)”, “병원 원무과 직원들의 부정적인 태도“ / “심하게 아픈 사람”, “통역이 아니라 상담가로 생각하고 종종 부탁하거나, 상담을 원하거나 하는 일들이 있으며 그 후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던지, 책임을 묻는 다던지 행동이 따를 때” / “모르는 단어”, “빠른 속도로 전달하는 것”


  통역하면 떠올릴 수 있는 언어적인 측면이라는 기본적인 업무 관련 스트레스 요인 외에도 ‘발화자 간의 갈등’, ‘통역인에 대한 부정적 태도’, ‘감정적인 상황’ 등 인간관계에서의 스트레스 요인처럼(11) 공공서비스 통역이라는 특수성에서 비롯되는 다양한 요인들을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공공서비스 통역인 역시 경험하고 있으며, 통역 수행 능력과 신체 정서적으로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본 설문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응답자의 대다수가 스트레스 관련 교육의 경험이 없다는 것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그럼에도 아직까지 응답자의 대다수가 스트레스 관련 교육의 경험이 없다는 것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소통의 간극을 매워주는 공공서비스 통역에 대해서,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서비스이기에 마치 그림자처럼 존재하는 통역인들이 빈번하게 경험하게 되는 어려움, 갈등과 딜레마의 순간들을 놓치고 있는 우리의 시선을 반영하는 듯하다. 그리고 이러한 시선은 전반적인 통·번역 업무를 담당하는 이주노동자의 현 처우(12)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본 실태조사(13)는 호모인테르의 마음돌봄 워크숍에 참여한 참가자 위주로 설문을 진행하여 많지 않은 인원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이에 추후 연구에서는 보다 많은 참여자들을 경험을 청취 수렴할 예정이며, 이주민을 위한 통역인 외에도 난민들을 위한 공공서비스 통역인의 스트레스 경험 역시 조사를 진행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현장에서 교육과 심리정서지원을 하고 있는 활동가로서 이번 결과가 현장에서의 공공서비스 통역인들의 스트레스 관련 경험과 필요한 지원의 공백을 잘 보여주기 위한 근거로 활용되며, 궁극적으로는 기관 차원에서 보다 관심을 가지고 공공서비스 통역인들의 지속가능한 활동을 위한 마음돌봄의 실천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미주

(1) 2018년도 결성된 호모인테르[Homointer]는 2019년 서울시 NPO비영리스타트업 3기로 활동하면서 그 영역을 확장하고 정교화하여 문화다양성과 인권을 기반으로 하여 난민 이주민을 위한 통역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비영리단체입니다.

(2) Le stress est le nouveau “ mal du siècle https://www.cairn.info/le-stress--9782130564881-page-3.htm

(3) 국제표준(ISO 13611)은 “지역사회 서비스와 공공서비스 접근과 관련된 언어 간 소통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양방향 통역”이라고 개념을 정의하고 지역사회통역의 범주를 공공서비스뿐 아니라 부동산, 보험 거래 등의 비즈니스와 종교기관, 재난구호 등의 민간 서비스 영역까지 포함시켰다(이지은, 2015).

(4) The Psychological and Emotional Effects of Community Interpreting (Baistow, 2000)

(5)각 워크숍의 명칭은 다음과 같다: ‘통역인의 윤리와 자기돌봄’(사단법인 이주민센터 친구), ‘이주여성 활동가 마음건강 워크숍’(사단법인 이주민과 함께). 두 워크숍 모두 공통적으로 공공서비스 통번역(활동)가들의 지속적인 활동을 위한 스트레스 예방 및 관리, 심리정서적 지원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  

(6) Le stress est le nouveau “ mal du siècle https://www.cairn.info/le-stress--9782130564881-page-3.htm

(7) 응답수로 보면, 어려운 용어와 단어들/총 응답수 = 12/52

(8) 응답수로 보면, 신체화 증상 응답/총 응답수 = 10/18

(9) 응답수로 보면, 공감한다/총 응답수 = 6/51 ; 피로감을 느낀다/총 응답수 = 5/51

(10) 3명의 경우 통역인으로 활동간 스트레스 경험 정도에 대한 응답으로 각각 “종종”, “종종”, “자주”라 답을 하였고, 일반적으로 경험하는 스트레스 정도에는 각각 “보통”, “보통”, “낮음”으로 응답하였다. 통역 경력은 모두 5년 이상이었다.

(11) COMMUNITY INTERPRETING AND THE STRESS FACTOR (Guntienė, 2014)

(12) 이주민방송 MWTV 10년 일해도 최저임금, 공공기관 통역, 상담, 이중언어 업무 이주여성 노동자 처우개선 절실 2020.11.30. https://url.kr/wdgjaf


참고문헌

- Guntiené, D. (2014). COMMUNITY INTERPRETING AND THE STRESS FACTOR. (Master’s thesis, Queen’s univresity, Belfast, Ireland) Retrieved from

https://www.academia.edu/37336255/COMMUNITY_INTERPRETING_AND_THE_STRESS_FACTOR

- McDowell, L., Messias, D.K. & Estrada, R. (2011). The work of language interpretation in health care: Complex, challenging, exhausting and often invisible. Journal of Transcultural Nursing, 22(2), 137-147. 

- Roberts, G. (2015). Public Service Interpreters: The Emotional and Psychological Impact of Interpreting within Public Service Settings. (Doctoral thesis, Cardiff University) Retrieved from https://orca.cardiff.ac.uk/76875/1/2015robertsgedclinpsy.pdf

- Stora, J. B. (2008). Le stress. Presses Universitaires de France.

Valero-Garcés, C. (2005). Emotional and Psychological Effects on Interpreters in Public Services: A Critical Factor to Bear in Mind. Translation Journal, 9(3).

- 이지은. (2015). 커뮤니티 통역사의 역할에 대한 논의. 통역과 번역, 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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