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이하는 자세

by Pen 잡은 루이스

우리가 '새해'를 준비하는 자세는 대체로 어떤가. 지나온 365일을 열심히 곱씹으며 잘못한 것은 반성하고 아쉬운 것은 또 후회하며 새롭게 다시 시작하자는 말들을 쏟아내곤 하던데. 무엇보다 '다사다난' 했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튀어 나오는데 매년 같은 말의 반복이니 '다사다난' 하지 않은 해가 있기나 했던가 싶다.

작년에도 그랬듯 올해도 데자뷔를 느끼며 뭔가 새로운 듯 아닌 듯 목표를 정하고 다짐을 세운다. 그리곤 '작년의 나'와 '올해의 나', '내년의 나'를 철저하게 분리해 놓곤 하는데 그렇다고 내가 완전히 새로운 나로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리라. 그러니 '새해'라는 것이 모든 걸 지우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어떤 리셋 가능한 버튼이 될까 싶다. 나이가 들면서 오히려 새해를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게 됐다. 내가 나로서 살아가는 '이어하기'의 느낌에서다. 의미를 부여하자면 끝도 없을 테지만 이미 충분히 쌓인 시간과 경험, 좋았던 날과 그렇지 않았던 날을 모두 안고서 다음 장으로 넘어가는 것일 뿐.


우리의 새해 다짐은 어떠한가. 다이어트, 금연/금주, 운동, 자격증, 외국어 등 목표는 늘 다르지 않고 결과도 대개 비슷해 보인다. 누군가는 이를 성취해 내고 누군가는 작심삼일로 끝내버린다. 똑같이 365일이 흐른 뒤 우리는 또 이야기한다. "내년에는 반드시 해낼 거야"라고. 꼭 이루고야 말겠다는 어떤 묵직한 결의일 수도 있지만 다시 한번 기대해보고 싶다는 마음에 더 가까운 것이 아닐까. 실패할 수도 있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겠다는 어떤 선언 같은 것.


그 와중에도 잊지 말아야 할 인사 한마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형식적인 인사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늘 진심은 담겨있다. 적어도 내일이 오늘보다 조금은 덜 버겁기를, 다음 날은 오늘보다 조금은 나아지기를 바라는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것. 상대의 성취보다 안녕을 먼저 빌어주는 말. 많은 의미를 차곡차곡 담아서 보내는 말.


어쨌든 나는 새해를 맞이하며 괜한 큰 결심보다 부담 없이 아주 편하게 이어서 살아가보려고 한다. 갑자기 달라지지 않아도 괜찮고 어제의 나를 부정하지 않아도 괜찮으니까. 새해라는 이유로 나 자신에게 과도한 숙제를 내주지 않는 것 또한 지금까지 잘 버텨왔으니 계속 가도 된다는 의미다. 그렇게 하루를 넘기다 보면 어느새 또 한 해가 쌓여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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