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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uis lim Mar 31. 2016

이제는 말할 수 있다

Samsung의 人과 事이야기

# Introduction


내가 사는 곳, 당산에서 선릉까지 가려면 보통 50분 정도가 소요된다. 하지만, 9호선 급행 지하철을 타면 당산에서 선정릉역까지는 21분이면 된다. 정말 빠르고 편리하지만, 불편함도 있다.


불과 21분의 여정이지만 얼마나 숨 막히고 힘이 드는지... 겪어본 사람만 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며칠만 지나면 바로 다닐 만하다. 사람의 적응력이란... 놀랍다.


너무 빠르고 편리함에 불편함까지 익숙해지다.


오히려 시간이 좀 지나면 뒷사람에게 가끔 의지하고, 휴대폰도 자유롭게 만지막 거린다.

낯선 이와 몸을 접하는 일도 이제는 익숙해진다. 정말 놀라운 발전이다. 


삼성에서도 이렇게 적응한 것 같다.

그 느낌 아니까...


난 삼성에서 만 12년을 근무했다. 아침에 집안을 둘러보니 TV, 냉장고, 휴대폰이 삼성이고, 옷장에는 빈폴 셔츠가 가득하다. 그러고 보니 집도 래미안에서 산다. 웃프다...


그동안 어떻게 살았나?


입사 초기 4년은 현장, 이후 8년은 인사쟁이로 살았다.  사업부 인사담당을 거쳐 본사 인사팀에서 인력운영, 신입 채용, 인사기획 업무를 배웠고, 경제연구소에서 약 3년간 HR 기획업무를 배웠다. 참 열심히 살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름 잘 나가는 삼성맨의 길을 걷고 있었  . 


하지만 2015년 가을, 미국 출장 이후로 생각이 많아졌다. 나름 계기로 작용했을까? 내가 우물 안 개구리 같은 생각이 들었다. 결국 장고의 고민 끝에 2016년 2월 사직서를 쓰게 된다.


그 결정만큼은 후회하지 않는다.


물론 금전적, 비금전적으 대기업이 주는 혜택을 그리워한 적은 많다. 하지만, 퇴직 이후 가족과 나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나 자신의 실력에 대한 물음을 제기하면서 새로운 도전을 향한 꿈을 꿀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내게 참 소중한 경험이자 기회이다.


삼성을 다니면서 난 많은 것들을 얻었다. 높은 연봉, 중형차, 아파트 등 여러 가지 물질적 혜택은 물론 직무 전문성도 동시에 얻을  있었다.  고마운 일이다.


그렇지만 잃은 것도 많다.

건강? 인간관계? 가족? 성격? 취미?... 여러분이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 수준이라 물음표로 표시했다.

 

그래서  한국에서 대기업을 다니는 것이 어떤 삶인지 말해주고 싶. 안정적인 수입과 개인의 가치를 선택해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대기업을 다니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난 꼭 경험해 보았으면 한다. 그래서 원한다면 대기업 입사를 위한 Advisor 역할도 하고 싶다.


삼성을 포함한 대기업이 인생의 목표가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사실 이 글쓰기는 어린 딸아이를 위해서 시작했다. 훗날 딸아이가 성장해서 직업을 구할 때 아빠로서 말이 아닌 글로 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또한, 퇴직하면서 느꼈던 감정과 기억들을 잊기 전에 기록하고 싶 부분도 있었다.


채용 과장을 하면서 느꼈던 심정, HR실무부터 프로젝트 리더로 성장하면서 경험했던 과제들, 희망퇴직의 아픔과 점점 차가워지는 가슴속 열정 등 순간의 억들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


청춘에 대한 투자가 빈약한 한국사회에서 내 이야기가 청춘들에게 작은 정보가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도 있다.


감사합니다.


그럼 다음 편부터는 “초일류 기업, 삼성의 채용”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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