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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보다 빠른 제트기를 본 적 있니. 나는 있어. 에어쇼였어. 사람들이 많았어. 동생은 풍선을 들고 좋아했어. 잊어버릴까 봐 손을 꼭 잡아 주었지. 여러 가지 모양의 비행기들. 우리는 넋을 놓고 구경했어. 그때 하늘에서 갑자기 엄청나게 큰 소리가 들려. 나는 귀를 막았지. 아빠가 손을 들어 하늘을 가리켜. 고개를 들지만 거기에는 아무것도 없어. 파란 하늘과 아빠의 손가락뿐이야. 나는 고개를 들어 아빠를 쳐다봐. 아빠는 웃어. 그리고 말해. 기다려 보라고. 순식간이니까 잘 봐야 한다고. 아직까지도 모르겠어. 어떻게 그걸 눈으로 볼 수 있는지. 그렇게 빨라도 다들 보이나 봐. 사람들의 고개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휙 돌아갔지. 나도 마찬가지였어. 이상했어.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거야. 잠시 후 굉음이 터지며 느리게 지나갔지. 소리가 그렇게나 느리다니. 어쩜 좋아. 온몸에 소름이 돋았어. 나는 그 자리에서 팔짝 뛰었어. 동생은 잡고 있던 풍선을 놓쳤지. 하늘 위로 붉은색 풍선이 마침표처럼 찍혔어. 아빠가 말했어. 저건 소리보다 빠르다고. 어떤 것들은 소리보다 빠르게 달린다고. 그걸 마하라고 한다고. 마하라는 말에 얼굴이 달아올랐어. 그런 기분을 어떻게 설명해야 좋을까. 그래, 낭만적이라고 느꼈어. 우아하고 아름다웠어. 마하는.
언제나 불행은 그런 식으로 왔어. 마하의 속도로. 미처 준비를 하기도 전에 나를 지나갔지. 휩쓸고 간 자리에는 잔해들만 남았어. 귓가에 잔상을 남기는 지저분한 소리 같은, 끈적거리는 감정 같은, 그런 잔해. 그날도 그런 식이었어. 내 생일이었지. 아빠가 말했어. 얘야 기다리렴. 너를 위해서 깜짝 파티를 준비할 거야. 얼마나 놀라게 하려고 깜짝 파티란 걸 미리 말할까 궁금했지. 결과적으로 나는 정말로 깜짝 놀랐어. 트럭은 지나쳐 간 거야. 아빠를, 엄마를, 동생을. 내가 알았을 때는 이미 지나간 뒤였어. 나는 마하의 속도로 혼자 남게 됐지. 장례식은 내가 없이 치러졌어. 친척들은 내가 아직 어리다고 말했어. 상황을 받아들이기는 힘들 거라고 말했어. 나는 이미 세 사람이 사라져 버린 사실을 알고 있었어. 어른들은 아이들이 모두 알고 있다는 사실을 몰라. 자기들도 그랬으면서 말이야. 어린 시절 따위는 다 잊었다는 듯이 행동해. 나는 나이가 어릴 뿐, 바보는 아닌데. 알고 있다는 사실을 들킬까 봐 울지 않았어. 삼촌들이 돌아가면서 나를 꼭 안아 주었지. 할아버지가 손을 잡아 주었어. 죽음이 무엇인지 나는 알아. 그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없어지는 거야. 트럭 짐칸에 몸을 싣고 사라지는 거지. 빛보다 빠른 속도로. 짐칸에 담겨 있을 아빠, 엄마, 동생을 구해야만 해. 그러기 위해선 더 빨 리 달릴 수 있어야만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