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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운동하는아저씨 Oct 22. 2020

앗! 내 심장!

“아, 어떡하지?”    

10월 20일 화요일 저녁에 글 쓰려고 컴퓨터를 켰다. 


전날 업데이트하라고 알림이 왔길래 평소처럼 업데이트 후 종료 버튼을 누르고 잠을 청했다. 그리고 20일 화요일 저녁에 컴퓨터를 켰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화면이 파란색으로 가득 차 있다. ‘어, 이거 어쩌지? 고장 났나?’ 컴 알못인 나는 어찌할 바 몰라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하고 있었다.     

  

얼마나 기다렸을까, 컴퓨터를 시작하려면 다시 하기 버튼을 누르라는 알림이 떴다. 컴퓨터가 시키는 데로 눌렀다. 그런데 안된다. 또 눌렀다. 안된다. 계속 눌렀다. 안된다. 어쩌라고. 빨리 글을 써야 하는데, 슬슬 불안감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글쓰기가 의무는 아니지만 이미 글쓰기에 중독이 되어버려서인지, 하루라도 글을 쓰지 않으면 어딘가 모르게 몸이 막 근질근질한다. 안 하면 미칠 거 같고, 막 안절부절못하고, 여기저기 막 불안으로 가득했다. 마약을 하면 이런 기분이려나. 글 쓰시는 분들, 이 느낌 뭔 줄 아시죠? 음, 물론 휴대폰으로 글을 쓸 수는 있지만 뭐랄까, 너무 밋밋한 느낌이 든다고 해야 할까? 암튼 컴퓨터 앞에서 키보드로 타닥타닥! 두드려야 글 쓰는 맛이 난다.     

  

후, 다시 하기 버튼 옆에 고급옵션 버튼이 하나 더 있다. 다시 하기 눌러도 안되니, 그거라도 눌러봐야겠다. 눌렀다. 뭐 자세한 건 읽지 않고 계속 눌렀다. 오! 뭔가 되고 있다. 업데이트되는 듯했다. 좋았어. 다시 글을 쓸 수 있겠구나 했다. 그런데 여태 받아 놓았던 한글 파일, 게임, 이것저것 뭐 아무것도 없다. 하, 써놓았던 글도 한글 파일이 없으니 읽히지 않는다. 망연자실했다.     

  

그때부터 네이버 형님에게 묻기 시작했다. 컴퓨터 복구, 컴퓨터 복원 등 정보를 알아보게 되고, 컴퓨터 복원 전문업체에 전화를 걸어 나의 사정을 다 얘기했다. 말로는 잘 모르겠으니 일단 들고 와 보란다. 다시, 컴퓨터를 구입한 곳에 전화를 걸었다. 마찬가지 들고 와 보란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그래도 컴퓨터 구입했던 곳이 설명을 더 잘해주지 않겠냐는 판단에, 예약을 잡고 다음 날 아침 일찍 매장으로 향했다. 오, 신이시여 제발.    


“초기화하셨네요”    


“네?”    


“다행히 자료는 그대로 있습니다. 지금까지 써 놓았던 글도 한글 파일 새로 깔고 하면 문제는 없을 듯하네요.”    


“아 정말요? 감사합니다. 헝헝, 그런데 평소처럼 업데이트하고 종료하기 눌러도 아무 이상 없었는데 이번엔 왜 그런가요?”    


“윈도 10 이 초창기에 대규모 업데이트하고, 이런 문제가 좀 많았습니다. 다른 분들은 자료도 싹 다 사라지고 했다고 하네요.”    


“그래요? 그럼 다음번에도 업데이트하라고 알림이 오면 그땐 어떻게 해야 되나요?”    


“우선 업데이트하시고 이번처럼 그렇게 되시면 계속해서 켜놓으세요. 강제 종료하지 마시고 일단 오래 기다려야 됩니다.”    


“아,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렇게 아무 이상 없다는 말을 듣고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참으로 가볍다.     


그리고 이번 일로 또 하나의 중요한 교훈을 얻게 되었다.     


중요한 자료는 백업을 해 놓고! 어?

이메일에도 보관하고! 어?    

마! 어? 마! 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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