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때굴짱 Oct 13. 2023

안정성과 도전의식 중 지금 나에게 부족한 것은 무엇인가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안정성과 도전의식 중 지금 당신에게 부족한 것은 무엇인가?"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결과를 말하기 전에 나의 삶의 과정을 이야기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다.



지질한 이야기가 많지만 모든 게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인생은 오르는 계단과 같다. 단계를 밟아 걸어 올라가다 보면 새로운 높이에 오를 수 있다.

그 오름의 높이는 내가 결정한다. 지속해서 걷느냐 못 걷느냐 차이만 있을 뿐이다.



20대에는 남들 다가는 대학에 떨어지고 자동차 정비와 굴삭기 운전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서 배우긴 했으나 시험에 다 떨어지고, 돈 없고 백 없지 어차피 가야 할 군대! 가기 싫었고 안 갈 수 없는 방법은 없었고! 2년 2개월이라는 시간을 보내고 오니 어느덧 24살이 되어버렸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라고 할 수 있었던 것은 시기가 아주 좋았다. 빡빡 머리 깎고 군대 들어간 1997년 12월에 IMF가 막 시작되었고, IMF가 끝난 2000년 2월에 제대를 했더니 대한민국은 다시 힘차게 돌아가고 있었다. 다만 2000년 제야의 종소리를 종로에서 듣지 못한 게 한이 되었다. 군대에 특히 깡촌에 처박혀 있으면 민간인이 하는 모든 행동이 부럽고 그때 못 해봤던 게 한이 되기도 한다. 지금 생각해 보면 밀레니엄엔 말년 병장이었고 또 최고참으로 누구 하나 건드리는 사람이 없었으니 어쩌면 그때가 내가 살아온 최고 전성기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그렇다고 누군가가 월급 천만 원 줄 터이니 말년 병장으로 돌아가라고 해도 다시 돌아갈 생각은 전혀 없다. 컬투의 라디오 방송에서 손자가 보냈던 사연이 떠오른다. 70대 할아버지가 깜짝 놀라서 깨셨는데, 그 이유가 "어휴! 군대 가는 꿈 꿨어!". 나 역시 군 입대 꿈을 가끔 꾸기에 그 할아버지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 거긴 그런 곳이다. 지금은 핸드폰을 들고 다니고 월급을 많이 준다고 하지만 비슷한 심정일 것이라 생각이 든다.




<회사 옥상, 삼송테크밸리>



제대 후 먹고는 살아야겠고, 기술은 없고, 친구 소개로 알바 한 들어간 곳이 지금의 직장이다.


처음 3년 정도는 쉬엄쉬엄 일했던 것 같은데, 그 여유 있었던 3년에 대한 보복이었는지 내리 15년은 일에 파묻혀 살았다. 당시 내 머릿속은 백지와 같이 깨끗했기에 알려주면 알려주는 대로 무조건 받아들였다. 영화 매트릭스에서 지하 인간세계인 시온 간 네오가 모든 지식을 프로그램으로 다운로드해서 배우는 것처럼 말이다.



전자 공고를 나왔지만, 고등학교 내내 공부란 것을 해 본 적이 없었고, 딸랑 고졸 졸업장 하나 받아 들고 사회로 튕겨져 나간 내가 '회로 설계 개발'을 하게 될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기초 지식이 없었고 개발 일은 초를 다투는 연속이었기에 월화수목금금금이 일상이었고 그래도 그 와중에 결혼도 하고 아이도 갖게 되었고, 늘 아킬레스였던 학사 졸업증까지 받았으니 바빠도 할 일은 매우 충실히 했다고 할 수 있다.



나에게 있어서 '도전의식'이라는 것은 일을 하면서 알게 되었고, 몸에 배게 되었다. 개발 미션이 주어지면 정해진 기간 내에 제품을 뚝딱하고 만드는 것이 내 일이었고, 지금까지 15종 이상 개발하면서 실패한 적이 없었고, 나의 자식과도 같은 제품이 지금까지도 알토란처럼 매출에 지대한 영향일 미치고 있다. 물론 대부분 개발은 다 함께 하지만 개발에 앞서 기초 설계인 '커리큘럼'과 PM 역할, 그리고 실무까지 했기에 연구소 내에서는 몸값이 낮지 않았다. (물론 이건 상당해 내 주관적 생각이다.) 10년 넘도록 이런 생활이 몸에 배다 보니 도전이라는 것에 두려움은 사라졌다. 무엇이 되었든 시간을 들이면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고, 잘 안되면 누군가를 찾아서 묻고 또 묻는 행동도 서슴지 않는다. 쪽팔린 건 잠시다. 모르고 지나치는 게 쪽팔린 거라고 팀원들에게 많이 떠들어 됐다.




<회사 옥상, 삼송테크밸리>



지금은 생산부서의 부서장으로 있으면서 쉬엄쉬엄 일하면 좋으련만, 오지랖은 멈추지 않는다. 큰 장점이 있으면, 반대로 큰 단점도 있는 법. 번듯한 제품으로 탄생시켜야 한다는 스트레스 때문이었을까? 결과가 좋지 않은 사람에 대해서 강하게 비판했고 나이 직급을 가리지 않았다. 그로 인해서 불편한 관계를 갖고 있는 사람도 더러 있다. 일을 잘하고 못하고는 떠나서 노력하지 않는 사람들을 매우 싫어하는데 그게 잘 고쳐지지 않는다. 아니 굳이 고쳐야만 하는 것인가?



오래전에 대표님이 말씀하셨던 말이 떠오른다.


개미의 20:80 법칙인데, 어느 집단이든 20%만 제대로 일하고 60% 어영부영 그리고 나머지 20% 놀고먹고 한다는 것이다. 이 법칙은 상위 20% 집단을 떼 놓아도 그 안에서 다시 20:80의 법칙이 발생한다고 한다. 그렇기에 못하는 사람에 관심을 두지 말고 잘하는 사람에 관심을 두어라. 조직은 그렇게 돌아간다는 말씀이었다.




40대 후반에 있어서 중소기업 직장이라면 길면 10년이고 짧으면 내일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 내가 지금 보완해야 할 것은 열심히 일하는 친구들과 함께 지속해서 달리는 것이다.



그리고 내 글을 쓰면서 작가가 되겠다는 꿈을 버리지 않고 브런치에 지속적으로 도전하여 작가 타이틀을 거머쥔 나를 떠올려 본다.




감사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살면서 내가 더 중요시하는 것은 외면인가 내면인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