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토크를 매일 쓰기 시작한게 2012년이니 횟수로 8년째이 올해 2019년입니다. 그런데 예년과 달리 오늘 새해 첫글 제목에 "오리무중"이라는 애매한 표현을 쓴 것은 처음인 듯 합니다. 작년 같은 경우는 "기대와 염려의 공존"이라는 제목으로 기대감도 피력하였습니다만 올해는 사방이 보이지않는 그야말로 "오리무중"이라는 표현이 딱 맞지 않나 싶습니다.
한번 즈음은 경험해보셨을 짙은 안개 속을 걸어갈 때의 느낌을 떠올려보신다면 올해 증시의 모습을 짐작 해 보실 수 있으시리라 생각합니다. 문제는 오리무중 속에서 투자자 본인이 어떤 길로 걸어가느냐가 관건이겠지요?
ㅇ 기대감도 있지만, 함부로 긍정론을 피력할 수 없는 분위기
글을 쓰다보면 가끔 "자기검열" 상황을 맞닥들이곤 합니다. 소소하게는 단어의 선택이 문제가 있을지를 살펴보는 것도 하나의 자기검열일 것입니다. 그런데 증시토크를 쓰는데 있어서 제가 가장 싫어하는 자기 검열 상황은 최근 장세와 같은 시기에 "비관론"을 가진 분들의 악플을 염려하면서 주식시장을 글을 적는 상황입니다. 그러다보니 논조에 긍정론을 강하게 적어가더라도 한번 지우고 우회적으로 돌려서 글을 쓰기도 합니다.
아마도 이런 상황 필자 뿐만 아닐 것입니다. 제도권에 있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분들은 2018년 작년 약세장 속에서 만들어진 심리적 부담 때문에, 부정적인 재료를 먼저 언급하며 "군중심리"에 예를 갖추며 무의식적인 자기 검열 속에 2019년 증시 전망 관련 리포트를 썼을 것입니다.
군중들의 심리는 비관론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새벽 운전 중 듣게된 라디오 방송에서 올해 민간 경제연구소의 한국경제 전망치가 낮아졌다는 뉴스가 나오더군요. 이런 비관적인 뉴스 올해 연초부터 많은 분들이 접하셨을 것입니다.
주식시장에 대하여 긍정적으로 이야기하는 분은 자신의 의견을 주장할 때 큰 용기를 가져야할 것입니다. 그래야만 군중들의 뭇매에 심리적으로 버틸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지요.
그 만큼 2019년 새해 증시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군중들의 암묵적인 심리적 압박이 가해지다보니, 감히 피력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입니다.
ㅇ 2019년은 오리무중(五里霧中) 이라 평가하겠습니다.
시장에 악재는 아직도 살아 있습니다.
- 미중 무역전쟁
- 美연준의 매파적 분위기 : 금리인상, 장단기 스프레드 이슈
- 미국 증시 버블 논란
- 유가급락 : 산유국 경제 부담(?)
- 세계 경제 성장률 하락
- 브렉시트...
- 10년 주기 경제 불황론
여기에 더하여 짙은 안개속에서 새로운 악재가 갑자기 출연할 수도 있겠지요. 언듯 생각 해 보니 위의 악재들 하나하나가 증시를 휘청거리게 할 심각한 악재로 시장은 인식하고 있는 재료들입니다.
여기에 안개가 짙다보니 또 다시 새로운 악재가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불안감에 휩싸여있는 것이 2019년 새해 벽두 증시 상황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불안감만 가득하고 어찌해야할지모르는 혼란에 빠진 상황이니 말입니다.
[2019년 증시는 마치 짙은 안개가 낀 새벽 같다. 사진참조 : pixabay]
ㅇ 안개가 낀날의 날씨는...
시장에 현재 진행형으로 2018년에서 넘어온 악재들은 그 기세가 참으로 무섭습니다. 아마도 그 기세가 살아 있기에 올해 초에도 만만치 않은 흐름이 간헐적으로 나타나고 있을 것입니다. 간헐적으로 증시가 충격을 받을 때마다 투자자들은 더욱 짙은 안개속으로 투자심리를 숨기고 공황에 빠져 있겠지요. 그리고 안개속에서 불쑥 올라오는 작은 악재에도 크게 놀라고 있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말을 잠깐 틀어, 날씨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여러분 혹시 날씨를 예상하는 방법들 아시는지요? 제비가 낮게날면 비가 온다거나 저녁 노을이 붉으면 다음날 맑다는 등의 옛날부터 사용되던 날씨 예상 방법 말입니다. 여러가지 방법이 있고 확률은 100%는 아닙니다만 그럭저럭 잘 맞는 편이어서 필자도 간간히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 아침 안개가 있습니다. 아침 안개가 짙으면... 그 날은 날씨가 맑습니다. 우리가 교외에 1박2일로 놀러가서 아침 안개를 만나게 되면 그날은 맑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호수 근처는 앞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짙은 안개가 생기곤 하지요. 그 짙은 안개와 산책을 하다보면, 안개는 해가 뜨고도 오랜 시간 남아 있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언제 있었냐는 듯 갑자기 안개들은 사라집니다.
나중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2018년에서부터 넘어온 악재들은 안개처럼 사라지고 있을 것입니다.
- 미중 무역전쟁 : 분위기 좋게 마칠 수도 있고
-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급격하게 비둘기파 성향으로 바꾸면서 완화될 수도 있겠지요
- 미국 증시 버블 논란은 반대로 이머징 국가 중 저평가 된 증시의 매력을 높일 것이고
- 유가 급락을 어느날 갑자기 반가운 소식으로 해석하고 있겠지요. (한국은 100%원유 수입국이기에)
- 세계 경제 성장률 하락 속에도 불구 OECD전망치처럼 특정국가는 상대적으로 강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어디인지는 굳이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 브렉시트는... 기적을 바래 봅니다만...
- 10년 주기 경제 불황론은 비록 아직 진행중일 수 있지만, 그 후에는 엄청난 기회였지요?
하지만 안개가 끼어있을 때는 언제 그 안개가 사라질지 모릅니다. 마치 올해 첫날인 오늘 증시가 기대감에 시작하였다가 또 다시 오리무중 속으로 빠진 것처럼 말입니다.
ㅇ 오리무중 속 증시 : 안전하게, 원칙을 지키며 걷다보면
예전에 우연히 보았던 자동차 사고 이야기 중에, 안개속을 마주보며 달리던 차량이 충돌하였는데 차는 멀쩡하고 운전자들만 얼굴에 큰 상해를 입었다는 미스테리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안개 속이 답답해서 창문을 열고 얼굴을 내밀고 운전하다 서로 충돌했다하더군요. 안개가 낀날 굳이 위험한 행동을 할 필요가 없지요. 오히려 그냥 차끼리 충돌했다면 사람 머리끼리 충돌하지 않을터이니 상해가 적었을 것입니다.
안개가 짙은 도로에서처럼 오리무중 증시 상황에서는 무리하게 속도를 내며 투자하거나 위험한 행동을 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자주 언급드리는 바처럼 무리한 레버리지 투자를 감행하지 마시고, 마음을 느긋하게 가지고 비상등을 켜고 가끔씩 경적소리도 내면서 조심조심 무리하지 않게 자신의 투자 원칙을 지켜가며 투자를 이어가시다보면 어느순간 안개는 사라져가고 있을 것입니다.
필자 또한 2019년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그러합니다. 무리하지 않으면서 원칙대로 투자를 이어간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아무리 안개가 짙다하더라도 내 자신이 단단한 땅을 밟고 있다는 것은 확실할 것입니다. 비록 안개로 인해 발은 안보일 수 있지만...
2019년 1월 2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Holder, 국제공인투자분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