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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공부 리듬

<은은하게 재밌는 인생은 지속적으로 배우는 것 밖에 없다.>

by 전인미D

살아가는 건 무언가를 배우는 시간의 지속이다.

공부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 있으면 많은 것에 이득이 된다. 공부는 대학입시로 끝이 나는게 아니다.

공부는 입시만을 위해서라 생각해 왔다면 생각을 고쳐먹어야 한다.


오히려 어른의 모든 시간에는 공부가 필요하다.

자식에게만 잔소리처럼 시켜먹고 본인은 놀아도 되는 것이 공부가 아니다.

우리는 힘들고 지치고 막연하고 슬프고 다양한 감정이 들때 공부리듬을 통해 슬기롭게 극복해 나갈 수 있다.

물론 공부를 전혀 안 하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고 대학을 졸업과 동시에 책 한번 열어보지 않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만 공부를 놔서는 우리의 삶이 안정적으로 이어질 수가 없다.

인생은 깨지고 고치기를 반복하는 시간이니 늘 극복과 회복의 솔루션을 갖고 있어야한다.


어른이 됐는데 왜 또 공부를 해야 하느냐고 반문을 할 수 있다.

이해한다.

공부가 주는 어감이 부정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에 거부감 먼저 생길 수 있다. 공부는 시험점수와 연결되고 점수가 낮으면 세상에서 나이스한 대접을 받기 힘들다.

하지만 공부에서 시험을 빼고 나면 의외로 재밌는 취미활동이 될 수 있다.

시험을 통한 평가와 점수를 뺀다면 공부 자체는 다채로운 지식을 얻는 즐거운 취미활동이 된다.


어른이야 말로 공부가 정말 필요하다. 우리에겐 직접 극복해야 할 수많은 인생의 난관들이 있기 때문이다.

삶의 모든 순간에 배움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불만을 성장으로 승화할 수 있다.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닌 이상 부당한 일을 당하거나 내키지 않는 일을 해야 한다. 내가 감당하기 힘든 일은 피하고 싶고 남에게 미루고 싶어진다.

그러나 내가 본능적으로 거부하는 일을 참고하다 보면 어떤 공부가 된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보다 참고하는 일에서 더 많은 깨달음과 성장을 이룰 수도 있다. 책을 들고 하는 공부만이 인생이 아니라는 것이다.

공부하는 마인드를 통해 살아가며 결정해야 할 많은 순간에 실용적인 판단을 하고 견뎌낼 수 있다.


아기는 태어나 사회 속에서 공부하며 인내심과 절제를 배운다.

어른이 되어서도 마찬가지다.

공부하기에는 엄청난 인내심과 자제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다 큰 어른임에도 공부 마인드가 세팅되어 있지 않으면 인생에 다가오는 많은 문제들에 유아적인 회피 모습을 취하게 된다.


우리는 배운 지성인으로서 불편하고 어려운 것에 몸소 나서 해결해야 하는 것을 안다. 공부리듬이 있는 사람은 많은 순간에 도피보다는 꾹 참고 하나씩 매듭을 풀다 보면 결국에는 해답을 찾는 수학풀이의 인내심을 이해하고 있다.

이것이 어른이 되어서도 공부가 필요한 이유다.


하기 싫은 일을 꾹 참고 하는 것에는 효율이 없으니 하고 싶은 것에 집중하라는 말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하고 싶은 것만 선택할 수 없다. 사실 내가 하기 싫다고 생각하는 일은 다른 사람들도 모두 거부하는 일이다. 그래서 그 싫은 일을 하면 성과를 내기가 더 좋다. 다들 꺼리는 일이라 중간 정도만 해내도 보기 좋게 마무리된다.


인간이기에 모든 일에 솔선수범을 할 수가 없다. 조금 물러나고 싶을 때도 있고 꾀가 날 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야 할 때는 여기서 뭔가를 배워보자는 마음이면 정말 싫은 일을 하면서도 공부가 된다.

귀찮게 다가오는 인생 미션을 맞닥뜨릴 때 공부라는 모습으로 포장하면 꽤 긍정적으로 해낼 수 있는 힘을 만들어낼 수 있다.


사실 공부는 지속성이 만들어 온 리듬이다.

평소에도 늘 배워보겠다는 태도가 유지되고 있어야 말랑말랑 유연한 학습 뇌가 가동이 된다.

생활 방식이 공부 시스템과 잘 동기화되고 있어야 공부 인생을 완성할 수 있다.

공부하는 사람의 마음은 열려있고 새로움에 대한 거부감이 낮다.

배움을 멈춘 사람은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내가 무조건 옳다는 아집으로 인해 별거 아닌 사소한 일에 빈번하게 분노 폭발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공부가 습관이 안된 사람에게 인생의 시간은 놀랍도록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 수많은 놀이들은 잠시는 재밌는데 그 만족도는 휘발성이 높다.

공부하는 시간이 훨씬 더 재미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공부 리듬이 만들어지면 공부는 지루한 활동이라 느껴지지 않게 된다.

엄청나게 재밌는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굉장히 고통스럽게 느껴지지 않는다. 물론 공부가 생활이 되기까지는 괴롭고 귀찮다. 어려운 순간을 조금 참고 뛰어넘어 안정기에 들어가야 공부가 일상이 된다.


어릴 때도 공부가 너무 괴롭고 힘들어서 발버둥 친 적은 거의 없다.(사실 초등학교 때는 좀 꾀를 부리긴 했다.)

그냥 공부리듬이 한번 생기고 나니 습관적으로 지속했을 뿐이고 내가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기에 급급했지 안 하고 싶어서 도피한 적은 없다.

물론 그 시절에 노는 게 더 재밌을 때도 있었지만 목표치 공부를 마치는 것이 늘 우선이었다. 공부리듬이 생기면 좋고 싫고의 선호에 따른 선택이 아니라 그냥 습관적으로 하게 될 뿐이다.


그럼 공부 리듬이 없는 사람은 어쩌라는 걸까?

걱정할 필요 없다. 공부리듬은 인생의 어느 때라도 만들 수 있다.

물론 처음은 조금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나도 대학 졸업 후 공부에 손을 놓고 있다가 다시 공부를 시작하려고 했을 때 힘들었다.

억지로 공부 스케줄을 만들어서 내 몸을 그 시간을 어떻게든 데려다 놓으려고 했다.


누가 주말 아침에 영어학원에 가고 싶겠냐고.. 신입 사원이던 나는 주말 아침 8시 토플학원을 다녔다. 늦잠을 간절히 원했지만 내 몸은 공부하는 곳에 데려다 놓아야했다.

일요일에는 8시에 일어나 도서관에 다녔다.(물론 술 마신 다음날은 패스였다.)

습관적으로 공부 스케줄에 몸을 맞추니 의식과 생활이 다시 공부리듬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다양한 공부를 시작하면서 재미가 있건 없건 그냥 지속적으로 해내는 힘이 생겨났다.

고맙게도 어른의 공부는 시험을 목표로 하지 않으며, 잘하건 못하건 상관없이 내 속도대로 하면 된다. 그 과정자체가 배움일 뿐이다.


사는 게 지루하다거나 심심하다고 발버둥 치는 사람들도 있다. 흥미로운 인생은 남들이 채워주는 것이 아니다.

남에게 기대할 필요 없이 자기만의 공부를 해나가면 된다. 인생에 어마무시하게 자극적이고 24시간 재밌는 일은 없다. 그리고 너무나도 재밌는 일들은 그것이 끝나고 나면 허무함이 커진다.

그러나 공부를 잔뜩 했다고 허무해지긴 어려우니 걱정 말고 지속하면 꽤 재미가 쏠쏠하고 만족이 커진다.


재미는 이제 잔잔한 것들에서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

어른이 되어서 선택한 공부는 삶을 은은하고 흥미롭게 만들어준다. 도박이나 음주가무와 달리 아주 은은~해서 여러 번 반복하기 전에는 그 맛을 알기가 참 어렵지만...


나물의 맛을 어린 시절에는 몰랐다.

어릴 때는 달콤한 사탕이 좋았고 고기향 가득한 햄이 좋았다.

그러나 이제는 쌉쌀한 혹은 심심한 나물의 참 맛을 즐기게 됐다. 물론 지금도 햄의 자극적인 맛이 얼마나 경렬 했는지 알지만, 슴슴한 채소 본연의 맛을 이해하고 더 좋아하게 됐다.

어쩌면 공부란 이런 것이다. 노는 것의 강렬한 느낌을 알지만 공부는 지속적이고 슴슴한 그 맛을 가졌다는 걸.


막막하고 불안할 때 공부를 해야 한다.

병원치료가 필요할 정도의 멘탈 상태가 아니라면 스스로 정신을 케어하는 방법이 있어야 하는데 공부는 정말 좋은 약이 된다.

사실 어떤 분야의 공부건 지금 당장 아무런 해결책을 주지 못한다. 공부는 마치 미환급되는 보장성 보험 같기도 하다. 나중을 위해서 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그 공부가 그대로 쓸모를 발휘할지 알 수가 없다.

그럼에도 공부가 필요한 이유는 막막한 지금을 견디게 해주는 방법이 되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지만 위기에 봉착했을 때 달리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언젠가 도약할 때를 생각해서 지금은 공부를 할 수밖에 없다.

언제든 공부리듬을 유지하고 있으면, 어떤 위기나 어려움이 있어도 그 공부자체의 에너지로 돌파할 수 있다. 공부가 어둠에 대한 직접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도 공부의 리듬은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힘이기 때문이다.


공부를 하다 보면 나에 대한 믿음이 생긴다. 이 자기존중감은 언제든 나를 지킬 수 있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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