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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velyanna Apr 09. 2019

어여쁜 나의 오늘, 스페인의 산토리니 프리힐리아나

오늘의 내가 미래의 나에게


"오늘까지 내가 내린 수많은 오판 가운데, 그중 잘 한 선택 몇 가지를 꼽는다면" 이라고 시작되는 그의 말에 귀를 열고 마음은 과거 어느 날들에 머문다.


현재와 미래를 뒤 흔드는 선택의 순간들이 내게도 있었다. 옳은 선택인지 아닌지 무엇에 신중해야하는지 판단조차 서지 않은 여러번의 난감한 날들을 만날 때면 그저 내 마음에 집중했다. 어설프다 여겼던 민낯의 선택은 다행히 내게 빛나는 시간들로 남겨졌고, 결과의 어떠함을 떠나 그 날의 선택으로 나는 머무를 수 있는 삶의 반짝이는 순간 하나를 가졌다. 우물쭈물했다거나 경우의 수를 손꼽았거나 매우 이성적이었다면 하지 않았을 선택, 그리하여 갖지 못했을 나의 빛나는 과거의 날들. 돌이켜보면 꽤 무모했으나 진심이었고 대책 없었으나 자신 있었다. 오늘의 나는 그날들의 내가 그립고 애틋하다. 시간이 이렇게 속절없이 흘러 과거가 오늘에서 멀어질수록 더욱 그러리라는 확신에 코끝이 시큰해졌다.


지난날 수만 가지의 사건과 선택의 순간이 스쳐갔지만 결국 택하지 않은 시간은 나에게 머물러 있지 않다. 내 것도 네 것도 되지 않고 그저 흘러갔다. 서른다섯을 과거로 사는 이 앞에서 서른다섯을 오늘로 살아 내고 있는 내가 나지막한 다짐을 뱉어낸다.


" 미래의 내가 오늘의 나에게 실망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후회하지 않는 오늘을 살고 싶어 "


2018 11_ 프리힐리아나, 오늘의 선택으로 들어 선 작은 골목길 어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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