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웃집 루시 Jun 10. 2024

기획이란 무엇인가

'기획이란 무엇인가'란 책 리뷰

면접을 보러 다닐 때 들었던 질문 중에 하나가

"기획도 할 줄 아세요?" 였었다.

내 대답은 "기획은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좋지 않을까요?" 였었고 면접 결과는 보기 좋게 탈락이었다.

왜 디자이너에게 기획을 맡기려고 하는 것에 의문을 가졌었다. 디자인은 디자인이고 기획은 기획이지.


그때는 그 때고 지금 돌이켜 생각하면 지금은 또 다른 문제다.

개발자가 기획을 할 수도 있고 디자이너가 기획을 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생각을 고쳐 먹었다. 하지만 기획을 하려면 '잘'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디자인을 쉽게 보는 성향처럼 기획도 쉽게 보는 성향이 있다. 개발은 개발 언어를 습득 해야 하기 때문에 허들이 높지만 기획은 허들이 높지 않을 거라는 편견 때문인 것 같다. 그렇기에 기획은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는 내 의견은 무시(?)당하는 것 같다.


어쨌든 서두가 길었다. 이제는 시간이 흘러 나도 기획에 대해 좀 더 깊게 배우고자 하는 욕구가 생겼다. 우연히 우리 회사 마케터가  '기획이란 무엇인가'란 책을 보고 있길래 빌려달라고 했다. 그리고 인사이트를 몇 자 적어본다.




기획은 '용어의 정의'부터 해야 한다. 서로 다른 소리를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용어 정의 두가지 방법은 '본원적 정의'와 '조작적 정의(개념에 자기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여 내리는 정의)'로 나눌 수 있다.

리더라는 말은 독일어의 고어에서 유래되었는데 원래의 뜻은 '참다, 고통을 감내하다, 인내하다'이다(로버트 켈리의 폴로어십과 리더십 참고)

기획(planning)과 계획(plan)은 교집합 관계이다. 기획은 목표 설정이고, 계획은 그에 따른 과정이다.

문제와 문제점을 혼용하지 말 것. 문제는 바람직한 상태와 현상과의 차이이다. 지금 상태가 바람직하지 못하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 문제점은 '문제의 원인 가운데 대책을 수립할 수 있는 것'이다. 천재지변(제약 조건) 같은 경우에는 대책을 수립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일을 시작할 때 목적과 목표가 명확해야 한다. 목적이 사라지면 존재의 이유도 사라진다.

목표에는 기간과 (구체적인) 수준도 명시해야 한다.

바람직하다는 의미는 자신과 사회, 둘 다 만족했을 때 바람직하다고 인정할 수 있다.

기획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단계는 첫 번째 왜 이 기획이 시작되었는지 정보를 수집하고, 두 번째 목적을 명확하게 하고, 세 번째 기획의 제목을 설정하는 것이다.

변화가 있는 곳에 문제가 있고 새로운 기회가 열린다.

가급적 3가지로 정리 보고하는 습관을 가지자

현상과 배경을 분석할 때는 MECE로 중복과 누락을 없앤다.

문제해결형 기획의 프로세스 중 클라이언트 블록. 이 단계에서는 실무자의 생각이 들어가서는 안된다는데...

실무자와 경영자의 사고방식은 다르다. 실무자는 'so what/그러한 사실들로부터 무엇을 알아낼 수 있지?'라는 결과 도출이고 경영자는 'why so/왜 그런 결론을 도출할 수 있지?'라는 이유나 근거 도출이다. 그래서 실무자들은 경영자들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늘 준비해야 한다.

해결책을 찾을 때는 '브레인스토밍'을 활용하라. 논리적으로 생각해 볼 것을 다 생각해보고 나서 정신착란상태에 빠진 것처럼 해야 의외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장벽을 제거할 것. 질보다는 양.

마감날짜를 정해야 절박함이 생기고 계획을 세울 수 있으며, 리스트 대비와 산출근거를 할 수 있다.

끝없이 노력하고, 끝없이 인내하고, 끝없이 겸손하자. 가수 '비'의 좌우명

가설검증의 기본도구는 이슈트리이다. 한쪽만 분해되고 골고루 뻗어나가지 못할 경우 제로클리어로 새로 시작하자. 반복하다 보면 질이 좋아진다.

이슈트리 기본구조

현장확인을 통해 가설을 진화시켜 기획과제를 명확화 한다. 인터뷰는 질문하는 요령이 중요하다. 1. 전반적인 질문에서 세부적으로, 2. 답을 일부 알고 있는 것을 포함시켜 진실성을 확보, 3. 인터뷰어의 대답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바르게 해석하는 게 중요, 4. 중요한 질문은 상대방의 경계심을 흩트려놓은 뒤에 던짐.

이슈트리 다음에는 하우트리

하우트리로 해결책을 완성한다

직관력은 '그냥 보면 아는 능력'이다.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이다. 방법으로는 1. 기억의 양(지식과 경험)을 늘리고 2. 논리력을 강화한다. 논리력을 강화하는 데에는 세 가지 방법이 있는데 용어 정의, 분류, 관계 인식이다. 관계를 잘 찾아내고 맺어가는 능력을 찾아내면 논리력을 강화할 수 있단다.  3. 가설 구축을 습관화한다.

99% 땀이 선행돼야 1% 영감이 떠오른다




기획에 대해 단순 찍먹에 불과했지만 기획이 무엇인지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조금은 알게 되었다. 결론은 '기획은 너무 어렵다'였다. 평소에 내가 생각했던 기획과는 차원이 달랐다. 하지만 지은이는 최대한 알기 쉽게 풀어써주셨고 생활 속에서 접하기 쉬운 예시들로 범벅이 되어있어서 기획이 어려운 거지 책이 어렵지는 않았다. 10년도 더 된 책이지만 여전히 잘 나가고 있는 책인것 같아 빌려준 동료에게 감사함을 느낀다.


그리고 기획에 대해 이해도가 +1 올라갔다는거? 그것이 이 책에 대한 성과인 것 같다.


과연 기획이란 뭘까. 책을 읽고 난 뒤 더 고민하게 되어버렸다. 동료도 길거리에서 기획에 대한 책을 무더기로 주웠다는데(데스티니인가?) 더 빌려달라고 보채봐야겠다.


메모까지 해가면서 읽으셨던 책 주인분은 기획자로 성공하셨을까?


매거진의 이전글 프로덕트 Pretendard 폰트 교체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