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빛과 빚사이)
프롤로그 1
빚과 빛 사이
빚: 인간 사회에서 돈이나 자원을 빌려 갚아야 하는 채무
빛: 태양, 별 등 자연에서 발생하는 광원
받침 하나 차이로 이렇게나 다른 뜻을 가진 단어가 있을까
흙수저?
흙수저라는 단어도 나에게는 사치였다
내 인생에서 아빠의 첫 빚을 목격한 것은 초등학교 때 집 곳곳에 붙여진 빨간색 가압류 스티커였다
망하는 사업만 손을 대는 아빠는 우리 집에 천 원이라도 돈이 모이면, 당장 죽는 병에 걸린 것인지
엄마의 가장 큰 행복이었던 당첨된 아파트 담보대출을 시작으로
아빠가 받을 수 있는 모든 금융권 대출을 받았다
이자에 이자가 붙어 아파트를 날리고 신용불량자가 되자 아빠는 친구들, 친척들, 심지어 우리가 세 들어 살던 집주인에게까지 돈을 빌리고 다녔다.
내 나이 열다섯
아빠가 만들어내는 악순환이 이어질수록
나는 빛 한 줄기 들어오지 않는 어두운 동굴을 걷는 기분이었다
과연 이 많은 빚을 갚을 수 있기는 한 건가? 매일 생각했다
20여 년간 매일 날아들던 빚 독촉이 멈춘 것은 아빠가 치매 판정을 받고 나서였다
아빠의 치매가 우리 집을 살린 것이다
너무나 슬픈 일이었지만 빚의 악순환이 멈췄다
젊은 나이에 치매 판정을 받은 아빠는 급속도로 쇠약해졌다
아빠가 빌렸던 그 돈들이, 그 후회가… 아빠를 잡아먹은 것 같았다
차라리 치매에 걸려 다 잊는 것이 아빠가 살 길이라서였을까?
뇌가 고장 나기 시작하자 피해망상 판정까지 받았다
병원에서 받은 약 때문이었을까, 아빠는 점점 무기력해져갔다
그러다 내가 누구인지도 못 알아보기 시작했던 어느 날, 아빠는 내 눈을 바라보며 울었다
잠시 기억이 돌아온 걸까?
'평생 고생만 시킨 내 딸이 내 앞에 있구나'…
그렇게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아빠는 그렇게 10년을 아프다 떠났다
20년의 시간을 몇 줄로 요약해 보니 참 별일 아닌 것 같아 헛웃음이 나온다
내 고통과 슬픔이 다 담기는 것 같지 않아 서럽다
구구절절 아빠 이야기를 쓴 이유는 아빠의 빚이 , 또 우리 집의 가난이 내가 열심히 살기 시작한 이유여서이다
또 이 이야기들을 누군가에게 공유하는 이유는
20년전 스스로 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이다
내가 경제적 여유가 생기는 그날이 오면 꼭 나처럼 빛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어야지 다짐했다
고달팠던 20,30대의 나처럼 살아가고 있는 누군가가 이 글을 본다면 동굴 같은 어둠은 아니지 않을까?
대학에 가자마자 뭐든 도전했고, 악착같이 달려왔다 매일매일 실패하고 또 실패했다
그 과정에서 알게 되었다
생각을 바꾸는것부터 시작하면 뭐든 이뤄낼 수 있다는 것
삶을 바꾸기 위해 어떤 도전이든 해야 한다는 것
나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마이너스 삶에서 경제적 여유를 만들기까지의
그 모든 과정을 함께 나누고 싶다
앞으로 할 도전도 함께 하고 싶다
(이 글이 누군가의 동굴속에 작은 빛이 되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