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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eeze May 21. 2020

시작과 지속성

발전하는 존버는 새로운 도전자보다 고수다

처음 시작의 설렘이 뿜어내는 원동력은 엄청나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사랑'이다. 영화 <500일의 썸머>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상대에 대한 감정이, 태도가, 관점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잘 그려내고 있다. 사랑에 빠졌을 때는 모든 것이 새롭고 재밌고 경이롭고 무조건, 무조건이야~ 가 되는 경우가 많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단 5일만에 일어난 러브스토리라고 하니 비록 허구라 하더라도 초반에 일어나는 설렘의 미침(crazy)만큼은 충분히 공감이 된다.


이 달의 맛, 판타스틱 트롤이 판매 1위를 하고 있다 (출처 : 베라31 공식 홈)


첫 시작의 설렘은 사랑 뿐만이 아니다. 하겠다 마음 먹은 일을 시작할 때나 다이어트를 결심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초심이 가지는 의욕뿜뿜은 사랑에 미쳤을 때처럼 엄청난 관심과 몰입을 만들곤 한다. 물론 상품이나 서비스도 출시가 되면 기존것들보다 초반의 신선함에 영향을 받아 1위 매출을 일으키거나 개업 가게에 손님들이 붐비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렇듯 처음이 주는 신선함, 새로움은 어떤 것이든 분명 불씨를 훅~ 당기는 힘이 있다. 나는 이렇게 처음이 주는, 신선함이 주는 그 설렘에 취하는 편이다. 편의점을 가면 처음 보는 과자를 집어드는 경우가 많으며, 일을 할 때도 반복적인 일보다는 새롭게 시작하고 새로이 만들어내는 일을 좋아한다. 쉽게 말해 일을 자꾸 벌리는 스타일. 이것이 가진 장점도 충분히 존재한다. 처음보는 것이라도 두렵거나 회피하기 보다는 돌진하는 타입이고, 뭐가 됐든 궁금하면 해보는 실행력이 있다. (오죽하면 고딩 때 별명이 '저돌'이었겠나.) 



허나 점점 사회연차, 엄마연차도 쌓여가다보니 이제는 <스테디셀러, 지속가능성, 꾸준함>을 위한 지구력과 발전에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새로운 구덩이를 꾸준히 많이 파는 것도 꾸준함의 한 방법이다. 오케이! 그것도 맞다. 그래도 지금 내가 말하는 꾸준함은, 내가 팠던 구덩이를 좀 더 깊게 파는 걸 연습하며 갈고 닦을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가 하고 싶다. 



더 많이 그리고 더 깊게, 


사람의 성향마다 다른 것인지 어쩐지는 감히 가정할 수 없지만 적어도 내 생각에는 새로운 도전보다 더 어려운 것은 꾸준함을 가지고 포기하지 않고 기존것을 지속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지속가능하기 위해선 그 속에서도 많은 도전이 있을 것이다. 진성 실력자를 가린다면 새로운 도전의 횟수보다는 얼마나 지속하였는가의 잣대를대어보는 것이 적확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시작이 반이다' 라는 이야기가 있다. 시작은 누구나 겁만 없다면 처음이 주는 특별한 힘으로 실행할 있고, 말은 즉, '반'은 해낼 있다. 하지만 남은 '반'은 어떻게 것인가. '반'을 하고 아니다 싶으면 언제든 피봇하고 새로운 '반'을 할 수 있는 포기의 용기와 실력도 필요하다. 하지만 매번 그런다면 그것은 포기를 가장한 도망이다. 새로움의 단물만 쏙~ 빼먹고 끈질긴 근성과의 싸움에서 도망치는 것일 뿐이다. 




스테디셀러와 베스트셀러 (출처 : 베라31 공식 홈)

나는 베라의 매 월 새로운 맛을 출시하는 삶을 살고 싶으면서도 '엄마는 외계인'처럼 아몬드봉봉, 민트초코칩 선배들 사이에서 떠오르는 샛별 클래식이 되는 삶을 공존하고 싶다. 새로움의 재미와 지속성의 실력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 시작의 반과 지속성의 반을 갖춘 어른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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