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손실은 '0'이 아니라 '측정 불가'일 뿐
저희는 아직 위조품 이슈가 없어요.
이 말을 전하는 담당자의 얼굴에는 대개 안도감이 서려 있습니다. 하지만 그 미소를 마주할 때마다 저는 마음 한구석에서 서늘한 공포를 느낍니다. 그 안심은 문제가 없음이 아니라 문제가 터지고 있는데 아무도 모르고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위조품 피해가 실감나지 않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매출 손실이 회계상 항목으로 잡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동남아 시장에서 우리 브랜드의 짝퉁 제품 1,000개가 팔렸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 1,000개의 매출은 결산 보고서에 손실액으로 찍히지 않습니다. 그저 마땅히 잡혔어야 할 매출이 원인 모를 누락으로 남을 뿐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으니 실존하는 문제로 인식되지 않고, 마케팅 예산은 오직 매출을 올리는 곳에만 집중됩니다. 하지만 현장 데이터는 냉정합니다. 동남아에 진출한 K-뷰티 브랜드 상당수가 출시 후 1년 안에 위조품과 마주한다는 것은 업계 종사자라면 체감하는 현실입니다. 모르는 사이에 브랜드 가치는 갉아먹히고, 소비자의 제품 신뢰도는 서서히 낮아집니다.
담당자들이 위조 방지 솔루션 도입을 망설이는 데에는 본능적인 심리 장벽이 있습니다.
바로 현상 유지입니다.
지금까지 문제없었는데 굳이 비용을 써야 할까. 괜히 건드렸다가 내 책임이 되는 건 아닐까.
담당자의 머릿속에서 위조 방지는 이렇게 조용히 후순위로 밀립니다.
인간은 미래의 잠재적 이득보다 현재의 안정감을 훨씬 크게 평가합니다. 이러한 심리가 작동하면 정품인증은 매출을 만드는 투자가 아닌 방어적인 비용으로 전락합니다. 하지만 진정한 정품인증은 소를 잃기 전에 외양간 문을 데이터로 점검하는 일입니다.
위조 방지 솔루션은 단순히 가짜를 막기 위해 붙이는 스티커가 아닙니다. 숨겨진 유통 데이터를 수집해 어딘가로 새고 있는 매출을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회수하는 비즈니스 시스템입니다.
이 시장의 진짜 장벽은 기술력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짝퉁이 바로 나의 문제라는 자각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여러분의 브랜드가 해외 어딘가에서 누군가의 주머니를 불법적으로 채워주고 있다면, 그것은 단순한 품질 사고가 아니라 경영의 위기입니다. 이제는 "우리는 괜찮다"는 막연한 낙관에서 벗어나, 데이터로 브랜드의 진짜 건강 상태를 직면해야 할 때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QR이면 충분하지 않냐"는 질문을 정면으로 다루겠습니다. QR코드가 정품인증에 사용되는 순간, 위조범에게 어떤 문이 열리는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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