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사회생활, 우당탕탕 스물 이야기
여러분의 스물은 어땠나요?
저의 스물, 그리고 20대 초반은 제 인생 그 어느 때와 비교해도 가장 힘든 시기이지 않았나 싶은 시간들이었어요. 한창 놀기 바쁜 나이에 뭐가 그리 급해서 나를 미워하고 재촉하였는지, 뭐 덕분에 지금은 나이에 비해 단단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지만 한 번쯤은 풀어내보고 싶었어요.
내가 겪은 20대의 어려움, '이게 맞나?', '나는 왜 이렇게 못났지?' 하는 마음 같은 거 있잖아요,
저라서 느낀 감정은 아닌 것 같아요. 아마 한 번쯤은 다들 저와 같은 고민이 있었지 않았나 싶어요.
그래서 어렸던 저의 곁에는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던 나를 지키기 위해 해야 할 것들을 공유하려 해요.
모든 사람이 저와 같진 않겠지만, 당신이 그때의 저와 같은 사람이라면 이 글이 닿기를 바랍니다.
욕심은 많고 할 줄 아는 것은 없었던 나의 20대 초반,
나의 기준이 아닌 '남들 다 하는데 나도 해야겠지?' 하며 시작된 빠른 사회생활,
열여섯에 그린 미용이라는 나의 첫 번째 꿈을 마주한 스물, 생각보다 현실은 냉혹했다.
나의 꿈이었던 메이크업아티스트를 좁은 취업문이라는 핑계로 친구 따라 헤어숍으로 취업했다.
누구보다 잘 해내고 싶었던 내 마음과 다르게 여기저기 튕겨지기 일쑤였던 나는 최저임금 계약으로 입사한 첫 매장에서 할 줄 아는 것이 없으니 네가 일 하는 시간은 근무가 아닌 교육시간이라며, 하루 10시간 근무 중 5시간은 교육핑계로 급여를 삭감당하기도, 두 번째 매장은 입사한 지 4개월여 만에 매장이 사라지기도,
잦아진 이직으로 부모님에겐 자리를 못 잡고 있는 여자친구, 남자친구에게는 이해가 되지 않는 여자친구, 친구들에게는 안타까운 친구로 인식되던 시기, 나는 나를 믿었음에도 주변의 시선은 늘 따갑기 마련이었다.
그런 나를 단단히 채우고자 시작했던 글쓰기,
글을 쓰며 불안정했던 나의 생각이 정리되며 나만의 세계를 만들어갈 때,
취미가 뭐냐고 묻던 상사에게 자신 있게 보여줬던 내 글은 화살로 돌아왔다.
글을 보여준지 1년도 훨씬 지난 시점, 직장 내의 갈등으로 인해 상담하던 중
‘너 글 쓰고 이런 거 좋은데, 넌 너무 너만의 세계에 갇혀있어. 네가 정답은 아니잖아? 그러면 성장하지 못해’
또 한 번 무너지고 말았다.
글을 쓰며 내 생각이 단단해졌는데 그 단단하고 확고한 생각 탓에 오히려 독이 되어
다른 사람과의 융합을 방해하는 가림막 같은 게 된 건가?
많은 생각 탓에 나는 글쓰기를 그만두기도 했었다.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남과 비교하며 자극받고 성장했던 나는 성인이 된 후 같은 학교, 같은 학원, 같은 나이또래의 친구를 벗어나 더 넓은 세상을 보게 되니 세상엔 나보다 잘난 사람, 나보다 예쁜 사람, 나보다 돈이 많은 사람, 나보다 행복해 보이는 사람 투성이었다.
‘왜 나만 못났고, 다른 사람들은 다 나보다 행복하지?’
비련의 주인공으로 만든 것은 이 세상이 아닌 나 자신이었음을 다소 늦게 깨닫게 되었다.
남들과 같은 것을 보고 같은 것을 해내어도 나는 남들보다 행복한 것 같지 않았다.
'내가 주변사람들보다 더 잘 해내야겠다'
아니었다. 주변의 사람보다 더 많은 것을 이루고 해내어도 찰나의 우쭐함이 지나면
내가 더 나은 인생이 아닌 것 같았다.
끝없이 바닥을 치는 내 자존감을 극복해 내기 위해 나는 나와 친해지기로 결심했다.
‘나’이기 때문에 더 채찍질했던 과거를 뒤로하고
이젠 ‘나’이기에 더 잘해주기로 했다.
좋은 음식을 먹고, 나를 위해 내가 싫어하는 것은 하지 않기로 결단했다.
아니, 싫어하는 것을 안 하게 해 준다니까 또 문제가 생겼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조차 모르겠다.
'그냥 하고 싶은걸 먼저 다 해보자!'
20대 중반의 끝자락에 서있는 지금의 나는, 16살에 꿈꾼 미용으로 스물, 미용고 졸업과 동시에 취업을 하였고, 스물하나 4년제 미용대학 학위도전, 스물다섯 미용으로 월 천만 원 이상 벌기, 빠른 진급,
스물여섯 4년제 미용학사 취득과 함께 캐나다행 워킹홀리데이까지.
지나 보니 알찼던 욕심쟁이 나의 20대를 기록하며,
나만의 행복을 찾고 싶은 20대,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건지 고민하는 예전의 나와 같은 청춘들에게 나의 이야기를 전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