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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희영 Apr 15. 2024

사람에게 상처받지 않아도 된다.

내가 하고 싶다는데 뭐가 문제야?

프롤로그에서도 볼 수 있듯이 나를 미워하게 된 계기는 스스로에게서 싹튼 감정이 아니었다.

내 주변의 사람들에 의해 나의 감정이 지배당한 것이다.

나를 믿었던 마지막 사람인 나 마저 그 감정에 휩싸여 무너지고 말았다.

남들보다 빠를 수 있는 사회초년생, 나는 특성화고 미용과를 졸업해 바로 미용실로 취업을 하게 되었다.

단순히 일을 했다기보다는 일을 하며 기술을 익히기 위해 무수히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할 수밖에 없었다.


그 당시의 나는 욕심쟁이였다.

일도 학업도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며 주 5일 근무, 2일의 휴무전체는 학업에 매진해 대학졸업장까지 탐을 냈다. 경력이 우선인 미용사회에서의 학위취득은 순탄치 않았다.


당시 만났던 같은 미용사인 전 남자친구는 필요 없는 것에 돈, 시간 투자하지 말고 연습이나 하라고 쓴소리를 하기도, 기술을 배우러 간 학원에서는 그 돈으로 미용유학을 가라고 하였고, 동종업계 친구들에게는 “대학 나와서 뭐 하게?”등의 질문들이 가득할 뿐이었다.


내가 하고 싶어서 선택했던 학업은 어느 순간 그만둘 수 없어서 붙잡고 있는 숙제 같은 느낌으로 다가왔다.

꿋꿋하게 일하며 견뎌온 시간들 덕에 얻은 승진으로 직급이 있는 디자이너가 되었을 때에는 어린 나이의 디자이너이기 때문인지 인정보단 늘 증명해 내야 하는 순간들이 많았다.


“매출 얼마나 하는데?”, “그러면 한 달에 얼마 버는 건데?” 나와 비슷한 나이의 미용후배들에게 교육을 해야 할 때면 마치 ‘얼마나 잘하는지 보자’등의 태도만 있을 뿐이다.


직장 내에서 들려오는 잡다한 소음을 견디지 못한 나는 내가 가진 얕은 지식이라도 도움 되길 바라며 진행해 왔던 모든 일들에 대해 회의를 느끼고 모두 내려놓았다.


한동안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도 상처받을까 하는 걱정에 거리를 두기 바빴고, 인간관계에 회의를 느껴 sns계정을 모두 탈퇴하기도, 다섯 명이 채 안 되는 사람들 하고만 그것도 생사여부 확인처럼 1년에 한두 번 짧은 연락으로 모든 관계를 끊어냈다.

이렇게 내가 세상과 단절할 만큼 사람에게 상처받은 것은 어쩌면 나의 잘못도 있었는지 모른다.


모든 사람을 다 내 편으로 만들고 싶었던 욕심,

혹은 아니라고는 하지만 내 속에 응원을 바랐던 자그마한 마음 때문이었을지 모른다.


“내가 이렇게 하면 다 나를 좋아하겠지? “라는 마음,    “이렇게 했으니 나를 인정해 주겠지?”

그것이 문제였다. 사람에게 하는 기대를 쌀 한 톨만큼도 안 남기기로 결심했다.

그냥 나에게 떳떳할 만큼 최선을 다하자.


관계를 끊어놓으니 자연스럽게 나는 나에게 집중하게 되었다.

혼자 글을 쓰며 너만의 세계에 갇혀있다는 소리를 듣곤 한동안 쓰지 않았었는데,

내가 하고 싶은데 뭐 어쩌겠어.

나에게 상처를 주던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 자연스럽게 멀어지기 마련이고, 직장동료들은 퇴사하면 그만이더라. 안 그래도 넓지 않았던 나의 인간관계는 때로 ‘이렇게 사는 게 맞나?’라는 의문을 품어주기도 했지만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진 뒤 나는 달라졌다.


그 좁은 인간관계를 넓혀야 하나 고민했던 내가 이 많지 않은 내 사람들을 잘 챙기자.라는 마음이 들며 애매한 관계를 일절 하지 않기 시작했다.


그 시간에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자기 계발을 하고 쉼이 필요하다면 나를 위해 온전한 쉼을 즐긴다.

나의 행동에 대해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사람들의 말은 그다지 영향이 없다.

조언을 들을 뿐 결정은 오롯이 내가 하며 그 결정에 부정적인 피드백이 들려오더라도 과거의 나처럼 내 인생이 송두리째 뽑힐 것 같은 충격은 이제 오지 않는다.

사람들이 당신에게 부정적인 피드백만 하더라도, 뒤에서 안 좋은 이야기를 하고 다녀도, 자신을 믿는다면 흔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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