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관계를 만들기 두려울 때.
20대를 보내면서 참 많은 실수를 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사람에게 기대기, 바라기, 내 마음대로 휘두르기 등이 있지만
가장 뼈저리게 느낀 나의 실수는 사람을 너무 쉽게 믿었다는 것이다.
사람을 믿지 말라며 혼자여도 괜찮다고 외치는 지금과 다르게 사람이 좋았던 과거였던 것 같다.
친구들도 마찬가지지만 직장동료에게 역시 나의 이야기를 많이 했었다.
나를 위하는 척 먼저 다가왔던 선배에게 지금의 힘든 상황을 말했고, 나에게 조언을 구하는 후배에게 진지하게 말을 건넨 적도 많았다.
그것이 잘못이었을까?
먼저 말을 꺼내지도 않았는데, " 너 요새 oo랑 많이 놀러 다니지?, 네가 잘되길 바라서 하는 말인데 동료들이랑 놀아봤자 발전 있는 대화는 없어. 너보다 잘하고 있는 선배들이랑 섞이려고 해 봐. 더 잘 나아갈 수 있을 거야."로 다가왔던 선배에게 "네, 사실은 모임을 나가면 직장험담만 하기 바빠서 이게 맞나 했거든요, 감사합니다" 내가 잘못이었다.
그 선배는 모임주최자인 oo에게 다가가 내가 그 모임을 불편해한다. 그러니 누구 험담하는 것 그만해라.
라며 oo에게 전달하였고, 순식간에 나는 동료들과 멀어지게 되었다.
나에게 동료 중에 oo이가 내 욕을 한다며 전달해 준 후배가 있었다.
굳이 듣고 싶지 않았지만, 그 이야기를 전해주며 본인도 oo이랑 멀리해야 할 것 같다고 하는 후배에게
나는 나의 기분을 표출해 같이 험담하는 것이 아닌, 네가 불편하다면 그 관계를 이어나가지 않아도 된다며 조언했을 뿐인데 그것 역시 잘못이었나 보다.
며칠뒤 oo이가 날 찾아와 "쌤이 뭔데 걔한테 저랑 놀지 말라고 하세요?"의 이야기를 들은 것이다.
그렇다. 그 둘의 술자리에서 내가 조언을 해준 후배가 대뜸 쌤이 언니랑 놀지 말라고 했는데,라는 말을 흘리게 되었나 보다. 그렇게 나만 이상한 사람이 되었다.
해명해서 무엇하나. 내가 나를 변호하기 위해서는 다가왔던 선배, 조언을 구했던 후배의 이야기를
꺼내놓으면서 해명을 해야 하는데 그러기가 싫었다.
성인인데, 그건 정말 개싸움 아닌가?
멀어진 그 사람들은 나의 해명이 듣고 싶은 것이 아니라, 나를 욕하고 싶을 뿐일 텐데.
묻지 않는 사람들에게 나의 감정을 비춰내지 않았다.
내가 좋아하고 믿는 사람들이 나를 그 정도로 생각하지 않을 수도,
그래서 나도 사람에 대한 기대가 점점 없어지는 것도, 새로운 사람을 깊게 만나는 것도.
모두 어렵다. 한편으로는 시간낭비인 것 같기도 하다.
한 번쯤은 겪었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면 나는 복이 많은 사람일 수도 있겠다.
더 나이 들지 않고, 다소 어린 나이에 경험함으로써 한 단계 더 성숙해진 어른으로 앞으로를 살아갈 수 있을 테니.
내가 입 밖으로 뱉은 말이 어디에 흘러도 괜찮다는 마음으로 살아가자.
그 마음으로 살다 보면 새로운 관계를 만들기 힘들었던 과거도 오히려 쉬울 수 있다.
예전만큼 진심이진 못해도, 뭐 그럭저럭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니 나, 그리고 내가 정말 아끼는 사람들에게 더 베풀어라.
20대는 '나' 자신만 제대로 알아도 성공한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