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둡고 끝없는 터널
지금의 시간이 유한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아직 이십 대 후반이 되지도 않은 저는, 벌써 하루하루가 아깝고 한 해가 지날 때마다 슬퍼 울기도 해요.
행복하려고 제가 저로 살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들로 전보다도 훨씬 이 나 행복지수가 올라갔지만, 그럼에도 불안함의 시간들이 찾아오곤 하네요.
있을 때 잘하자, 이야기를 많이 듣고 제 돈을 모으기도 전에 우리 엄마 명품백하나 사줘야지, 가족 해외여행 한번 나가봐야지 하며 했던 노력들로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하면서도, 세상엔 안 가본 곳이 너무나도 많고 예쁘고 웅장한 곳이 너무나도 많아 우리 가족, 또 제가 아끼는 사람들과 오래도록 보고 싶어서요.
원래도 잔걱정이 많은 편이지만, 지구 반대편
비행기로 13시간이 넘는 거리에 와있는 지금 저는
소중한 사람들이 모두 한국에 있는걸요,
오래 사는 건 아니지만, 여기서도 미용을 하며 듣는
캐나다에 사는 고객님들 이야기로, 부모님 임종을 지켜드리지 못했다, 발인이 끝나고 도착했다의 이야기를 듣고 참 사는 게 무엇일까 싶어요.
저 역시도 지금 캐나다에 머무른 지 두 달뿐이 안되었는데, 연세가 차신 외할머니께서는 후진하는 차에 맨몸으로 치여 입원을 하셨고, 치매가 있으신 친할머니께서는 증상이 악화되어 입원을 하셨거든요.
제가 없는 두 달 만에 엄마, 아빠 모두 지방에 계시는 할머니들을 뵈러 다녀오시고 마음고생을 하신다는 것을 듣고는 생각보다 나에게 나의 인생 보다 가족과 함께 나아가는 인생이 더 중요하구나, 느끼곤 했어요.
왜, 어둡고 침울한 이야기냐고요?
제 나름대로 할 만큼 했다 생각했는데도, 안 좋은 순간들을 상상하면 너무나도 슬픈데,
그렇지 않고 부모님, 혹은 나에게 소중한 사람을 뒤로 미루고 살아가기 바쁜 20대 여러분들은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음을 다시 되새기며, 하루하루 값지고 빛나던 만남이었음을 기약할 수 있게
싸우고 미워하고 하는 감정낭비보다 내가 지더라도
좋은 기억들로만 가득한 삶이었음을 추억할 수 있게
그렇게 살기를 바라요,
2023.12.21. pm12:06
저희 하고 싶은 대로 살아요.
좋아하는 것 먹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보내요.
가고 싶은 곳 가고 예쁜 풍경만 보아요.
그러기에도 짧은 인생, 뭣하러 눈치 보나요.
하고 싶지 않으면 하지 마세요,
싫은 건 싫다고 하며 살아요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