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독서에세이
나에게 새로 산 책을 책장에 꽂아 두는 일 만큼 좋아하고 자주 하는 일은 인터넷 서점에서 새로 나온 책을 찾아보는 일이다. 그중에서도 독서에세이 분야에 올라오는 신간은 미리보기로 서문을 꼭 찾아보고 마음에 드는 책은 큰 고민 없이 사서 읽는다. 책에 관한 이야기,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나 나를 매료시킨다. 책에 대한 사랑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정확하게 기억 나지 않는다. 지금의 나에게 책 읽기는 습관이고 영감이면서 시간을 배우는 방법이다. 이국환 교수의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는 미래다」를 읽고 책에 대한 저자의 마음에 깊은 공감을 하였다. 저자는 책을 사랑하는 나의 마음을 좀 더 깊게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해 주었다.
책에서 인용된 윌리엄 진서의 말에 의하면 좋은 글쓰기의 핵심은 인간미와 온기 라고 말하고 있다. 이는 ‘글이 곧 그 사람’이라는 말과 통하며 좋은 사람이 좋은 글을 쓴다는 뜻이라고 이야기한다. 내가 독서 에세이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글을 통해 책을 이야기하는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의 글을 읽으며 책을 사랑하는 또 한 사람을 알게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수록 인간관계의 폭이 점점 좁아지게 되는데 좋은 책을 발견하고 좋은 글을 쓴 작가와 새로운 책연을 맺는 경험은 지금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준다.
대학원에 입학해서 함께 읽고 쓰는 수업을 듣게 되면서 혼자 읽는 독서에서 함께 읽는 공독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저자는 좋은 독자는 먼저 책과 대화하고, 나아가 책을 통해 다른 사람과 대화하며 세상과 소통한다고 이야기한다. 대학원에서 하나의 책을 함께 읽고 이야기하는 경험은 나에게 독서의 폭을 넓혀주었고 저자와의 대화를 넘어서 다른 독자와 함께 읽는 즐거움을 알게 해 주었다. 그리고 평생을 사랑한 책을 통하여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시간을 열어주었다.
저자는 읽는 행위에 머물지 않고 쓰기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독자는 자신은 물론이고 세계를 성찰하는 힘을 얻게 된다고 이야기한다. 나는 책을 읽는 것만큼 글을 쓰는 시간을 좋아한다. 흩어져있는 생각들을 정리해서 나의 일상을 바로 잡을 수 있게 하는 글쓰기의 시간은 나에게 있어 너무나 소중하다. 글을 쓰는 시간 동안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잊고 지냈던 내면의 마음들과 만나게 된다. 나의 생각들이 글로 옮겨지는 그 순간에 나는 좀 더 넓은 세상과 만나 새로운 나를 발견하게 된다.
여행을 계획할 때 가장 먼저 염두에 두는 것은 그 지역의 도서관과 책방이다. 심지어 책방의 영업일을 맞추어 여행 날짜를 정할 때도 있다. 책방에서 산 책에 여행일지를 적고 책을 다시 꺼내 읽을 때마다 그 지역과 책방을 떠올리는 일은 나의 오래되고 즐거운 취미이다. 저자가 말한 책방 주인의 꿈은 나에게도 오래전부터 가져온 소중한 버킷 리스트중의 하나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좋아하는 책으로 그 공간을 채우고, 책을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공독(共讀)하고 책연(冊緣)을 맺어가는 그 시간을 매 순간 손꼽아 기다린다.
지금까지 책을 사랑하며 살아온 나의 인생에서 책은 항상 내 곁에 머물며 불안한 삶을 버티게 해 주는 고마운 친구 같은 존재였다. 이제는 저자가 이야기하는 진정한 독자의 의미를 떠올리며 책을 매개로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고 나만의 생각들을 글로 써서 공유하며 책을 통하여 나와 다른 이들의 삶을 풍요롭고 가치 있게 하는 일을 시작 해보고 싶다. 책이라는 단어만 떠올려도 설레고 기분이 좋아지던 어린 시절의 나를 떠올리며, 오늘도 인터넷 서점에서 새로운 신간을 검색하는 기분 좋은 순간을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