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몸빼바지

친정어머니를 보내드리고

by 반서기


해거름 차창 안으로

어둑어둑 스밀 때면

가슴 시리도록 밀려오는

어머니의 흔적들

숱한 세월들


부인하고 싶었던 어머니의 삶들이

어느새 중년의 노구가 되어

내가 분신처럼 거울 앞에 서 있네


한평생 새벽별 좇아 일하시고

새벽별 따라 잠드셨던 어머니

골 패인 무릎엔 살 대신에

한을 심으셨네


다 내어주시더니

내게 낡은 몸빼바지 하나 남기셨네


당신의 심장

사랑하는 자식 가슴에 묻으시고

저승꽃 한 무더기 안은 채

긴 여행을 떠나셨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거짓말 같은 기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