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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S ELECTRIC Mar 03. 2023

테크이슈 - CES 2023, 전세사기, 로봇밀도



해시태그로 알아보는 테크이슈 - CES2023, 전세사기, 로봇밀도에 대해





인간 안보를 위한 기술들


1월 5일부터 8일까지 나흘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최대 가전, IT 박람회 ‘CES 2023’이 개최됐어요.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로 찾아온 이번 CES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170개국 3천여 개 기업이 참석했는데요. CES 2023에서 어떤 기술 트렌드가 주목받았는지 살펴볼까요?


#자율주행 트랙터

매년 초에 개최되는 CES에서는 그해 유망 기술이 발표되는데요. 올해 대회에서는 초연결, 초지속, 메타버스, 모빌리티, 디지털 헬스케어, 인간 안보라는 키워드가 소개됐어요. 이 중 인간 안보는 다른 키워드들과는 달리 이번 대회에서 처음 등장한 키워드예요. 이 키워드 덕분에 존디어가 농기계 기업 중에선 최초로 기조연설 무대에 등장했어요. 존디어의 CEO인 존 메이는 자사의 기술로 식량위기 해결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는데요. 현재 존디어는 완전 자율주행 트랙터를 개발 중이에요. 6쌍의 카메라 센서가 달려 있고 컴퓨터 비전 기술을 활용해 사물을 인식하는 트랙터를 사용하면 더 적은 인력으로도 농업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 조언했어요. 존디어는 새로운 파종기인 이그잭트샷(Exact Shot)을 공개하기도 했는데요. 이 제품은 기관총처럼 씨앗을 발사해 1초에 720개의 옥수수 씨앗을 심을 수 있다고 해요.



#엑소스켈레톤

이번 CES에서는 개념적으로 소개되던 기술들이 실용적 차원에서 소개되며 한층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어요. 특히 엑소스켈레톤(Exo-Skeleton) 기술이 돋보였는데요. 엑소스켈레톤은 사람의 골격 형태로 만들어진 웨어러블 로봇을 말해요.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리거나 장시간 서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경우 근골격계 질환에 노출되기 쉬운데, 엑소스켈레톤 기술을 사용하면 장시간 고강도의 육체노동에도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거죠. CES 2023 최고 혁신상을 받은 독일 기업인 저먼바이오닉은 ‘크레이 엑스(Cray-X)’라는 제품을 공개했어요. 이 로봇을 가방을 메듯이 착용하면 최대 30kg의 중량까지 가볍게 들 수 있다고 해요. 해당 제품은 물류 운송이나 건설 현장 혹은 장시간 수술이 이뤄지는 의료 현장 등에서 쓰일 것으로 보여요.


#아필라

이제 ‘모토쇼’라 불릴 정도로 매년 새로운 전기차가 등장하는 CES. 올해는 소니와 혼다가 함께 개발한 전기차인 ‘아필라(Afeela)’가 큰 주목을 받았어요. 전기차가 이동 수단을 넘어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이란 예측은 있었는데요. 이 때문에 AI, 엔터테인먼트, AR 등의 기술 경험을 축적하고 있는 소니의 전기차 개발 소식이 더운 큰 기대를 모았죠. 소니는 이번 CES에서 영화를 보거나 비디오 게임을 할 수 있는 기능을 아필라에 넣겠다고 발표했어요. 내후년쯤에는 CES에서 ‘달리는 플레이스테이션’을 볼 수도 있겠네요.





전세사기와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의 상관 관계


연초부터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채 사망한 ‘빌라왕’ 사건으로 부동산 시장이 떠들썩했는데요. 해당 사건이 보도된 이후에도 부동산 컨설팅 업체와 공인중개사, 바지 명의자 등이 작당하여 전세금을 가로챈 전세사기 범죄가 다수 드러났죠. 그런데 이러한 범죄 중 일부에서 주택도시보증공사(이하 HUG)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제도(이하 전세보증보험)가 악용됐다고 하는데요, 어떻게 된 일일까요?


#사기의 시작

강서구 화곡동 소재의 한 빌라를 소유한 A씨. 몇 개월 전부터 빌라 매도를 시도해왔지만 팔릴 기미가 보이질 않는데요. 어느 날 한 부동산 컨설팅 업체로부터 전화를 받습니다. 이들은 2억 원에 내놓은 빌라를 2억3천만 원에 팔아줄 테니 대신 차액인 3천만 원을 수수료로 달라고 제안해요. 2억 원에도 팔리지 않던 빌라를 무슨 수로 2억3천만 원에 판다는 걸까요? 업체가 제안한 방법은 ‘전세 낀 매매’였어요. 빌라 매수자는 자신들이 연결해줄 테니 대신 공인중개사에게 빌라를 2억3천만 원에 전세로 내놓으라고 합니다. 그리고 전세계약이 체결되면 잔금이 치러지는 날 매매 계약을 체결하라는 조건을 걸죠. A는 임차인에게 받은 잔금 중 약속한 3천만 원을 부동산 컨설팅 업체에게 건넵니다. A는 빌라를 팔았고, 업체는 수수료를 챙겼으니 모두가 행복한 결말일까요?


#임차인의 입장

빌라왕 사건 이후 경찰이 대대적인 단속을 벌인 결과, 강서구 화곡동 일대에서 자기 자본 없이 전세 보증금만으로 주택을 매수한 부동산 컨설팅 업체, 공인중개사, 바지 명의자 283명이 적발됐다고 해요. 맞아요. 위의 사례는 전세 보증금 잔금이 치러지는 날 매매 계약이 체결된다고 하여 이른바 ‘동시진행’이라 불리는 전형적인 전세사기 수법인데요. 이 사기의 가장 큰 피해자는 바로 임차인이에요. A는 잔금이 치러지는 날 빌라의 소유권을 업체가 소개한 매수자 B에게 넘겼는데요. B는 업체가 끌어들인 바지 명의자에 불과해요. 업체는 수수료를 떼어주겠다며 노숙자나 신용불량자들을 주로 끌어들였어요. 당연히 이들에겐 임차인에게 돌려줄 전세 보증금이 없어요. 설사 B씨가 빌라를 매도한다고 해도 요즘 같은 집값 하락세에는 세입자의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기가 어렵겠죠. 업체가 A에게 시세보다 더 높은 전세가를 제안하고 전세계약이 체결됐을 때 사실 그 주택은 깡통주택으로 전락했다고 봐야 해요.



#전세보증금반환보증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가 적다면 깡통주택일 우려가 있으니 계약을 피하라는 경고를 한 번쯤은 들어봤을 텐데요. 그런데도 왜 피해자들은 전세계약을 체결한 걸까요? HUG의 전세보증보험이 바로 이 지점에서 등장합니다. 사기에 가담한 공인중개사들은 HUG의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하면 문제가 생겨도 무조건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며 피해자들을 안심시켰다고 해요. 실제로 전세계약 체결 후 보험에 가입한 피해자들이 많았는데요. 보험에 가입했으니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는 데엔 문제가 없는 걸까요? 안타깝게도 빌라왕 사기 피해자들이 HUG에 보증금 반환을 문의한 결과, “구상권을 청구할 상대가 확정되기 전에는 보증금 반환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해요. 사망한 빌라왕의 주택 소유권 상속 절차가 완료되어야 대위변제 절차를 시작할 수 있다는 거죠. 당장 전세 보증금을 받아 이사해야 하는 피해자들의 입장에선 날벼락 같은 답변이에요. 게다가 빌라왕의 친인척들이 상속을 꺼리고 있어 변제 완료 시기는 더욱 가늠하기 어렵게 되었어요.


사기를 주도한 부동산 컨설팅 업체는 시세 정보가 불투명해 적정 전세가를 확인하기 어려운 빌라를 주된 범죄 수단으로 삼았다고 해요. 이 과정에서 주택 공시가격의 150%까지 보증해주는 HUG의 높은 보증 한도를 악용했어요. 컨설팅 업체는 전세가를 부풀릴 때 HUG의 보증 한도를 기준으로 삼았다고 해요. 높은 보증 한도가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한 HUG가 올해부터는 보증 한도를 140%로 낮춘다고 밝히긴 했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한도가 높아 깡통전세를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어요. 한편 전세사기를 본질적으로 예방하려면 단순히 HUG의 보증 한도를 손볼 것이 아니라 임차인과 임대인의 정보 불균형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고요.





제조업 로봇과 만나다


‘로봇 밀도’라는 개념을 아시나요? 로봇 밀도는 노동자 1만 명당 로봇 대수를 뜻하는 개념이에요. 전 세계 로봇 산업 촉진을 위해 1987년 설립된 비영리 단체인 국제로봇연맹은 매년 세계로봇기술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어요. 2022년 10월 공개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21년 로봇 밀도는 1,000대를 기록했는데요. 로봇 밀도가 네 자릿수에 이른 건 우리나라가 최초라고 해요.


#1,000대

1,000대면 노동자 10명당 로봇이 1대꼴로 배치됐다는 의미예요. 2위인 싱가포르(670), 3위인 일본(399), 4위인 독일(397)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은 수치죠. 우리나라의 2011년 로봇 밀도는 347대였는데요, 10년 새 약 3배가 늘었어요. 2010년부터 우리나라는 8년 연속 로봇 밀도 1위를 기록했어요. 2018년과 2019년에 싱가포르에 1위를 잠시 내어 주었다가 지난해 다시 1위를 탈환했고요. 로봇이 가장 빠르게 확산하는 영역은 전자와 자동차 산업인데요. 특히 반도체 산업에서 로봇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요. 매우 민감하게 다뤄야 하는 반도체 원재료인 웨이퍼를 로봇이 사람을 대신해 운송한다고 해요. 웨이퍼는 진공 상태에서 가공하여 정확한 위치에 옮겨 놓아야 하는데, 이러한 웨이퍼 운송 과정을 반도체 웨이퍼 이송 로봇(Semiconductor Wafer Transfer Robots, WTR)이 수행하고 있어요.



#경쟁력

그러나 로봇 밀도가 곧 로봇 산업의 경쟁력을 상징한다고 볼 수는 없어요. 2022년 9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글로벌 로봇산업과 한국의 현황’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는데요. 이 보고서는 로봇 밀도가 높은 미국, 일본, 중국, 독일, 스위스에 비해 국내 로봇 산업의 경쟁력이 낮은 것으로 분석했어요. 주요 원인은 로봇 부품을 생산·조달하는 역량이 다른 국가에 비해 낮았기 때문인데요. 특히 우리나라는 대일본 의존도가 높다고 해요. 일본은 부품 조달 경쟁력에서 10점 만점에 9.8점을 받으며 6개국 중 1위를 차지한 반면 우리나라는 6.7점으로 최하위에 그쳤어요. 감속기, 모터 등의 로봇 핵심 부품이 주로 일본에서 수입된다고 해요.


#싱가포르

세계로봇기술보고서로 다시 돌아와서, 우리나라를 맹추격하고 있는 싱가포르를 자세히 살펴볼까요? 최근 싱가포르의 산업용 로봇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어요. 특히 2018년에는 전년 대비 26%(173대) 증가라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는데요. 2022년 월스트리트 저널은 바로 이러한 자동화의 확산 덕분에 싱가포르의 제조업이 새로운 부흥기를 맞고 있다고도 분석했어요. 실제로 미국 글로벌파운드리스와 독일의 실트로닉스 등 글로벌 제조업체들이 싱가포르에 새 공장을 짓고 있어요. 정부가 글로벌 제조업 기업 유치를 위해 세제 감면 등의 적극적인 지원책을 펼치고 있고, 자동화로 비용 절감을 실현하도록 돕고 있거든요. 싱가포르 제조업은 오랫동안 외국인 노동력에 의존해왔는데, 코로나19로 노동력 공급이 어려워지자 이를 로봇으로 빠르게 대체한 것이죠. 산업용 로봇은 그 자체로 하나의 유망한 시장으로 분류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 역시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경쟁력을 키워야 할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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