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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곰천사 Nov 02. 2016

탱고의 본고장

남미로 맨땅에 헤딩 -17

유명인들이 잠든 레콜레타 묘지

다음 날 아침 일찍 레콜레타 지구로 향했다. 이곳에 있는 레콜레타 묘지(Cementerio de La Recoleta)는 200년이 넘은 공동묘지로 역대 대통령들을 비롯해 과학자, 작가 등 아르헨티나 주요 인사들의 무덤이 모여 있다. 이곳에 작은 터를 얻으려면 5억 원 이상이 필요하다는 가이드의 설명을 듣자니 이제는 부자들의 전용 묘지가 된 모습이다. 


동서남북으로 빼곡하게 들어서 있는 흰색의 묘지는 날카로운 조각 작품을 연상케 한다. 미로처럼 얽힌 묘지를 둘러보다 보면 길을 잃기 쉽다. 한쪽에는 누군가 돌아가셨는지 장례 행사가 벌어지고 있었다. 엄숙한 분위기에 우리도 고개를 숙였고, 괜스레 경건한 마음이 들면서 나 자신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사생아로 태어나 여배우로 살다 간 여배우 에비타(Evita)의 묘지가 이곳에 있다. 그녀의 인생을 그린 뮤지컬 <에비타>가 유명해지자 수많은 관광객이 그녀의 묘지를 보러 이곳을 찾는다. 또한, 아르헨티나의 전설적인 탱고 가수인 카를로스 가르델(Carlos Gardel)의 묘지 역시 이곳에 있다. 

산 니클라스 지구에서 만난 즉흥 탱고 공연

저녁이 되자 산 니클라스 지구의 메인 거리엔 수많은 인파가 몰리기 시작했다. 저녁 7시가 지나는 시각임에도 더위는 지칠 줄을 몰랐다. 거리 한쪽에서 탱고 공연이 있으려는지 여자 무용수가 흥을 돋우며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붙잡고 있었다. 카메라를 꺼내자 감각 있게 서비스 자세를 잡아주는 여자 무용수. 


곧이어 양복을 멋지게 차려입은 신사 할아버지와 함께 탱고를 추기 시작했다. 쿵쾅쿵쾅 어깨를 절로 들썩이게 하는 탱고 음악과 함께 그들의 몸짓을 보고 있자니 절로 흥이 난다. 그들을 둘러싼 관광객들의 환호와 박수 소리가 산 니클라스 지구의 중심 도로를 가득 메운다. 


연신 


“무이 비엔!(좋아요!)”


을 외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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