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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성해요 Sep 23. 2021

[UX 스터디] 멜론/스포티파이/플로 비교 분석

음악, 국가가 허락한 유일한 마약

운 좋게 스터디 팀원 분께서 UX스터디를 하자고 하셔서 매주 하나씩 으쌰 으쌰 하는 중이다. 브런치 현업자를 비롯한 다양한 업계 분들의 생생한 이야기가 많은 도움이 됐기에 나도 공부한 내용을 정리하고 공유하면서 도움되고자 기록을 남긴다.




UX 분석, 어떻게 해야 할까?


1. 서비스 별 메인화면

    메인화면은 프로덕트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곳으로 '서비스가 사용자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응축시켜

    담아놓은 곳이다. 비즈니스로 연결되며 가장 중요한 화면이기에 선정했다.

2. 사용자 핵심 Action

     ex. 커머스 앱 -> 물건 구매하는 과정, 음악 앱 -> 음악 검색하고 듣는 과정 등 사용자 핵심 Action을

    어떻게 구성했는지 살펴본다.

3. 각 서비스 특징

    같은 서비스여도 각자 갖고 있는 기능이나 특징들은 다르다. 따라서 어떤 차별점을 갖고 있는지 

    알아본다.

4. 산업군 및 서비스 전략

    빠르게 변하는 업계 트렌드, 이슈는 곧 서비스에 반영된다. 업계 현황을 살펴보면서 해당 서비스가

    왜 이런 UX 전략을 선택했는지 유추해본다.


                                                                           *서비스에 따라 구성 및 내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1. 서비스 별 메인화면

격동의 음원시장

*2021년 7월 기준*

현재 국내 음원 앱의 메인화면을 논한다면 스포티파이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내 기억 속 멜론과 같은 국내 음원 앱은 실시간 차트 중심으로 전체 시장의 트렌드를 포괄적으로 보여줬던 것 같은데, 지금은 내 감상 이력을 바탕으로 나만의 믹스테이프를 만들어주는 개인화 시대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특징은 각 서비스별 네이밍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멜론-MY 24 Hits / 스포티파이-내가 즐겨 듣는 믹스 / Flo-방금 레이더


결과적으로 '나'에 초점을 맞춘 전략을 바탕으로 홈 화면의 UI도 점점 단순해져가고 있다. 타이틀+앨범 커버 비율의 GUI가 대표적인 레이아웃으로 서비스 별 구분의 의미가 없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각 서비스는 어떤 차별점을 주고 있을까?




Spotify

인과관계를 통한 추천

헤어진 애인보다도 노래 추천을 잘한다더라


스포티파이는 명성에 걸맞은 추천을 제공하고 있다.

앱을 켜면 '즐거운 오후입니다'라는 간결한 인사와 함께 화면 상단의 6개의 MIX가 눈에 들어온다. Best of the Decade for you, Top 2018, 데일리 믹스 1, 좋아요 표시한 곡 등 내가 들었던 혹은 좋아할 것 같은 6개의 MIX를 모아 먼저 추천해준다.


이에 사용자는 상단의 MIX를 들으며 하단의 여러 플레이리스트를 구경하는 플로우로 서비스가 시작된다. 그뿐만 아니라 최고의 히트곡, 추억의 명곡, 기분 좋은 팝 음악 등 시대와 장르를 오가는 큐레이션을 제공함으로써 메인화면을 다채롭게 구성하고 있다.


스포티파이 뮤직팀에는 몇 가지 주요 업무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에디토리얼'이다. 전 세계 스포티파이 사용자들이 들을 음악을 큐레이팅(선별)하는 음악 전문가 역할을 담당하는데, 새로 출시되는 전 세계 음원을 거의 모두 섭렵해야 할 책임이 있다. 이들이 수많은 음악을 듣고 새로운 곡과 기존 곡을 토대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면, 이후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이를 좀 더 최적화하는 절차다. 결국 전 세계 사용자들의 청취 경험을 개선, 향상하기 위해, 인공지능 기술 이전에 뮤직팀의 '인간적' 노고가 선행되는 것이다.

출처 https://it.donga.com/31774/


이러한 인간적 노고를 바탕으로 내가 즐겨 듣는 믹스 / 추천 방송국 / 타입캡슐 등은 현재 스포티파이만의 고유한 기능이 됐다. 실제 이번 스터디를 하면서 멜론에서 좋아요 한 노래들을 스포티파이에서 틀었는데 해당 내역과 유사한 곡들을 추천해 놀랐던 경험이 있어 공감이 갔다.





Flo

맥락을 고려한 추천

멜론과 스포티파이 그 사이 어딘가


플로의 첫인상은 깨끗하고 심플하다.

그리고 한국에 특화된 트렌디한 구어체로 여러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메인화면의 상단이다. 내가 좋아요 한 곡을 기준으로 1개의 믹스를 추천해준다. 하지만 스포티파이가 '00님의 위한' 믹스로 '나'를 강조한다면, 플로는 '방금 좋아한' 곡과 함께 들어보세요와 같이 추천 이유를 제시한다. 따라서 사용자는 이 곡이 왜 추천되었는지 맥락을 통해 인지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국내, 해외의 최신곡을 상단에 배치해 강조하는 점, 첫 14일의 추천, 윌라 오디오북 같은 다양한 오디오 콘텐츠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이를 보면 플로는 섬세한 워딩과 다양한 오디오 콘텐츠 추천이 차별점임을 알 수 있다.




Melon


17년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추천

명실상부, 국내 음원 앱의 절대강자였는데...


국내 대표 음원 스트리밍 앱, 멜론(since 2004)

000님 좋은 저녁이에요! 와 같이 시간과 상황에 따른 간결한 인사와 함께 5개의 믹스를 추천해준다. 메인화면에서 주목할만한 주요 기능은 셀프 디제잉 기능, 오늘의 DJ 플레이리스트이다. 스포티파이와 플로가 플레이리스트 중심이라면 멜론은 DJ 중심이다. 여러 네임드 DJ들이 있을 정도로 이들이 멜론에서 차지하는 파이는 크다. 또한 2% 섬세하다고 느꼈던 부분은 믹스 테이프 밑에 #키워드였다. 단순히 타이틀+썸네일을 보여주는 것보다 #키워드를 통해 어떤 무드의 곡들이 있는지 빠르게 파악할 수 있었다.








2. 사용자 핵심 Action

Task : Justin Biber - Peaches 검색하기



Spotify - 3~4 steps

우선 입력해봐, 다 찾아줄게.


스포티파이의 검색과정은 단순하고 직관적이다. 검색창>가장 많이 듣는 장르(사진 속엔 없지만 사용한 지 꽤 되니 생김)>모두 찾아보기 순으로 진행된다. 이는 개별 곡보다 플레이리스트 단위로 추천하는 특성상 장르 혹은 카테고리 단위로 큼직하게 묶은 것으로 추측된다. 때문에 사용자는 원하는 플레이리스트를 즉흥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힙합], [파티], [시대별]처럼 장르, 무드, 차트 등이 무작위로 섞여있어 한번 더 분류를 하면 원하는 목록으로 빠르게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LOL의 사운드 트랙(팟캐스트도 제공 중), 여성 뮤지션을 보여주는 EQUAL














여성 뮤지션을 다루는 [EQUAL]이라던가 [LOL]과 같은 게임 사운드 트랙 플리도 기존에 보지 못한 플리도 새로웠다.







Flo - 3~4 steps

네가 모르는 걸 정직하게 알려줄게.


플로의 검색 과정은 정직하다.

음원, 장르별 카테고리를 제공하는 스포티파이와 달리 실시간 검색어 순위 기능을 제공한다. 플로의 급상승 검색어는 실시간 차트가 폐지되는 흐름에서 일종의 음원 차트를 대신하는 기능이다. 키워드를 누르면 해당 키워드의 상세 페이지(사진 속 입력완료 페이지)로 넘어가게 되면서 실시간 인기 아티스트/곡/앨범 등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다.


? 저스틴 비버....?


한 가지 재밌었던 에피소드는 justin biber를 검색하는데 계속 다른 사람이 뜨는 것이었다.

분명 나는 저스틴 비버를 입력했는데 왜 검색이 안될까? 뭔가 잘못됐나? 오만가지 상상을 하던 중 발견했다.

justin bieber라는 걸... 아뿔싸


다행히 멜론은 오탈자를 검색했을 때 [혹시 이것을 찾으셨나요? justin bieber]라고 한 번 되짚어준다.

따라서 플로도 사용자가 잘못 입력했을 때를 대비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되면 도움 될 것 같다.





Melon - 3~4 steps

너에게 맞는 검색을 제공할게


멜론의 검색은 나에게 맞춘 '탐색'이다.

때문에 인기 검색어 순위, 아티스트/장르 키워드, 서비스 바로가기 등등 스포티파이, 플로보다 좀 더 많은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뮤직 시장의 트렌드와 멜론만의 서비스를 집합시켜놓음으로써 다양한 기능을 탐색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차별점이다.








3. 각 서비스 특징 및 전략


Spotify

내게 스포티파이의 가장 매력적인 기능을 꼽으라 하면 주저 없이 Canvas를 고를 것이다. Canvas는 '지금 재생 중'인 노래 화면에 나오는 짧은 동영상이다. 영상(시각)과 음악(청각)을 동시에 감상함으로써 사용자는 서비스에 더 몰입할 수 있다. 그리고 실제 이 기능을 통해 서비스 이용이 증가했다고 한다.

사람들의 관심을 끈 다음 곡을 듣게 만들어 보세요. Canvas를 본 리스너는 계속 스트리밍 하고(대조군 대비 평균 5% 증가), 트랙을 공유하고(145% 증가), 플레이리스트에 추가하고(20% 증가), 트랙을 저장하고(1.4% 증가), 아티스트의 프로필 페이지를 방문할(9% 증가) 가능성이 더 큽니다.

출처 - https://canvas.spotify.com/ko-kr

심지어 Canvas를 제작하는 디자이너들이 따로 있으며 직접 의뢰를 통해 맡길 수 있다.


두 번째로 흥미로웠던 건 Storyline 기능이다. 해당 곡에 대한 원곡자의 생각을 볼 수 있는 기능인데, 마치 인스타 스토리가 연상되는 기능이었다. 하지만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되는 인스타 스토리와 다르게 해당 곡을 검색해서> 찾고> 듣고> 스크롤해 내리고 등의 여정을 거쳐야 볼 수 있는 Storyline은 내가 이 가수와 같은 곡을 공유하고 있다는 1:1 커뮤니케이션 경험을 제공한다.





Flo

후발주자인 플로도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차트나 플리에서 내 취향대로 곡을 다시 재 구성할 수 있는 내 취향 MIX, 플로만의 다양한 오리지널 오디오 콘텐츠, 통신사 기반의 장점을 활용한 V컬러링 등이다. 그뿐만 아니라 보통 더보기에 숨겨져 있는 추천 제외 기능을 노래 재생 화면에 바로 배치함으로써 사용자 취향을 즉각적으로 반영해 빠르게 파악하려 하는 의도가 느껴졌다.





Melon

트렌드 차트, 사용자 데이터, 멜론 스테이션, 아티스트와 팬 맺기 등 멜론만의 여러 차별화 기능들을 현재 제공하고 있다. 그중 멜론만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기능은 사용자 데이터이다. 3사 중 사용자 데이터를 유일하게 적극적으로 오픈해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 이유를 추론해보자면 1) 차트 공정성 논란, 사재기 논란 등에 대응하기 위해서, 2) 어떤 층위의 사용자인지 알려주기 위해서 3) 더 정확한 개인화 서비스 반영을 위해서 임을 유추할 수 있다.


뮤직 DNA와 차트 리포트







내 음악활동을 분석하여 선호 장르, 선호 아티스트, 감상 스타일과 같은 성향을 분석해주는 뮤직 DNA,


감상자 수, 순위를 1시간, 24시간 단위로 실시간

업데이트하는 차트 리포트











4. 음원 개인화 추천 그다음은?


국내 음원 시장이 다운로드에서 스트리밍으로, 실시간 차트에서 개인화 추천으로 현재 변화하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면 이들의 다음 전략은 뭘까?

Next Step으로 3사가 공통적으로 취하고 있는 전략은 바로 오리지널 오디오 콘텐츠이다.

왜냐하면 기존 스트리밍 시장과 개인화 추천은 이미 수많은 경쟁사들로 인해 사실상 포화 상태이기 때문이다. 또한 개인화 추천은 알고리즘 기술력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이 한계를 넘어 제2의 원동력을 찾고자 오디오 콘텐츠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는 최근 클럽하우스의 열풍으로 오디오 플랫폼의 잠재력을 알게 되었다.

또한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작품으로 콘텐츠의 중요성을 체감할 수 있는 계기가 있었다.

따라서 현재 3사는 종합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으로서 오리지널 콘텐츠를 통해 차별화를 가져가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점점 커지는 오디오, 팟캐스트 시장을 공략하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ex.Naver-NOW) 굉장히 치열한 파이 싸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이는 해외도 마찬가지...)






UX 분석을 진행하면서 각 서비스별 느꼈던 점을 한 줄로 정리해봤다.


1) Spotify - 단순해 보였지만 파면 팔수록 굉장히 정교하고 다채롭게 얽혀있는 서비스

2) Melon - 팬 중심의 아이돌 스트리밍과 실시간 차트에 특화된 서비스

3) Flo - 오디오 콘텐츠와 내 취향 형성에 힘을 쏟는 서비스


우리나라의 대중문화를 보면 서양과는 다르게 팬덤 중심, 특히 아이돌을 중심으로 음원시장이 좌지우지되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같은 음원 앱 이어도 나라, 문화, 장르, 사용자 등의 변수에 따라 차이가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찬가지로 3사가 팟캐스트, 오디오 콘텐츠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면 어떻게 시장이 바뀔지, 제2의 클럽하우스와 같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서비스가 나올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직접 사용해보거나 관련 기사를 통해 정리했기 때문에 실제 현업 의도와 다르거나 잘못 알고 있는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수정이 필요한 사항은 댓글로 피드백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ღ'ᴗ'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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