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제표 타임슬립(2013~2023)
지난달부터 도서정가제가 실시된다. 종로서적을 추억하는 세대이고, 서가 꽂힌 베스트셀러를 찾아보는 재미를 안다. 그렇지만 이미 예스24, 인터파크 등에서 클릭질로 책을 사는 게 더 익숙하다. 게다가 서점에 갔더니 재고가 없어서 허탕 친 적도 많다. 이번에 시행되는 도서정가제는 골목 서점을 살리려는 노력이라는데, 출판사와 오프라인 서점 모두에게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시점에 대한민국에서 제일 큰 [교보문고] 재무제표는 어떤지 살펴보자.
2014년 3월 4일 삼정KPMG에서 '적정'을 내린 <감사보고서>를 DART에서 다운받는다. 첨부된 2013년 12월 31일 기준 재무제표를 연다. 자산, 부채, 자본을 살펴보기 위해 재무상태표부터 보니 자산 3,049억 원이고, <유동자산> 중 가장 큰 비중은 <재고자산> 1,040억 원이다. 재고자산 주석 7번을 보니 내역이 나와 있는데 1,028억 원이 상품으로~ 여기가 서점이니 상품의 숫자는 매장에서 팔고 있는 ‘책’의 가치다. 상품평가충당금으로 6억 원 정도로 지난해 15억 원보다는 줄어들었고, 비유동자산에서 <투자부동산>이 339억 원으로 제일 숫자가 크다. <종속기업투자주식>(교보핫트랙스)이 188억 원, <매출채권>은 345억이다. 부채총계는 2,159억 원이며, 이중 <매입채무>가 1,048억 원인데 주석 17을 보니 출판사로 책을 사 온 것으로 보인다. 단기 및 장기차입금은 은행에서 빌린 돈으로 이자율 4% 초반이다. 자본총계는 889억 원이며 <이익잉여금>이 602억 원이다.
교보문고 매출액은 5,351억 원으로 92% 이상이 책 판매며, 기타 매출이 394억 원이다. 손익계산서 상으로 -56억 원의 적자가 났다. 전년도 15억 원의 <영업이익>에서 적자 전환한 상태다. 주석 35번 <영업부문>으로 파악되는 영업손실의 원인은 온라인과 법인사업에서 각각 -72억 원, -88억 원의 마이너스가 이뤄진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흑자 때도 마찬가지로 아직은 온라인서점이 수익구조를 악화시키고 있다.
2013년까지 교보문고는 국내 No1. 서점이지만,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윗글은 2014년 12월에 쓴 글입니다. 2013년 당시의 ㈜교보문고의 핵심 수익구조와 재무적 어려움이 재무제표에 잘 드러나 있는데 몇 가지 핵심 포인트를 정리해 보면 이렇습니다. 매출액(5,351억 원 92%) 대부분이 도서 판매이고, 기타 매출로 394억 원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으나 영업손실 -56억 원(전년도 15억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이 났습니다. 기존 오프라인 매출에서 온라인 사업(-72억 원), 법인사업(-88억 원)을 추진했으나 아직까지 비용 대비 이익이 나는 구조가 아닌 거죠. 온라인 서점 경쟁 심화 & 법인 판매 감소가 손실을 초래한 상태죠.
2013~2014년 서점 시장의 중요한 화두는 "도서정가제"입니다.
온라인 도서 판매는 신규 사업자와 기존 사업자들 사이의 경쟁적인 도서 할인을 야기했고, 결과적으로 시장질서가 어지러운 걸 막기 위해 정부가 정책적으로 개입이 된 시점입니다. 그러니 2014년부터 도서정가제가 매출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관심 포인트! 였습니다.
도서정가제가 실시된 이후 즉 2013~2023년 10년 간의 매출액 추이와 영업이익 그리고 온라인, 오프라인 매출액 추이를 그려보면 몇 가지 시사점이 나옵니다. 우선 교보문고의 <영업이익>만 보자면 2014년 43억 원의 영업이익 기록 등 도서정가제의 도움으로 흑자전환을 이룹니다. 그리고 2년 정도 지속적인 이익이 났습니다. 그러나 2020년을 기점으로 이익은 하락으로 돌고, 2022년 급격히 곤두박질합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지점은 매출액의 증가 추이입니다. 매출액은 도서정가제가 실시됨에도 불구하고, 전혀 늘지 않았습니다. 교보문고는 도서정가제의 효과를 이익은 보았지만 매출액 상승에는 그다지 영향을 받지 못한 셈입니다. 2013~2018년까지 완만한 상승을 펼칩니다. 그런다 2019년부터 매출액 증가 추이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네요. 이와 함께 영업이익을 고려해 보면…. 매출액이 상승할 때부터 이익률이 떨어집니다.
매출액이 느는데 왜 이익은 줄어들지????
한 가지 유의미한 데이터를 하나 더 만들어 보자면, 매출액을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출로 나눠서 추이를 그려 보았습니다. 2015~2017년 데이터가 재무제표에 표기되지 않아서 그래프가 좀 짤리긴 했습니다. 그래도 선을 좀 유추해서 해석하자면..... 오프라인 매장 매출은 감소하고 온라인이 증가했으며, 2019년을 기점으로 크로스가 된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즉 교보문고의 매출액 증가는 온라인 도서구입 시장에서 교보문고가 어느 정도 경쟁에서 승리한 후, 온라인 매출액이 > 오프라인 매출액보다 크게 된 시점부터라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게 이익률은 까먹는 구조인가 싶네요.
1. 자산구성의 변화
2013년: 총자산 3,049억 원, 재고자산 1,040억 원
2023년: 총자산 5,523억 원, 재고자산 1,168억 원
10년 사이 자산은 약 81% 증가했고, 주요 영업용 자산인 <재고자산>은 약 12%만 증가했습니다. 교보문고가 보유할 수 있는 책은 그다지~ 매장이 팍팍 증가한 건 아니라는 거죠.
2. 부채구조 변화
2013년: 총부채 2,159억 원, 매입채무 1,048억 원 (출판사 미지급금)
2023년: 총부채 3,155억 원, 매입채무 1,633억 원
부채 증가율 약 46%, 매입채무 증가율 56% 이건 뭐 매출액의 증가에 맞춰진 덩치의 변화니 크게 의미가 있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부채비율 133%입니다. 재무건전성은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문제는 매출액과 영업이익 수익부분인데….
2023년 매출액이 9,013억 원 아마도 2024년 매출액, 이 추세라면 1조 원을 넘겼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영업손실 급증(적자폭 확대)하는 거라 사실 문제가 심각합니다. 매출은 꾸준히 증가했지만, 비용 증가 속도가 더 빨라서 적자폭이 심화되고, 온라인 및 법인 사업에서의 손실이 여전할 가능성 높습니다.
결론: 10년간의 변화 매출 증가 (약 70%) → 성장 지속 But 영업적자 심화: 수익성 악화 → 자산 증가 (약 81%): 안정적인 성장 → 신규사업은 없는 듯
부채 증가 속도 완만 → 재무구조 일부 개선 → 온라인·법인사업 적자 지속 → 핫트랙스 합병 및 부동산 투자 확대
➡️ 교보문고는 매출을 키우면서도 수익성을 개선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음.
➡️ 온라인 시장 경쟁 속에서 어떤 돌파구를 마련할지 여전히 성장의 핵심 포인트!
1980년 설립된 교보문고는 국내 최대의 서점 체인을 운영하며 대한민국 대표 서점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교보문고 정관에 나온 “국민교육진흥의 실천적 구현”이라는 설립 이념 아래, 독서 인구의 저변 확대와 문화 공간 창출을 목표로 삼았다고 하는데 이제는 사람들이 책을 잘 사서 안 읽나 봅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온라인 서점 업체가 여러 개 등장하면서 서점 시장은 빠르게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편리한 배송 서비스와 할인 정책으로 무장한 온라인 서점은 기존의 오프라인 서점을 위협했고, 교보문고 역시 온라인 서점을 개설하며 시장 변화에 적응하고자 노력했습니다. 2014년 도서정가제가 강화되면서 할인율이 제한되고, 기존 서점들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고, 교보문고와 같은 대형 서점들의 매출 구조도 변화했습니다. 당시 종로서적은 폐점이 되었고, 영풍문고도 어렵다고 했으며, 종각역 지하 반디앤루이스도 매장을 접을 걸로 압니다. 남은 교보문고가 자연스럽게 국니 No.1 서점이 되어 버립니다.
그러나 아무리 1등이라도 돈을 잘 벌어야 여유있는 선두죠. 책 판매 부분이 적자이니, 문구류 등 사업을 개설합니다. 교보문고는 문구 판매 전문 코너 핫트랙스를 운영, 이후 종속회사인 핫트랙스를 교보문고와 사업합병을 진행했습니다. 핫드랙스가 재무제표 상으로 보이듯 크게 이익의 반전을 이루지는 못했기 때문입니다.
현재 교보문고가 직면한 가장 큰 과제는 지속되는 영업 적자 속에서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는 것입니다. 책을 사는 곳이 아닌, ‘머무르는 공간’으로 변모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으로 교보문고에 아주 큰 그리고 긴 책상이 놓인 적이 있죠. 일본의 츠타야 서점처럼 고급스러운 카페, 전시 공간, 강연 프로그램을 강화하여 서점을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공간으로 재구성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시간은 교보문고의 편이 아닐 듯싶습니다. 새로운 서점문화를 만들 때까지 재무적 위기는 기다려 주지 않으니까요. 게다가 전자책, 오디오북, 구독 서비스 등 교보문고가 경쟁해야 할 대상은 단지 ‘책’을 읽는 시간만이 아닙니다. 독자들의 시간을 빼앗는 책 외 다른 매체와의 싸움이 된 듯싶네요.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걸어 다니면서도 작은 화면 속에 빨려드려 가 있는 현대인에게 책이란…. 너무나 어려운 물건이죠.
2022~2023년의 대규모 적자를 보니 교보문고의 암울한 미래 전망과 생존 가능성을 점쳐 봐야 할 거 같습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교보문고의 몰락 가능성입니다. 현재 교보문고가 직면한 가장 큰 위기는 출판 시장의 지속적 축소와 디지털 콘텐츠 소비 증가입니다. 매출의 대부분이 도서 판매에서 나오고 있으며, 2023년 기준 9,014억 원의 매출에도 불구하고 36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매출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고정비 부담 증가, 인건비 상승, 온라인 시장의 경쟁 격화 등으로 인해 적자가 심화된 결과입니다.
❗ 암울한 미래 전망
출판 시장의 점진적 축소
출판 시장 자체가 매년 감소하고 있으며, 특히 젊은 세대의 독서율 저하가 문제다.
AI 기반 콘텐츠, 오디오북, 영상 매체 소비 증가로 인해 종이책 수요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
향후 5~10년 내에 종이책 시장이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축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오프라인 매장의 부담 증가
서점 운영의 가장 큰 문제는 **높은 고정비용(임대료, 인건비)**이다.
온라인 경쟁이 더 심해지면 광화문점 같은 대형 서점조차도 적자를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 올 수 있다.
결국 강남점, 광화문점 등의 대형 매장을 축소하거나 폐점할 가능성이 커진다.
현재 재무 상태로 볼 때, 적자가 지속된다면 향후 3~5년 내에 교보문고는 심각한 구조조정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대주주가 교보생명보험㈜입니다. 교보문고의 창업자가 서점 사업을 이윤이 아니라 사회적 공헌으로 생각해 대주주의 지속적인 지원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우선 가정은 가장 보수적인 관점으로 접근해 봅시다.
� 2023년 재무 현황
현금성 자산: 40억 원 (유동자산 2,156억 원)
이익잉여금: 485억 원 (2013년 602억 원 → 2023년 485억 원으로 감소)
부채 증가: 2,159억 원 → 3,155억 원 (약 46% 증가)
➡ 적자가 지속되면 5년 내 자본금이 바닥날 가능성
➡ 2026~2028년쯤이면 심각한 자금 압박이 올 것
➡ 2027년 이후 구조조정(매장 축소, 사업 정리) 불가피
결론: 5년 내 심각한 위기, 2030년까지 지속 가능 여부는 불확실
현재 교보문고의 상황은 매우 어려운 상태이며, 현재의 사업 모델을 유지할 경우 2026~2028년쯤 심각한 경영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출판 시장의 침체와 온라인 서점의 성장이 교보문고의 가장 큰 위협이며,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점진적으로 매장 축소, 사업 조정, 구조조정을 진행해야 할 것입니다. 유동부채(2620억 원)가 유동자산(2155억 원) 보다 많아 유동성 문제 가능성
영업이익(EBIT) 적자(-360억 원)가 커서 자산 대비 수익성 악화
총부채(3155억 원) 대비 자본금(50억 원) 비율이 낮아 재무구조 취약
매출(9013억 원)은 크지만, 높은 비용과 적자로 인해 효과적으로 활용되지 못하는 구조
➡ 지속적인 적자가 이어진다면, 3~5년 내 심각한 경영 위기 가능성
➡ 매장 구조조정, 사업 다각화, 디지털 사업 확대 등의 적극적인 전략 필요
현재 영업이익률이 1% 내외 불과합니다. 원가율이 72~75%까지 오른 상태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사오는 과정을 줄일 수 없다면 이제 비용을 건드릴 수 있는 데는 <판매관리비> 부분입니다. 교보문고의 판관비 중에는 인건비, 지급수수료, 운반비 순으로 비중이 높습니다. 교보문고가 단기적으로 살아 남기 위해서는 아마도 인력조정이 필요해 보입니다.(좀 큰일날 소리죠) 서점도 키오스크가 곳곳에 생기고, 주문과 도서 리서치 등이 자동화로 바뀌어야 합니다. 우선은 쥐어 짤 수 있는 데는 우선 다 챙겨야 살아날 '실마리'(기회)를 만들 수 있으니까요.
상기와 같이 재무제표 읽기를 통해 기업분석을 자유롭게 하시길 원하시는 분은 아래 링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