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의 조언>-지천명하라.

by 오종호

孔子曰 不知命 無以爲君子也 不知禮 無以立也 不知言 無以知人也

공자왈 부지명 무이위군자야 부지예 무이립야 부지언 무이지인야


-공자가 말했다. "명을 알지 못하면 군자가 될 수 없고, 예를 알지 못하면 설 수 없으며, 말을 알지 못하면 사람을 알 수 없다." - <요왈堯曰>편 3장



'학이시습지'로 시작하는 논어는 '부지명'으로 끝납니다. 논어를 학(學)으로 시작해서 명(命)으로 끝난다고 하는 이유입니다.


'부지명'의 반대는 '지명'이요, 지명은 공자의 언어로 '지천명'입니다. 곧 명(命)은 천명(天命)입니다. '하늘이 인간에게 부여한 운명이라는 것이 과연 존재하는가?, 하늘은 인간에게 명령을 내리는가?'와 같은 질문은 철학적 사유의 영역에 속합니다. 동시에 종교적 성격을 띠기도 합니다.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개인 각자의 선택이지요. 어떤 선택도 가치 판단의 대상이 될 수는 없습니다.


지천명하여 소명의 길을 걷고 있는 제 입장에서는 명을 모르고서는 군자가 될 수 없다는 공자의 말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신앙적 경험이 아니라 학문적 연구를 통해 얻은 깨달음을 바탕으로 한 자연스러운 결과입니다. 그러나 누구나 학문에 매진할 수는 없지요. 그렇기에 저마다 아는 만큼, 삶에서 경험한 만큼 축적한 자신만의 판단 근거를 토대로 선택하게 될 뿐입니다.


공자는 '극기복례'할 것을 주장하고, 그것을 인(仁)의 실천 방법으로 제시했습니다. 자신만을 위한 이기심을 극복하고 타인과 공동체를 위해 사는 삶을 역설한 것입니다. 그때 인간으로서 바로 설 수 있다는 것이 입(立)의 의미입니다. 인간으로서 똑바로 설 때 비로소 인간의 존재 가치를 갖게 된다는 말입니다.


말(言)은 성인으로 지칭되는 과거 위대한 인간들의 말이자 그들이 남긴 글입니다. 곧 지혜의 텍스트입니다. 지혜를 키우는 말과 글을 공부하지 않고는 인간의 본질에 대한 각성과 타자에 대한 이해가 가능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지혜를 갖게 되었을 때 타인의 말에서 진실과 거짓을, 진심과 가식을 구별해 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말을 통해 타인의 행동을 예측하고 그의 운명을 추론하는 데까지 나아갈 수 있음은 물론입니다. 지혜는 통찰력을 길러 주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안다는 것이 만만한 일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상대의 일면만을 보고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안다고 생각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런 미성숙함과 교만함은 자신 역시 타인들의 가벼운 평가 대상으로 전락시키고 맙니다. 어리석은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