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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운좋은그녀 Jul 09. 2023

도수치료 중입니다.

보험이 있어 편안합니다. 

얼렁뚱땅 수영인이 되어 보겠다 오버했지만 눈물 나게 어깨가 아파 킥판 몇 번 잡아보고 그만두었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도수치료를 받는 중입니다. 

받아 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정말 너무 아파서 눈물이 찔끔 나는데 그 시원함은 말로 할 수 없습니다. 

어깨의 문제였다기보다 몸이 틀어진 것이 어깨가 뭉친 걸로 나타난 거라 꽤 오랫동안 치료를 받는 중입니다. 

다행히 보험 덕에 큰돈 안 들이고 받을 수 있어 월요일마다 병원에 갑니다. 


난생처음 받아보는 치료라 어느 병원으로 가야 하는지 몰라 이리저리 수소문하다가 집 근처 괜찮다는 병원에 가게 되었어요. 마침 도수선생님은 같은 동네 주민이었고 저희 딸과 동갑내기 딸을 키우는 엄마였어요. 

그렇다 보니 얼마나 말이 잘 통하는지요. 

월요일 첫 타임이 늘 제 시간이거든요. 주말에 뭐 했는지 아이 학습은 어떤지 여름휴가는 어디 가는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치료받다 보면 어느새 한 시간이 훌쩍 지나있어요. 

저에게 병원은 아프면 가는 곳이기에 절대 알 수 없는 병원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알려주시고 오시는 환자분들이 알려주는 알짜배기 정보도 마구 나누어 주세요. (선생님 덕에 아이 치아 교정도 시작하게 되었어요.)

어깨를 치료하러 가는 곳에서 마음도 치료받는다는 느낌이 든달까요. 


얼마 전에는 아이를 간호하다 병이 났어요. 예약제라 어쩔 수 없이 미열이 있는 상태로 가서는 죄송하다고 연신 얘기했더니 와줘서 고맙다고 다행이라고 하면서 배드의 찜질기능을 켜준 덕분에 땀을 얼마나 뺐는지 도수치료 하러 갔다가 감기가 싹 나아서 왔어요. 


이렇게나 다정한 선생님은 저보다 다섯 살이 어린데 얼마나 야무진지 알뜰살뜰 모아서 부모님 빚도 일부 갚아 드리고 남편 어깨 으쓱하라고 말로만 듣던 벤츠도 사주었다더라고요. 

이래서 워킹맘인가 봅니다. 너무 멋져서 물리치료사에 대해 한참 알아볼 정도였어요. 

("저 잘 벌어요."라고 얘기하는 그녀에게 후광이 비추었습니다.)


보험 덕에 부담 없이 치료하러 가지만 사실 너무 아프거든요. 그리고 워낙 오래된 불균형이라 도수 치료 몇 번으로 낫긴 어렵다는 것도 알고요. 아마 이렇게 쿵작이 맞는 선생님을 못 만났다면 벌써 치료를 그만두었을 거 같은데 아픔을 꾹 참고 간 덕에 사람을 얻었네요. 

(번호교환과 더불어 선물을 주고받는 사이가 되었거든요.)

그렇게 즐거운 몇 달을 보냈는데 이제 마지막 한 번을 남겨 두고 있습니다. 

처음 아파서 갔던 통증도 많이 줄었고 곧 아이 방학도 시작되어서 맘 편히 치료받기 어렵겠다 싶어서요. 

한동안 아쉬울 거 같아요. 마음속에 있던 얘기 실컷 하고 올 수 있어 좋았거든요. 

대신 수영 다시 시작하려고요. 혹여 다시 아프게 되더라도 믿는 구석이 있어 걱정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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