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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ynn Nov 07. 2015

아지트

나를 성장시켜 주는 공간...

아지트

아지트가 있나요?? 질문에 한참 생각해 보았다


어릴적 나의 아지트는

아파트 뒤에 하수관인지(? 아직도 정확히 뭐였는지 모름 공사 재료였음은 확실함)엄청 큰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긴타원형 구조물이 몇십개가 있었다

그안에 들어가면 구부리고 돌아다닐 정도로 큰 원형이었다

동굴이라 불렀는데...

거기 들어가서 분필로 그림도 그리고

그 위에 올라가 이쪽에서 저쪽으로 뛰어 넘어다니기도 했다

제일 좋은건 비올때 그속에 들어가 빗소리를 들으며 친구와 과자를 까먹거나, 노래를 부르면 축축한 습기와 울림으로 멋진 나만의 무대였다

어느날 그 동굴들이 사라지기 전까지 거긴 나의 소중한 아지트였다


중고등 시절 나의 아지트는

놀이터였다

그네에 앉아 인생에 대해 논하고 미래에대해 주절거리고 사랑에 대해 철학자가 되었다

구름다리 위에서 달이 이쪽에서 저쪽으로 넘어갈때까지 수다를 떨었는데 정신차리고 보니 새벽2시...도서관 문이 닫혀 다음날 학교에 맨몸으로 간적도 있다


20대의 나의 아지트는 집앞 치킨집

시원한 얼음잔 맥주에 치킨을 먹으며 우리는 매일 많은 이야기를 쏟아내고 즐거워했다

요즘...은

공원이다

공원 무대위에 돋자리깔고 책을 읽기도하고

정좌에 도시락 싸들고 커피한잔 마시며 수다떨기도 한다

심란한 날에는 하염없이 공원외각을 걷기도 뛰기도 하며 마음을 다독인다

비가오는날 우산을 쓰고 천천히 걷고있으면 나만의 시간으로 정지 시킬 수 있다


아지트라...특별히 정했던건 아니었으나

생각해보니

늘 아지트가 있었다

늘 익숙하고 나를 다독여주는...

나의 성장을 말없이 봐주는 공간이

나에겐 항상 있었다


비오는 날 항상 가는 유리가 큰 커피숖도 있었는데..

비오는 아침 갑자기 그곳이 생각난다

책한권 들고

온전히 아지트의 품을 느껴보러 떠나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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