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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래리 May 20. 2022

범죄도시2

영화리뷰라기보다는 중간점검

범죄도시2 포스터. 사진=뉴스1

코로나19(COVID-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영화관에 들렀다. 2019년에 가장 인상깊게 봤던 영화는 배우 김윤식이 처음으로 감독을 맡은 '미성년'이었는데, 그해 상반기에 개봉했다. 하반기에 영화관을 갔는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이래저래 확실히 2년이 넘는 시간동안 영화관을 찾지 않았다. 명목적으로는 코로나19 사태 탓이었지만, 본질적으론 영화에 대한 관심이 떨어졌기 때문일 게다. 아니, 영화에 관심을 둘 여유가 없어졌다는 게 더 맞는 표현이다. 


20대 초반엔 아는 척 하겠다고 여러 예술영화들을 탐식했다. 아는 척 해보겠다는 데 에너지를 쏟을 정도로 일상이 널널해서다. 시험기간 말고는 특정한 일에 정신을 쏟을 필요가 없었다. 그러다보니 이것저것들에 관심을 갖고 열정을 드러낼 수 있었던 게다. 영화 말고도 음악, 패션 등 당시 관심사는 한둘이 아니었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질 당시는 본격적으로 회사에서 부서 생활을 시작한 시기다. 매일 해야만 하는 일이 생겼다. 심지어 일 특성상 위에서 시켜서 하는 경우는 드물다. 앞으로 할 일들을 매일매일 스스로 찾아야만 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자연스레 시간과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쓰고 싶어 진다. 영화는 내 최우선이 아니었다. 


2년만에 선택한 영화는 '범죄도시2'다. 아무 생각없이 보고 싶어 골랐다. 나름 만족했다. 혼자 영화를 보러가 몇번은 피식피식했다. 보통 후속편은 첫작을 따라가지 못하기가 부지기수지만, 범죄도시의 경우는 같은 구조로 3편, 4편을 내도 괜찮겠다 싶었다. 결론은 영화를 보지 않은 모두가 예상할 수 있지만, 이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소소한 웃음을 자아낼 수 있는, 그런 장르로써 말이다. 


예전엔 머리를 많이 쓰게 하는 영화를 좋아하곤 했다. 어떤 식으로든, 내 시각으로 영화를 해석하는 행위도 즐겼다. 갖가지 미장센도 분석하고 평가했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스토리도 선악구도도 단순하고 명쾌한 게 좋다. 영화의 흐름에 내 정신을 던져놓고 가만히 있는, 그런 상태가 편하다.


편하다는 건 내가 실제로 좋아하는 것과는 다를 수 있다. 그냥 상황에 따른 선택일 가능성이 높다. 점점 스스로가 수동적으로 변해가는 걸 느낀다. 점점 많아지는 상황은 나를 구속하고 내 선택의 폭은 좁아진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내가 바보가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는 점. 멍청하게 살고 싶지 않다. 멍청하지 않은 삶을 위해 무언가를 시도해야 할, 일상을 바꿔야 할 때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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