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듀이야기. 러프했던 초기의 기록
비로소 깨달은 것들(가제) : ㅇㅇ초, ㅈㅈ, ‘이제야 대전이 내 집 같다.’ 큰 딸의 무게.
이 세상에 온전히 나를 수용해줄 존재는 없겠구나. 친가도 외가도 아빠도 의지되지 않던 상황. 그걸 느꼈을 때 세상에 혼자가 된 것 처럼 외로웠다. 그걸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엄마 빼고는 없었을 것 같다.
나는 꽤나 오해를 많이 받고 살아왔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오해가 아니라 내가 그렇게 생겨먹은걸지도? 라는 생각이 든다.
* 탑정호 카페 ONDO : 마지막이면 어쩌지 했던 걱정? 생각?들이 사실이 되었을 때 -
* 여수 : 상속, 여행(부산), 은행, ‘내 입으로 수없이 말한 엄마의 죽음’ -
* ㅇㅇ이엄마 : 엄마의 위치(양가), 추락, 억울함/연탄 : 엄마의 헌신, 연탄질식 외할머니 아픔 - 추락한 잔다르크
* 퇴원과 연명의료 : 그날따라 나는 열심히 대학원 과제 피피티를 만들었다. 엄마에게 등을 돌리고 병원 에어컨을 책상삼아 보호자 침대를 의자삼아 그러다 문득 돌아본 엄마의 베개가 땀으로 젖어있었다. 괜찮은지 묻는 나의 대답에 엄마는 약간 짜증을 부렸던 것 같다. 괜찮은 이유보다는 괜찮지 않은 이유가 많은 엄마의 몸 상태였기 때문에 어쩌지하며 하던 것을 이어나갔다. 그러다 조금 뒤 바라 본 엄마는 점점 이성을 잃었고, 알 수 없는 소리와 행동을 이어갔다. 엄마의 상태를 봐달라 몇번이나 호출한 간호사분은 실습생들이 돌아가면서 엄마를 찾아와 혈압과 산소포화도만 체크하고 갔다. 정상이라는 대답만 돌아올 뿐이었다. 그렇게 엄마는 정신을 잃었고, 그렇게 우리 가족에게 엄마에게 첫 번째 심정지가 찾아왔다.
* 마지막 순간(가제) : 꽃차, 꽃, 도자기
시간이 너무 흐르면 그 얼굴이 그 느낌이 흐릿해질까봐. 무뎌지고 뭉툭해질 그 기억을 잡아두고 싶었다.
엄마 보고싶다! 제주도 여행오니까 저번에 갔던 부산 여행에서 골부린거 생각나고, 엄마랑 제대로된 여행도 못가봤구나 후회도 되고 속상하다. 엄마는 평생을 가난하게만 살았구나. 여유가 생길 때쯤 병을 얻어 몸도 마음도 편치 못했고, 병으로 짧은 휴직 혹은 휴식, 아니 공백을 견디다 내 곁을 떠났다.
크리스마스를 즐기지 못했던 작년과는 달리 사실은 ‘2.0.2’이라는 숫자 뒤에 붙는 숫자 2가 3이 된 것 뿐인데도. 크리스마스 캐롤을 들으며 흥얼거린다. 즐거우면서도 이래도 되는 걸까 죄책감이 든다.
불안과 각성, 그 이후에 따라오는 몰입. 그 곳에 도달하기도 전에 나는 지름길을 통해 사회라는 곳에 내던져졌다. 그 사회는 조금은 독특했는데, 그 곳을 내게 처음 제안했던 엄마는 이제 내 곁에 없다. 나를 왜 이곳에 데려다놨는지에 대한 비난을 하자니 (..)
----------------
<동생 분량>
1. 중환자실 면회 15분 -
2. 핑크 국화꽃 -
4. 엄마 볶음밥 -
6. 불교 : 의지 -
8. CCTV -
10. 하우스 -
12. 트로트 -
14. 구피 -
16. 안개꽃 -
18. 큰소리 -
게으른 것 같으면서도 분주히 움직인 나는 자리에 앉아 아빠와 이야기를 나눴다. 수다스럽게도 느껴지는 아빠의 모습을 보며 많이 외로웠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변해보겠노라며 이야기하며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도 같은 아빠의 모습에 안쓰러우면서도 대견한 마음이 피어났다.
아빠의 역할을 대신하며 살아온 나는 최근에서야 내가 그 역할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자각했다. 크게 화를내며 다퉜던 아빠와의 일화를 이야기 하던 중 대학원 동기 선생님이 해주신 말이 그 계기가 되었다. “선생님이 아빠의 역할을 하고 있구나. 그리고 그 역할이 많이 버겁구나.”
맞다. 많이 버겁고 한편으론 벗어던지고도 싶다. 하지만 또 그 역할이 나를 살게하기도 한다. 이 사실을 인정하고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나니 여유가 생긴 것 같다. 아빠와의 관계도 아빠를 소중히 여기고 따뜻하게 생각하는 마음은 가지되 조금의 거리를 두어야겠다. 몇 달간은 괜찮은 상태가 유지되고 있으니 되었다. 그리고 오늘은 아빠가 변해야겠다고 스스로 인정하게 되었으니 또 발전이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엄마가 살아계실 때 그랬으면 좋았을텐데, 영정사진 속 엄마가 웃어주는 것처럼 느껴졌다. 엄마 나 잘한거지?
Q 46. 지금 나에게 필요한 위로는 무엇인가요?
일상을 버텨내느라 수고한 나에게 편지를 적어보세요. Date 2023.12.28 목
그렇다. 나는 일상을 잘 버텨내고 있다.
모든 것이 너무 부족하지도 너무 많지도 않은 느낌.
조금 부족한 듯 느껴지지만, 어떤 경우에 이 결핍은 무언가를 성취해낼 수 있는 원동력을 준다.
지금의 순간이 나에게 그런 것 같다. 너무 완벽하지 만치 잘 흘러가는 내 일상에서 시간을 내서 혹은 문득문득 엄마를 생각한다. 그냥 생각이 날 때도 있지만, 이 생각들은 내 삶을 진행해 나가는데 있어서 방해가 되진 않는다. 하지만 눈물 맺히게는 한다. 남들 눈엔 맥락없이 우는 모습으로 보일테고 왠지 우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 내 이미지에 안 어울 리거나 혹은 약점이라는 생각에 남몰래 운다.
우는 내가 가엽고 내게 눈물나게 하는 엄마의 인생 이 슬프다. 가여워 하고 싶지 않지만, 슬프지 않다 할 수 없는 인생이다
나에게 필요한 위로는 엄마이다. 배시시 웃는 엄마가 보고싶다.
2024년의 마지막에 다다라, 러프했던 기록들과 그 속에 담긴 내 마음을 정리해 책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