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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희선 Sep 26. 2023

「유튜브는 책을 집어삼킬 것인가」

엄기호와 김성우(응용언어학자)가 함께 나눈 좋은삶을 가꾸는 리터러시

책 속으로


  큰 맥락에서 보자면, 우리 사회에서 리터러시의 변동은 두 영역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외부의 변동이 있고 내부의 변동이 있는 거죠. 외부의 변동이라 하면 미디어 생태계의 변화와 그에 따른 정보채널의 다원화, 세대 간 커뮤니케이션의 단점 같은 요소들입니다. 사회문화적이고 기술적인 변화에 따라 여러 매체가 중첩되고 발달하는 멀티리터러시의 급부상에서 오는 변동이라고 할 수 있죠. 미디어의 지형이 요동치면서 언론, 교육, 관계 등의 영역에서 새로운 질서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랄까요.

  이게 외적인 변동이라면, 그 상황 속에서 일종의 자기 성찰성에 대한 긴박한 요구가 있는 거 같아요. 제도 차원에서 리터러시를 정의할 수 있고, 리터러시를 평가하는 도구를 선정하며 특정한 지표를 운용할 수 있는 사람들, 지배적인 리터러시의 형태들을 체화하여 사회문화적 자본으로 만든 사람들이 스스로에 대해 성찰하지 않는 상황, 이것을 리터러시 내부의 변동이라고 할 수 있겠죠. p.54


뭔가 활발하게 가르치는 것 같고 배우는 것 같지만, 사실 강도만 세질 뿐 도약은 일어나지 않는 거죠. 저는 이렇게 도약이 일어나지 않는 것 자체를 비문해로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리터러시를 상태가 아니라 운동이라고 정의한다면, 한 상태에서 계속 강화만 되는 것은 비문해죠. 이런 점에서 보면 확실히 리터러시의 위기가 존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p.73


언어를 통해 머릿속에 내가 상상하는 그 무엇도 로딩 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순식간에 가능하죠, 상상하는 거니까. 그리고 그 안에서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해볼 수 있습니다. 로딩과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는 게 인간에게 커다란 자유를 줘요. 그런데 이걸 글로 하면 로딩과 시뮬레이션의 스케일이 엄청나게 커지는 겁니다. 구술 시대라면 방 안에 가구 몇 개 들여오기 정도의 시뮬레이션이 가능했다면, 이젠 철학사도, 장편소설도, 시즌 10개로 이루어진 드라마도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겁니다. 글이 있으니까요. p.99


반면 유튜브는, 처음엔 요거만 봐야지 하고 보기 시작하지만 ‘보다 보면’ 이것도 딸려오네, 저것도 재밌겠네 하면서 계속 보게 되는 거죠. 동영상을 보는 행위 하나하나는 읽기와 다를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만들어내는 흐름은 우리가 읽기에서 처음에 상상했고, 또 읽기를 잘하는 사람들이 하는 방식이에요. p.121


같은 텍스트를 읽을 때라도 종이책으로 세계문학전집을 읽을 때와 모바일 기기에서 웹소설을 읽을 때 눈의 움직임이나 손가락의 까딱임, 책을 넘기기 위한 제스처가 다 다를 수밖에 없죠. 결국 다른 매체의 사용은 다른 신체를 서서히 구축해가는 거예요. 가랑비에 옷 젖듯이 뇌가, 눈이, 손가락의 움직임이 바뀌는 거죠. p.142

자기의 타당성과 정당성에 대해 쉽게 공격을 받고 쉽게 무너지는 상황이라 공부 자체가 자기를 방어하기 위한 것으로 바뀐 듯합니다. 그래서 자기를 정당화해주는 말과 글만 선호하는 거죠. 그를 통해 다름을 생각하고 소통하는 법을 배우는 게 아니라 자기의 옳음을 확신하고 강화하기만 하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는 성장의 기쁨, 배움의 기쁨이 없어요. p.219~220


시간에 대한 대중의 감각이 너무 짧아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종종 들어요. 기사 헤드라인을 보면 당장 말을 해야 될 거 같고, 내가 원하지 않는 정치적인 입장을 가진 글이 올라오면 당장 ‘참전’해야 될 거 같죠. 이건 소통의 속도에 관한 문제인데요. 뉴스나 소셜미디어 포스트가 업데이트되고 그것을 소비하는 속도, 그 속도가 많은 사람으로 하여금 빨리 반응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p.245


이를 위해서 저는 각자의 몸, 그리고 그 몸에 새겨진 무늬를 읽을 줄 알아야 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글과 책이 어떤 시대에 어떤 세대의 사람들에게 몸이었고 그 몸에 새겨진 무늬였으며 몸의 변신 수단이었고 그 사람들의 말이었다면, 지금은 이미지와 유튜브가 몸이고 그 몸에 새겨진 무늬이자 말이며 변신 수단이 된 시대인지도 모르겠어요.

     


리터러시위기인가 변동인가


문해력, 혹은 문식성이라는 번역어가 널리 쓰이고 있지만, 뉴스 리터러시, 미디어 리터러시, 환경 리터러시에서처럼 리터러시라는 외래어를 그대로 쓰는 빈도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매우 친숙한 이 단어는 누군가에게는 처음 들어보는 말이며, 이 말을 자연스럽게 꺼내는 사람들조차 제각기 다른 개념으로 사용한다. 이 문제적 단어, 리터러시(literacy)의 정의부터 살펴보자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쓰이는 것은 유네스코의 “다양한 맥락과 연관된 인쇄 및 필기 자료를 활용하여 정보를 찾아내고, 이해하고, 해석하고, 만들어내고, 소통하고, 계산하는 능력”이라는 정의다. 그러나 리터러시의 정의는 시대에 따라 그 방점이 다르게 찍혔다. 고대에는 ‘문학에 조예가 있는 학식 있는 사람’, 중세에는 ‘라틴어를 읽을 수 있는 사람’, 그리고 종교개혁 이후에는 ‘자신의 모국어를 읽고 쓸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리터러시를 갖춘 사람이었다. 그렇다면, 리터러시를 둘러싼 지금의 환경은 어떨까? 초등학생들이 숙제를 할 때 책이나 백과사전, 심지어 검색엔진도 아닌 유튜브를 검색한다고 한다. 책을 만지기 전에 스마트폰이나 패드를 조작해본 디지털 네이티브가 늘어나고 있다. 교과서와 ‘전과’를 중심으로 기초교육을 받은 기성세대와는 판이하게 다른 정보 환경이 도래한 것이다. 저자들이 리터러시의 위기라기보다 ‘변동’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다.

그러나 리터러시에 대한 평가는 디지털 네이티브에게 익숙한 이미지, 동영상이 아니라 여전히 기성세대에게 익숙한 문자매체에 기반해, 교과서와 선다형 시험을 통해 이뤄진다. 이런 평가는 젊은 세대(또한 문해력을 제대로 키울 기회가 없었던 노년 세대)에게 공정하지 않다. ‘공부할 시간을 반밖에 주지 않고 평가한 다음에 왜 이렇게밖에 못하냐고 비난’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리터러시를 정의하고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은 권력이다. 이 권력을 특정 세대, 특정 계층이 독점하고 있는 것이다.


문자에서 이미지로읽기에서 보기로

     

근대 이후 리터러시는 글을 읽고 쓰는 능력에 기반해 왔다. 문자라는 매체와 읽기라는 행위는 사유의 길이와 스케일, 체계성을 획기적으로 키워주었으며, 그를 통해 ‘시민으로서의 개인, 개인으로서의 시민’이 탄생했다. 저자들은 읽기/쓰기 행위가 가진 이런 장점의 핵심인 ‘추상성’이라는 진입장벽을 살펴보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책이나 신문 등을 진득하게 읽어내고 거기에서 의미 있는 지식을 뽑아내는 데는 기호체계의 습득, 태도나 의지, 주의집중 등의 능력이 필요하다. 이것은 계급적으로 분배될 가능성이 높은 자원이다. 경제자본? 문화자본이 풍부한 가정의 자녀들은 다양한 미디어를 접하며 정보 습득, 학습, 엔터테인먼트 등을 위해 좋은 콘텐츠를 선별해서 활용하지만, ‘방치된’ 아이들은 웹을 떠돌며 시간을 하염없이 보내기 일쑤다.


한편, 리터러시가 무기처럼 휘둘러지는 경우도 자주 볼 수 있다. 최근 인터넷상의 논쟁이나 SNS의 댓글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문해력/리터러시다. 서로를 “이런 문해력 딸리는 것들” “독해도 안 되는 주제에”라는 말로 조롱한다. 리터러시가 상대방을 조롱하고 비판하기 위한 정치적 수사가 된 것이다. 리터러시가 있고 없음으로 혐오 또한 커진다. “노인네들 유튜브 그만 보고 책 좀 읽어라, 신문 좀 읽어라.” 같은 말에서 드러나듯이, 특정 집단의 지적 능력에 대한 비하를 통해 혐오를 정당화하는 무기가 되는 것이다. 저자들은 리터러시의 위기가 있다면 이런 성찰성의 위기라고 진단한다. 소통의 위기, 공동체의 위기, 나아가 민주주의의 위기다.

     

읽기에서 보기로멀티미디어 시대의 리터러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짧은 동영상’에 빠진 어린 세대의 문해력 부족을 한탄하는 시선 반대쪽에는 읽고 쓰는 능력이 여전히 가치가 있느냐는 의문, 이제는 동영상 촬영과 편집까지 가르쳐야 하느냐는 조바심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저자들은 매체가 몸과 뇌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먼저 고찰해야 한다고 말한다.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책으로 읽을 때와 영화로 제작된 것을 볼 때 뇌가 활성화되는 방식이 다르다. 「슬램덩크」를 만화책으로 볼 때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것을 볼 때가 다르다. 이처럼 우리 뇌는 ‘같은 내용’뿐 아니라 ‘다른 매체성’을 경험한다.

다른 매체성은 ‘호흡’의 문제와 연결된다. 영상의 시대라고는 하지만, 텍스트를 읽는 양으로 보면 이전 시기보다 훨씬 많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텍스트가 탑재된 매체와 플랫폼은 책이 아니라 모바일이다. 기성세대는 10~20대가 유튜브 영상만 보고 책은 읽지 않는다고 비판하지만, 헤드라인만 보고 판단해버리거나 ‘세 줄 요약’만 읽고 내용을 다 알았다고 생각하는 것은 40~50대 또한 마찬가지다.


문자를 중심에 둔 리터러시는 상상력의 크기와 추상성이라는 유익을 준 한편, 현실을 다루는 힘은 약화시키는 제약도 준다. 저자들은,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매체를 익히고 다루면서 균형을 잡을 것, 즉 멀티리터러시(multi-literacies)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멀티리터러시에는 미래에서 오고 있는 ‘보는 것’과 ‘가상적인 것’뿐만이 아니라 과거로부터 여전히 오고 있는 것, 끊임없이 올 수밖에 없는 것인 ‘말하고 듣는 것’의 리터러시, 즉 말귀가 포함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럴 때에야 리터러시를 앎의 문제가 아니라 다룸의 문제로 생각할 수 있게 되고, 다룸을 통해 타자에 대한 이해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리터러시에 대해 이야기해야 할 때


저자들이 나눈 이야기는 ‘삶을 위한 리터러시’로 요약할 수 있다. 말과 글, 영상의 효과와 가치를 삶이라는 맥락 안에서 탐색하며, 탑처럼 쌓아올려 개인의 경쟁력과 권력으로 귀속되는 리터러시가 아니라 사람들 사이의 다리를 놓고 소통의 기반이 되는 리터러시가 필요함을 강조한다. 저자들은 그것이 가능하려면 리터러시가 개인의 역량이 아니라 ‘사회적 역량’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는 우리 사회의 모든 이가 리터러시를 키울 수 있도록 제도적? 환경적 인프라를 갖출 뿐 아니라 각자가 자신의 삶에서 기쁨을 느낄 수 있는 리터러시 경험이 제공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두 저자는 이런 ‘삶을 위한 리터러시 교육’은 어떻게 가능한지, 학생들을 가르쳐온 자신의 사례와 일선 교육현장의 사례 등 구체적인 방법을 나누는 것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읽기/쓰기 행위가 단지 시험 대비로 그치지 않도록 수업의 호흡을 늘리고, 독서와 토론에 비경쟁 원리를 도입해 성과에 얽매이지 않게 해주는 것이다. 그래야만 텍스트와 이미지의 세계를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고 타인의 말과 생각을 굳이 반박하지 않고 의견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지금이 바로 리터러시의 변동과 그 영향에 대해 숙고해야 할 적기라고 강조한다. 이 책은 텍스트를 중심으로 이어진 교육의 성과와 과오를 검토하고 각자도생의 능력이 아니라 ‘좋은 삶’에 복무하는 리터러시에 대한 논의를 여는 초대장이 될 것이다





수원의 권선중학교 교직원 대상으로 독서토론을 했다. 

수업하기 두 달 전 쯤 책을 미리 읽고 수업 하기 3주 전 다시 한번 재독을 하며 전반적인 감상평 정리를 했다. 교직원을 대상으로 독서토론을 하는 것이 일반 독서회원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거라 생각해서 코치 파견 신청을 했었는데, 하루 전날 긴장이 되어 밤잠을 설치며 수업준비를 했다. 초행길이여서 예정시간보다 2시간이나 일찍 도착하는 바람에 사서선생님의 폭풍 질문세례를 받느라 진땀 꽤나 흘림. 


수업전개과정에서

1. 간단한 제 소개와 한국독서토론 협회 소개를 시작으로 교직원들의 간단한 소개를 한 뒤 <유튜브는 책을 집어삼킬 것인가> 책 감상평을 발표했다. 수업준비와 사는 문제로 책을 다 읽어오지 못한 분들도 계셨고, 책 내용이 너무 어려워 일부만 읽어오신 분도 계시는 등 일반 독서회 모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2. 부제목 : 삶을 위한 말귀, 문해력, 리터러시

리터러시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한 뒤 선생님들께서 생각하시는 리터러시의 개념 설명을 발표했다.

각자 생각하는 문해력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서 발표

학생들의 문해력이 갈수록 낮아 지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수업방법과 평가방법에 대한 개선이 시급함을 절실히 느꼈다. 거꾸로 교실이 한참 붐을 일으키다 한순간에 사그라 든 것 같다고 토로하시는 선생님도 계셨다. 결국,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수업 분위기로 가자는 의견들이 많았다.


칠판에 Brain Writing 2 기법 설명 기록,

1. 주제(논제)의 이해

2. 생각의 구체화

3. 생각의 분류 : 각자가 찾은 핵심어 세 가지씩 포스트 잇에 기록.

4. 생각의 요약(개념화) : 기록한 핵심어를 문장으로 완성.

5. 모둠 입장 정하기

6. 발표자 선정

7. 모둠 입장 발료

8. 전체토의토론(Q&A)

정리발언 발표는 어찌나 잘 하시던지 역시 천상 교사셨다. 


수업 후 느낌

 

일반 독서회 모임에서는 적극적인 발언의 시간을 가지는 것에 반해 권선중 교사독서동아리 모임의 특징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도 학구열에 불타오르는 현장 분위기랄까?  학생들 수업을 위해서 뜨거운 가슴으로 임한다는 것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학생들과의 라포 형성은 잘 되었는지? 

처음에는 쭈뻣쭈뻣 쑥스러워 하시다가도 자신의 발표할 때는 또박또박 낭랑한 목소리로 발표를 잘 하셨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수업시간에는 거의 일방적으로 설명을 많이 하는 편인데, 코치의 역할에 충실했다. 


잘되었다면 어떻게? 

책을 끝까지 다 읽어오지 못한 교사들이 많았으나, 책 한권을 다시 꼼꼼히 읽은 느낌이 들었다며 

참여하셨던 선생님들께서 만족해 하셔서 기뻤다.


부족했다면 원인은 무엇인지? 

PPT 자료를 만들어 가지 못해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브레인라이팅 2 기법을 응용해서 현장에 맞게 조금 수정해서 했었는데, 제대로 한 것이 맞는지 잘 모르겠다.


수업계획안 대로 몇% 완성되었는지? 

 88 % 

100%가 안 되었다면 원인은 무엇인지?

코치의 발언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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