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내맘대로 고전
by 어설픈 글쓰기 Apr 03. 2018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

어니스트 헤밍웨이

드디어 책을 마쳤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헤밍웨이의 대표작이자 고전중의 하나인 이 책을 나는 왜 이제서야 읽어야 했을까. 생각해 보니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교과서 이외의 책을 읽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렇다고 밤새 공부만 한 건 아니였지만, 영어와 수학 이외의 것을 쳐다볼 용기도 엄두도 내지 못했었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마흔이 넘어서야 이 책을  읽었다는 것이 부끄럽기도 하지만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갑작스레 읽게 된 동기는 '스페인 내전'에 관한 호기심 때문이었다. 최근에 알게 된 스페인 내전이 얼마나 잔혹한 학살의 역사였는지 알게 되면서 스페인 내전을 중심으로 한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그러나 내가 기대했던것과는 달리 헤밍웨이는 스페인 내전의 실상보다는 인간 내면의 모습에 더 촛점을 맞춘듯 했다.


책의 주인공 로버트 조던은 미국인이지만 파스즘에 반대하기 위해, 그리고 자신이 사랑하는 스페인을 구하기 위해 내전에 뛰어든다. 공화국으로부터 공격을 위해 다리를 파괴하라는 지시를 받은 로버트는 산속에 숨어있는 게릴라군들의 협조를 받으며 일에 착수하게 된다. 그리고 그곳 유격대원들과 관계를 맺으며 어렵게 임무를 마치는데 성공하지만 죽음을 눈앞에 두게 된다.


막대한 분량의 이책의 시간적 배경은 로버트가 임무를 받고 실행하는 2박 3일간의 짧은 여정이다. 그러나 헤밍웨이는 그 짧은 시간을 통해 내전의 실상과 개인과 집단간의 갈등, 그리고 인간 내면의 갈등을 세세하게 그려나가고 있다. 위에서 보면 전쟁은 사상간의 갈등, 정치적 대립으로 인한 집단간의 싸움이지만, 실상 아래로 내려가면 그 의미는 퇴색되어 이유를 알지 못한채 서로를 죽이는 살인의 행위만 남게 된다. 여기에서 사람들은 갈등을 겪으며 살인마로 돌변하기도 하고, 마지막까지 하느님의 끝자락을 매달린 채 살인을 거부하지만 자신의 죽음 앞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고 만다. 이처럼 헤밍웨이는 로버트의 눈을 통해 죽음 앞에 선 인간들의 나약함과, 동지애와 공동의 선을 위해 죽음의 넘어선 인간의 강인함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짧은 시간동안 펼쳐지는 끊임없는 의식의 변화들이 무척이나 흥미진진했다. 또한, 이 책을 통해 전쟁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잔인성과 그와 대비되는 사랑과 희생을 볼 수 있었고, 삶과 죽음을 함께 생각했다. 만약 내 앞에 전쟁이 일어난다면 나의 삶은 어떻게 변할것인가. 나도 그처럼 의연한 죽음을 맞이 할 수있을까 하는 작고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오갔다.


나에게는 고전이란 숙제와도 같다. 어릴적 끝내지 못한. 이제 그 숙제를 하나씩 해 나가려 한다. 그때 채우지 못했던 삶의 영양분들을  이제라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때문이다. 다행히 하나를 끝냈고, 다음엔 어떤 책을 읽게 될지 기대된다.  

keyword
magazine 내맘대로 고전
2017년 에세이문학으로 등단, 미국에서 지낸 10년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댓글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